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잘 자라준 유승호는 10년 이상 성원해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제 한국 나이로 21세. 9살 때 MBC 특집극 <가시고기>를 시작으로 무려 12년가량 연기생활을 해온 중견급(?) 배우이지만, 한국 남자 연예인에게 있어서 21살은 한창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시기다. 때문에 대부분의 남자 연예인들은 군입대를 미루거나, 소수이긴 하지만,  때로는 편법으로 군면제를 받는 식으로 자신의 연예인 생활에 있어서 절정일지 모르는 황금기를 연장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유승호는 여타 선배 연예인들과 달리, 비교적 이른 군입대를 선택하였다. 아직 입대 영장이 나오지 않아, 입대 시기는 미정이지만, 날짜가 확정되는 대로 연예 사병이 아닌 평범한 또래들과 같은 일반 사병으로,  조용히 다녀오겠단다. 그것도 얼마 전 종영한 MBC <보고싶다>로 유승호의 인기가 치솟는 시점에 말이다. 





<보고싶다>가 방영하기 전만해도, 유승호는 비주얼적으로 잘 자라준 아역스타 출신 배우에 불과했다. 어릴 땐 동글동글 귀엽기만 한 유승호가 어느 순간부터 소지섭을 연상시키는 훈남으로 뭇여성들의 마음을 훔친 지는 꽤 오래지만, 아리따운 외모에 비해 그가 보여준 성인 연기 행보는 물음표만 되새겼다. 





하루라도 빨리 아역스타의 딱지를 떼고 싶었는지. 유승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보다 10살 가량 많은 어른으로 자주 등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쉴틈도 없이 요 몇년간 빼곰이 필모그래피를 채워왔었다. 배우가 많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은 그만큼 연기자로서 성실하다는 좋은 반증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자기보다 성숙한 어른으로 카메라 앞에 섰던 유승호는 너무 일찍이 이미지 소비를 하는게 아닐까 사뭇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오랜 세월 연기를 해왔고, 엄마의 손을 잡고 연기를 시작한 아역이 아닌 진짜 어른 배우가 되고 싶었던 유승호의 의지를 과소평가한 기우에 불과했다. <보고싶다> 이후 유승호는 한동안 그의 수식처럼 달라붙었던 아역스타 출신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냄은 물론, 연예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블루칩으로 우뚝 성장하게 되었다. 


그 이전부터 제2의 소지섭이라 불릴 정도로 훈훈했던 유승호는 드라마, 영화, 광고계가 주목하는 스타였지만, 이번 <보고싶다> 이후로 배우 유승호의 위치가 더욱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면, 군입대를 계획했다가도, 슬그머니 포기하고 자신을 향한 엄청난 스포라이트를 누리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유승호는 이 모든 인기와 관심을 뒤로하고, 조용한 군입대를 택했다. 지난 17일 유승호의 군입대 계획이 기사화되면서 덩달아 화제가 된, 군입대를 위해 CF를 거절했다는 소식은 유승호 측 입장을 잘못 알아들은 기자가 빚은 와전 해프닝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병무청에 빨리 입대할 수 없나고 문의까지 했다는 유승호 측의 입장은 기자들의 '와전'에도 불구, 대중들을 감동시킨다. 


가뜩이나 비와 김태희 열애설로 시작된 연예 사병 부조리한 혜택 문제로 온 나라가 들끓는 마당이다. 그런데 스타 배우임에도 불구 일반 사병으로, 그것도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겠다는 유승호의 조용한 군입대 선언은 공익 근무요원으로 몇 주면 훈련소를 퇴소하는데도 불구 팬클럽과 기자들 총동원해서 눈물바다를 만들던 몇몇 선배 연예인들과 비교되는 행보다. 가뜩이나 연예 병사 제도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상황에서, 애시당초 연예병사가 아닌 진짜 현역에, 군인으로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유승호의 존재가 빛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남들도 다하는 군입대 요란스럽게 할 필요없다면서, 함께 입대하는 다른 장병들의 입장까지 생각하는 유승호. 그에게는 스타니까 당연히 남들과 달라야하는 특권 의식도, 자신의 인기와 명성을 이용하여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이행하려는 의무에 있어서 합법적으로 특혜를 받고 자하는 꼼수도 없었다. 


