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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베테랑. 답답한 가슴 대신 뚫어주는 시원한 청량제 뒤에 숨겨진 현실의 쓴맛 일개 개인(설령 직업이 광역수사대 형사라고 할지라도)이 엄청난 힘을 앞세워 약자를 괴롭히는 이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박수를 받아온 영원한 스테디셀러이다. 현실에서는 먹고 살기 위해 숨죽이고 살아야하는 이들을 위해 대신 나쁜 놈들 빰 때려주는 것만큼 더 통쾌하고 시원한 청량제는 없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은 아예 작정하고 시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기 위해 만든 오락 액션 영화다. 이미 (2011)을 통해 부패한 권력을 신랄하게 풍자한 전력이 있는 류승완 감독에게 검찰, 경찰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주무를 수 있는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 분)는 낯선 인물이 아니다. 어쩌면 뉴스에서 이와 비슷한 인물들을 많이 본 듯한 기시감 때문에 조태오라는 희대의 망나니에 더 격한.. 더보기
슬로우 비디오. 잔잔하고 따뜻한 차태현표 휴먼 드라마 지난 24일.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 배우인 차태현, 김강현과 함께 MBC 에 출연한 김영탁 감독은 진짜 지루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지극히 소박해보이지만 요즘 한국 상업 영화계에서는 언감생심인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당당하게 지루한 영화를 추구한다는 김 감독의 신작 가 더 궁금해졌다. 한국 4대 투자배급사가 아닌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20세기 폭스사가 공동 제작 배급을 맡았다는 이번 김영탁 감독의 영화는 대체 얼마나 지루할까(?) 말이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는 지루하기보단 착하고 따뜻한 영화다. 요즘 워낙 빠른 리듬감에 강한 장면을 앞세운 센 영화들이 많아서 의 잔잔하고 느릿하게 흘려가는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내용과 친숙하면서도 편안한 캐.. 더보기
7번방의 선물. 웃긴 예고편 뒤에 숨겨진 엄청난 비극 영화 예고편은 참 웃긴다. 작년 천만관객을 기록한 영화 에서 근엄하기 짝이 없었던 허균 나리가, 아니 에서 전세계 여심을 사로잡는 타고난 카사노바 장성기가 바가지 머리를 하고 "1961년 이용구 00 산부인과에서 재왕절개로 태어났어요. 엄마 아팠어요. 내 머리 커서." 하고 깔깔 웃는다. 그 뒤로 나온 예고편 역시 바보 연기로 제대로 망가지고 보기만해도 두려운 흉악범들 앞에서도 눈치없이 솔직한 류승룡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에 대한 어떤 사전정보 없이 예고편만 본다면 은 영락없이 교도소와 재소자들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다. 그런데 은 그저 웃기기만 한 영화가 아니다. 사실 이 영화는 희극이 아니라 비극이다. 애초 시작 자체가 진한 비극을 암시한다. 하지만 휴먼 코미디를 지향하는 탓에, 은 전혀 웃기지 않.. 더보기
미운오리새끼 톱스타 없이도 빛났던 예비 백조들의 향연 2001년 영화 의 성공 이후 곽경택 감독은 줄곧 '남자'를 이야기해왔다. 그의 열한번째 영화 또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런데 야생미넘치는 거친 남자들과는 다르게 이번에 곽경택이 선택한 남자는 한없이 섬세하고 여리고 어버러리 하기까지 하다. 거기에다가 장동건, 정우성, 이정재, 주진모, 권상우 등 당대 꽃미남들과 작업했던 전작들과 달리,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이 경력이 전부인 생짜 신인을 메인 주연에 등극시킨다. 여러모로 곽경택 감독에게는 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2006년 야심차게 준비했다가 엎어진 시나리오를 다시 꺼내든 것은, 작년 곽경택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SBS 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참가한 배우 지망생들을 보면서부터다. 그리고 곽경택 감독은 자신의 신작 영화에 당시 자신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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