지난 9일 11화로 마무리 된 tvN <삼시세끼 고창편>(이하 <삼시세끼>)는 나영석PD가 제작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스토리라인이 약하다.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이 함께 밥을 지어먹고, 식비를 마련하기 위해 땀을 흘려 일하고, 겨울이(유해진 반려견), 오리들이 가끔 소동을 일으켜 사건을 만드는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삼시세끼>는 평균 10% 이상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요즘 웬만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나오기 힘든 시청률이기 때문에, 언제나 평균 시청률 10% 이상은 기본으로 찍는 <삼시세끼>의 저력은 놀랍고도 또 놀랍다. 


<삼시세끼>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네 남자가 모여 음식 만들고, 친목도모를 위해 탁구를 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인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에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이상하게도 참 재미있다. 막상 그날 방영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해보면 별 내용 없는 것 같은데, 한번이라도 <삼시세끼>를 보게되면, 자꾸만 보고 싶고, 눈길이 간다. 이들이 고창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모습이 우리네 삶을 보는 것 같고, 때로는 여유자적한 전원 생활에 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거기에다가 유명 셰프 못지 않은 뛰어난 요리솜씨를 자랑하는 차승원과, 차승원이 만들어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식구들이 있으니, 본능적으로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쿡방, 먹방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그런데 차승원이 만드는 맛있는 음식, 평화로운 전원생활. 그것이 <삼시세끼>를 지탱하는 인기의 전부일까? 지난 9일 방영분에서 <삼시세끼> 식구들은 고창에서 보내는 2016년 마지막 여름밤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손호준이 그렇게 먹고 싶어했던 소갈비찜을 만들어 먹기로 한다. 요리의 주재료인 소갈비는 구입하는데 많은 돈을 들였고, 그래서 <삼시세끼> 식구들은 소갈비를 먹기 위해 멜론하우스에서 고된 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어렵게 먹게된 소갈비인만큼, 더욱 꿀맛 이고 입에 살살 녹을터. 하지만 이 날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맛깔스러운 갈비찜이 아니었다. 갈비찜을 먹고 난 이후, 휴식을 취한 <삼시세끼> 식구들은 이전 방송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시청자들의 눈 또한 저절로 <삼시세끼> 식구들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삼시세끼>에 출연하는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은 서로를 가족이라 부르며, 식구라 부른다. 피를 나눈 혈연 관계도 아니요, 오래전 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지만, 고창에서 지내는 순간만큼은 함께 밥을 먹고 살을 부대끼며 사는 만큼, 가족 이상으로 정이 돈독해 질 수밖에 없다. 


고창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에 심란해하던 네 남자는 결국 마당에서 탁구를 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마지막 밥상으로 손호준이 좋아하는 참치 김치찌개와 남주혁이 좋아하는 소세지 야채볶음, 계란말이가 올라오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식탁을 보여주었다. 


애초 11회로 구성된 <삼시세끼>의 여정은 너무나도 짧았다. 그들이 여름내내 기른 벼 수확도 해야하고, 오리도 키워야하고 할 일이 많지만, 다들 배우라는 본업이 있고, 워낙 바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고창에 계속 묶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대로 <삼시세끼> 고창 식구들을 보내긴 너무나도 아쉽다. 이는 식구들도 매한가지 같은 마음인듯하다. 다들 촬영으로 빠듯한 일정을 이어나가고 있는터라, 언제 이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일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이들이 고창 혹은 만재도에서 오순도순 재미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꼭 한 번 보고 싶다. 다음주 <삼시세끼 고창편> 미방영분이 방영되면서 시즌3 마지막의 아쉬움을 잠시 달래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한동안 고창 식구들이 참으로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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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차승원이 못하는 요리는 무엇일까. 지난 19일 tvN <삼시세끼 고창편>(이하 <삼시세끼>)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차승원은 재료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뚝딱 만드는 요리사이다. 물론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전문 요리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프로 셰프들과 비교할 바는 아니겠지만, 일반 가정에서 먹는 음식을 막힘없이 맛깔스럽게 만들어내는 그의 요리 솜씨도 엄지 손가락이 절로 올라가게 한다. 




지난 19일 방영분에서 차승원은 동태찌개와 두부조림, 계란과 양파, 파, 양배추가 골고루 들어간 토스트를 만들었다. 특히 두부조림을 만들 때, 미리 잘라놓은 두부를 키친타올을 통해 물기를 꼼꼼히 제거하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tvN <집밥 백선생 시즌2>가 그렇듯이, 전문 셰프가 아닌 백종원, 차승원의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것은, 보통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유용한 레시피와 요리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삼시세끼>는 <집밥 백선생>과 달리 요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해진이 이끄는 설비부, 보조를 맡은 손호준과 남주혁, 오리들의 합창, 뒤늦게 합류 하였지만, <삼시세끼 고창편> 공식 마스코트로 부상한 유해진의 애완견 겨울이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지만, 차승원이 음식을 만들 때 알려주는 팁이 상당히 유용하게 다가온다. 


차승원이 만드는 요리의 재료들은 모두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삼시세끼 어촌편>은 섬마을이라는 특성상 장을 보기도 쉽지 않았고, 유해진이 직접 잡은 생선, 해산물들이 메인 요리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어촌편과는 비교가 안되게 텃밭을 가꿀 수 있고, 근처(?) 마트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삼시세끼 고창편>은 일반 가정식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닭볶음탕, 제육볶음 등 육식 고기도 많이 먹고, 통조림 햄이 들어가는 부대찌개와 같은 음식도 가능하다. 단, 해산물은 몇 달 냉동시킨 동태로 만든 찌개로 만족해야하지만 말이다. 