잘나가는 연예인이기 앞서, 여타 21살 대한민국 남자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유승호. 거기에다가 이미 <보고싶다>를 통해 2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이있는 연기력을 인정받음에도 불구, 배우는 연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하는데 아직은 연기력이 정점을 찍은 상태가 아니라고 겸손해하는 태도까지. 약관의 나이에도 불구,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기보다  미래를 내다다보면서 일찌감치 군입대를 택하는 혜안력까지. 





더할 나위 없이 잘 자라준 몸과 얼굴보다 더 멋진 개념을 가진 아름다운 청년 유승호를 거부할 자 누가 있을까. 정말 유승호라는 배우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랑받아 마땅한 스타다. 조만간 조용히 입대하겠다는 그가, 무사히 군입대를 마치고  배우로서 왕성히 꽃 피울 그날이 손꼽히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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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영한 MBC <보고싶다> 17회는 이수연(윤은혜 분)에 대한 한정우(박유천 분)의 순애보가 절정을 이루던 한 회였다. 


이수연을 연인으로서 사랑한다기보다, 자신의 물건인양 소유하려고드는 강형준(유승호 분)에 비해, 한정우가 이수연에게 보여주는 마음은 아가페(조건없는 사랑)이다. 


수연이 자신의 여자가 되주길 바랐지만 정우는 자신이 수연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수연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을 강요하지 않았다. 14년 동안 수연을 위험에서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했던 정우는 죽은 줄만 알았던 수연이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수연이 해리 형준과 정우 사이에서 깊은 갈등에 빠졌을 때, "친구면 어때?" 하면서 애써 마음을 다스리던 정우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오직 수연만을 바라보다가 정작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정우의 다소 무모한 사랑에 감탄한 하늘은 정우에게 잠시 수연을 허한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강형준의 광기에 지쳐버린, 아니 엄연히 말하면 형준의 추악한 실체를 알게된 수연은 정우의 도움으로 형준의 곁을 떠나 엄마 김명희(송옥숙 분)과 정우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한다. 


"내가 널 위해 강상득을 죽였어."라는 고백에 쇼크를 먹은 수연을 위로한 것은 언제나 그랬듯이 정우의 몫이다. 지난 14년동안 수연은 조이라는 새 이름으로 해리 형준과 살며 아픈 지난 날을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해리는 수연의 아픈 상처를 보듬아 줄 수 있는 남자는 되지 못했다. 오히려 해리 쪽이 수연의 보살핌이 더 절실해 보였고, 이제 막 날갯짓을 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아이들끼리의 만남은 오히려 자신에게 상처를 입은 가해자쪽은 물론 자신마저 파멸을 이르게 하는 분노와 증오만 양성한 꼴이다. 





반면 돈만 밝히는 아버지의 탐욕으로 좌절과 낙담이라는 단어를 먼저 배우며 어린 시절 받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정우는, 자신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기와 돈밖에 모르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래서 정우는 집을 뛰쳐나왔고 자기 스스로 경찰이 되어 자기 손으로 직접 이수연에게 몹쓸 짓을 한 강상득, 강상철 형제를 응징하고 수연도 직접 찾고자 지금껏 '미친토끼'로 열심히 살았다. 가진 돈과 권력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나름 상식적이고도 법이 인정하는 틀 내에서 자신에게 절망부터 안겨준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특한 정우다. 


그런데 막 출소한 강상득이 허무하게 살해당함으로서 자신이 계획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며 낙담하고 있던 정우는 그토록 애타게 찾던 수연이 다시 돌아와 준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거기에다가 수연이 이제 자기 발로 정우의 품을 선택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마치 천하를 다 자기의 손에 쥔 기분이릴까. 오직 수연을 찾기 위해 그 좋다는 재벌3세도 포기하고 집을 뛰쳐나온 정우에게는 그저 수연 하나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다. 