양념장에 들어가는 소스들도 웬만한 집에서는 다 구비되어 있는 양념들이다. <삼시세끼>는 요리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은 아니라서, 몇 인분 기준, 간장 1스푼, 몇 술 등 자세한 레시피를 알려주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그건 다른 요리 블로그, 앱을 찾으면 나오는 것이고,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만 알려줘도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쌩유다. 


요리는 입으로 먹지만, 눈으로도 맛보기 때문에, 미각과 시각을 모두 사로잡는 차승원의 요리는 꽤나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삼시세끼>가 보통 저녁을 먹고, 웬만해서는 아무 것도 먹지 말아야 하는 야심한 시간대에 방영한다는 점이다. 먹방을 보면서 끓어오르는 식욕을 억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나, 아무리 그래도 자동적으로 숟가락이 올라가는 차승원의 요리를 눈으로만 보는 것은 고문이 따로 없다. 




그래도 tvN 편성 특성상, 이 시간대에 방영할 수밖에 없고, 결론은 어차피 먹지도 못하는 화면의 떡. 눈으로 열심히 보고, 나중에 따라해서 차승원 정도는 못되더라도 수준급 요리사가 되는 길이 더 좋은 것 같다.(하지만 그 귀차니즘 때문에 그저 눈으로 보는 것으로만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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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나영석PD가 얼마 전 한 연예 매체와 가졌던 인터뷰에서 토로 했던 고민처럼 tvN <삼시세끼 고창편>(이하 <삼시세끼>)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비슷하면서도 단조롭다. 유해진이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한 남주혁과 밭일을 나가는 사이,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차승원은 손호준과 함께 밥을 짓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유해진과 남주혁은 차승원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가끔 요리부, 설비부로 나뉘어 탁구 게임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나PD의 대표작 <1박2일>처럼 거창한 내기는 아니며, 소소한 에피소드로 마무리 짓는다. 




출연진들 간의 극적인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일하고-먹고-자고' 패턴을 보여주는 <삼시세끼>는 자극적이고 빠른 리듬의 방송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자칫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언제나 똑같은 이야기만 하는 것 같으면서도, 날마다 새로운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부터 <삼시세끼> 출연진들이 공들어 키우는 오리들은 쑥쑥 커나가고 있으며, 바지런한 차승원은 매 끼니마다 새로운 음식을 뚝딱 만들어낸다. 차승원의 요리만 보인다는 지적도 있긴 했지만, 원활한 살림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설비부 유해진의 존재감은 매 회 빛난다. 이들을 도와 보조로 활약하는 손호준, 남주혁의 에피소드도 함께 곁들어져, 풍성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심지어 이들은 지난 12일 방영분에서 차승원의 폭풍 노동에 반항하여 망명을 결심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삼시세끼>가 원칙적으로 추구하는 음식들처럼, 자극적인 MSG가 독하게 가미되지 않았을 뿐이다. 


매 회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복불복'을 감행 했던 <1박2일>의 나영석PD의 CJ E&M 이적 이후의 선택은 착한 예능이었다. 평균 70세 노배우들을 상대로 복불복을 벌인다는 것도 무리수 였겠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안겨줬던 <1박2일>과 달리, 훈훈함으로 가득했던 tvN <꽃보다 할배>는 독한 '복불복'이 없어도 재미있는 '나영석 월드'의 시작이었다. 




이후 연령대를 낮추어 진행된 <꽃보다 청춘> 시리즈에서는 '복불복' 카드를 꺼내들 법도 하지만, 대신 나PD는 게임보다 출연진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와 같은 연출방식은 <삼시세끼>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재미를 가미하기 위해 '악당(?)' 나영석PD가 종종 개입하기도 하지만, <삼시세끼 고창편>에서는 이마저도 최소화시켰다. 이미 어촌편을 두 번이나 경험한 차승원, 유해진이 알아서 잘 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들이 고창의 고즈넉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고자 한다. 


그 결과 애초 예능과 다큐멘터리의 모호한 경계지점에 놓여있었던 <삼시세끼>는 이번 시즌을 계기로 예능보다 다큐로서의 성격을 더 띄게 되었다. 예능적 미션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나영석PD의 개입으로 펼쳐지는 인위적인 설정 대신, 농촌 생활에 서서히 적응하는 출연진들의 일과가 자연스럽게 채워진다. 물론 '논픽션'의 영역에 있는 다큐멘터리도 적극적인 개입은 아니지만, 자신의 목표대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 그리고 카메라를 의식하는 출연진의 행동으로 인해, 완전히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러나 매회 예측불가능한 스펙타클한 풍경대신, 매일 똑같은 일과가 반복되는 것 같은 일상을 택한 <삼시세끼>는 진짜 고된 하루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온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평범한 일상도 제대로 하기 힘들정도로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삼시세끼>는 익숙함에서 길어올린 판타지이자, 매일 반복적으로 펼쳐지는 하루도 재미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발견'을 선사한다.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택한 것도, 차승원, 유해진처럼 사람좋고 매력넘치는 캐릭터들이 함께한다는 것이 자칫 지루한 일상을 생활의 활력소로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익숙함에서 오는 따뜻한 편안함. 이것이야말로 <삼시세끼>가 가진 큰 힘이 아닐까.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 이 네 남자들이 만들어가는 고창에서의 하루하루가 매주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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