그러나 하늘은 정우에게 유독 '사랑'만은 용납하지 않으셨다. 어떻게 보면 아무탈없이 편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던 정우 스스로가 고난의 길을 택한 것은 순전 '이수연' 때문이다. 이수연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이루고, 그 끔찍했던 악몽같은 하루에서 한 발자국도 걸어나오지 못했던 정우는 이제 그 이수연 때문에 다침을 넘어 죽을 위기에 놓여있다. 


다시 14년 전 정우와 수연으로 돌아가 이불 속에서 달콤하고 진한 키스로 서로의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잠시. "내것이 되지 못한다면, 죽여서라도 이수연 데려와. " 할 정도로 이수연 자체에 대한 집착쩌는 형준씨가 쿨하게 다시 만난 정우와 수연의 사랑을 축복할리 없다. 자기네 집에까지 찾아온 한정우 새엄마 황미란(도지원 분)까지 죽인 형준은 그동안 자신의 비밀친구 윤실장(천재호 분)과 함께 감행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수연을 몰아세운다.





 "억울해도 참아."라는 형준이 남긴 메시지처럼 정우 동료 형사 주정명(오정세 분)을 포함 경찰들은 모두 수연을 연쇄사건 범인으로 믿으며, 형준의 집에 도착한다. 하지만 정우는 알고 있다. 수연은 결코 김형사, 강상득, 강상철, 남이사, 황미란을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그래서 정우는 수연을 용의자로 체포하려는 동료 형사들 앞에서 총까지 들며, 수연을 지키고자 한다. 첫회에서 보았던 그 장면 그대로다. 결국 정우는 총에 맞고 쓰려지고 의식을 잃겠지.


하지만 정우가 수연을 지키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것이라고 낙담하긴 아직 이르다. 드라마 전개상 비극으로 갈 정황이 높아보이지만, 매 작품마다 극과 극 갈등으로 치닿았던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용서하는 따뜻한 결말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던 문희정 작가와 이재동PD이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결말이 나올 수 있다. 지금으로서 다수의 <보고싶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말은,,다소 확률적으로 부족해 보일지라도, 정우와 수연이 용케 살아남아 연인으로서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는 것이다. 





아직 사랑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고난의 길만 겪었던 선남선녀들이, 자신의 사랑을 지키다가 목숨까지 잃는 설정은, 주인공들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가혹한 설정이다. 절반의 행복으로 비춰질지 모르나 <공주의 남자> 식의 결말도 가슴 아리게 할 것 같고, 아예 애초부터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 리부팅한다는 <착한 남자>같은 방식도 그리 나빠보이진 않는다. 자신이 잘못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던지 수연을 지켜주려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순애보를 보여주는 정우가 안타까워서라도, 정우와 수연 커플은 그동안 아팠던 14년의 세월을 모두 보상받는 취지에서 저승에서의 결합 아닌, 이승에서 남은 사랑을 이루는 방향으로 맺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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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해리 형준(유승호 분)의 곁을 떠난 수연(윤은혜 분)은 거듭된 해리의 협박(?)에 다시 돌아오게되고, 형준은 정우(박유천 분) 앞에서 보란듯이 수연을 꼭 껴안고 아이처럼 엉엉 눈물을 흘리고, 정우에게 야비한 미소를 흘린다. 


'거봐. 수연이는 한 시도 내 곁을 떠날 수 없어. 니까짓 놈에게 우리 수연이를 빼길 수 없다!!!!'





하지만 애초, 해리를 한주먹거리조차 생각하지 않은(응?) 정우는 그러던지 말던지. 어차피 정우는 수연이 자신에게 완전히 마음 쏠린 지 알고 있으니. 이게 바로 승자의 여유. 그리고 수연에게 곧 자신의 집. 그러니까 생물학적 아버지 한태준(한진희 분)이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고 통보한다. 얼마 전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안겨준 사건의 총책임자가 한태준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수연은 벌써부터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정우가 굳이 14년전 가족의 연을 끊어버린 한태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버지의 돈이 탐나서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효도 욕심때문도 아니다. 





정우는 수연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두고 불쌍하다고 털어 놓는다. 돈을 지키기 위해서 그 흔한 여행도 못가보고, 도망가는 아들까지 잡지 못하는 매정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싫어 집을 나가 수연 엄마 김명희(송옥숙 분)  아들로 살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낳아준 핏줄을 부정할 수 없는 법. 


그러나 정우는 무작정 아버지의 악행을 감싸주기보다 자신과 이수연 납치와 이수연 실종, 그리고 김형사 죽음, 14년 뒤 강상득, 강상철, 남이사 살해에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는데 주력한다. 그저 14년 전부터 자신과 수연을 괴롭힌 사건들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서. 더 이상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 만약 아버지가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기 손으로 쇠고랑까지 채울 각오가 되어있는 게 한정우다. 


아버지와 관련된 뒷조사를 하기 위한 만발의 준비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간 정우는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아버지와 새엄마 미란(도지원 분)에게 문전박대를 당한다. 그러던지 말던지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자리 피고 홀라당 누워버린 정우. 그래도 한태준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 내쫓기나 하겠는가. 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정우의 속셈은 따로 있기에 방심은 금물. 역시나 집에 다시 돌아오니,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연쇄 살인사건 의문점들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이복동생 아름(이세영 분)은 정우 이모라고 하는데, 실제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이모 아닌(다행이다. 여기서 희대의 막장이 될 위험요소가 말끔히 사라졌다. 역시 문희정 작가를 믿기 잘했다) 형준 엄마 강형준(차화연 분)도 만났고 정우와 다른 루트로 강현주의 정체를 추적하던 주정명(오정세 분)은 얼마 전 현주가 입원했던 병원에 어떤 어르신이 강현주 정체를 물어보러 왔다는 귀중한 정보를 전한다. 


그 어르신은 한 때 김형사가 경찰로 근무할 당시 반장으로 재직하던 전직 형사 최창식(송재호 분). 잠시 수연과의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고 창식을 만나러 간 정우는 그곳에서....미친 토끼인 자기마저 눈치 채지 못했던 결정적 힌트(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강현주가 입원한 00병원이 있었다)는 물론, 해리 보이슨이 14년 전 그 꼬마인 줄 드디어 눈치채게 되었다!!!!!





한편 형준은 엄마를 보기 위해 직접 호랑이굴로 뛰어드는 모험을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의 정체를 속이며 14년전 자신과 이수연과 관계된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에 들어간 형준은 자신이 한태준보다 한 수위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지금까지 형준은 태준과 미란에게 돈많은 해리 보이슨으로 말끔히 속여놨고, 자신의 비밀친구 윤실장(천재호 분)을 한태준 심복으로 심어놓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리고 엄마를 보기 위해 미란과의 사업 계약서 체결을 빌미로 한태준의 집에 찾아가기에 이른다. 


거기까진 좋았다. 미란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형준은 몰래 현주의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엄마가 한눈에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랐다. 얼마나 기다렸던 엄마의 품 속인가....그런데 불행히도 현주는 그토록 그리던 형준을 안아주지 못한다. 오히려 한태준만 찾으며 울부짖는다. 현주의 울음소리에 부리나케 달려온 미란과 낌새가 이상해서 바로 태준의 집으로 달려온 수연. 그런데 형준은 자신은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걸 예사롭게 받아들이지 않는 미란이 더 이상할 정도로 형준은 그동안 자신을 속여왔던 치밀한 계획을 원점으로 돌리는 모험을 벌인다. 


한정우도 자기가 그 때 그 꼬마인줄 알았는데, 한태준도 곧이어 해리 보이슨의 정체를 아는 것도 시간 문제다. 그런데 한태준 집을 찾아가기 전에 윤실장보고 해리라 부르면서 프랑스 농장으로 돌아가라는 형준의 말을 들어보면, 형준은 이미 형준으로 돌아갈 만발의 준비를 갖췄는지도 모른다. 평소 철두철미 용의주도한 형준의 성향을 보면 그게 더 아귀가 맞아보인다. 하긴 이제 3회 정도 남았으니 한태준도 슬슬 해리가 형준인 줄 알아야 이야기가 성립되겠지..


<보고싶다> 16회의 부제를 꼽자면...부모님때문에 발목잡힌 불쌍한 아이들로 표현하고 싶다. 한정우에게 죄가 있다면 한태준 아들로 태어난거다. 한태준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우는 한창 예민한 시절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자기 때문에 납치당하고, 심지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몹쓸 짓을 당하는 충격을 겪게 된다. 그에 모자라 한정우는 지금 자신이 아버지가 저지른 모든 죗값을 대신 치룰 위기에 놓여있다. 한 때 돈많은 아버지를 둔 덕분에 미국에서 잠시 최고의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아버지 덕을 보기보다 아버지 때문에 인생이 더 꼬인 케이스가 한정우다. 


거기에다가 욕심많은 이복형 잘 둬서 어릴 때부터 죽을 위기에 놓였던 강형준은 한태준 때문에 다리 한쪽 절게되고 엄마와 생이별까지 하기 이른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자신의 다리와 엄마를 앗아간 한태준에 대한 증오를 극대화시키고, 수연을 향한 격한 집착으로 번진다. 그래서 형준은 과거 수연을 힘들게 한 이들을 하나하나씩 제거하는 동시에 그 모든 사건을 진두지휘한 한태준에게 서서히 총알을 당길 만발의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그런데 그토록 보고 싶은 엄마가 자신을 거부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다 흐트려지기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한정우마저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엄연히 말하면 형준은 그의 삐뚤어질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이해가 가고 안쓰럽긴 하더라도 동정심을 자아내기보다 공포심을 자극하는 무서운 인간이다. 정우의 말처럼 아무리 사람이 밉고 죽이고 싶어도, 직접 죽일 수 없다. 정우보다 형준이 받은 상처와 원한이 더 깊기 때문인 것도 없지 않다. 그러나 사적 복수는 더 큰 파장과 더 극한의 연쇄 비극을 예고할 뿐이다. 결국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한태준을 향한 복수가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다고 해도, 정우는 물론 수연 그리고 본인마저 파멸의 길을 앞당기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찌되었던 이번 16화에서 형준은 그토록 보고 싶은 엄마를 만났으나 정신줄을 놓아버린 엄마를 보고 숨이 끊어질 듯이 폭풍 오열을 토한다. 지난 13년 동안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착실한 배우 유승호의 연기 내공이 빛나는 명장면이다. 


다행히 <보고싶다>는 남자주인공 박유천, 유승호 모두 출중한 외모와 연기력을 고루 갖추었다. 때문에 <보고 싶다> 시청자들은 아버지 잘못 만나 고생하는 한정우와 이수연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강형준의 캐릭터마저 일말의 안타까움을 자극한다. 





박유천이 아니었음 14년 전 자신과 수연과 관련된 어두운 진실을 찾기 위해 아버지까지 잡을 기세인 '미친 토끼' 한정우의 행동에 공감갈 수 있을까. 혹은 유승호 아닌 다른 배우가 형준이었다면 이 싸이코패스적 기질이 다분한 몸만 20대 정신연령은 여전히 엄마찾아 삼만리 12살인 어린아이 눈물에 잠시나마 슬퍼질 수 있을까. 쉽게 납득가지 않은 어려운 캐릭터들임에도 불구,  각각 역할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박유천과 유승호의 앞날이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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