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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평균 연령 30대 중반인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보통 사람들에게 낯선 '조정'이라는 스포츠는 그야말로 무리한 도전이였습니다. 그들의 경쟁자는 비록 아마추어이지만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아온 '어린간' 진운과 비슷한 또래인 20대 초반 대학생들이였고, 무한도전 멤버들은 이제 처음 노를 잡아본 생초보들이였습니다. 그나마 연예인치고 운동선수빰치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 개리가 합류하긴 하였으나 설상가상으로 육중한 몸에도 나름 괜찮은 운동신경을 가진 정형돈이 지난 연말 다리 부상과 연이어 오른쪽 손목부상까지 입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정형돈은 지난해 레슬링과는 다르게 조정의 걸림돌이자, 좀 더 잘 해보고자, 더 나은 경기를 위해 채직찔을 하는 김지호 코치와 유재석에게 적반하장으로 대들었다는 이유로 큰 비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가장 속상하였던 것은 정형돈이였을 것입니다. 정말 잘하고 싶고 자기 딴에는 있는 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한다고했는데, 막상 팀에 기여는 커녕, 민폐만 된다는 사실이 본인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결국 중간 자리 배정에서 어렵게 2번 자리를 맡게된 정형돈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열심히 노를 저었으나 돌발상황이 발생하여 다시 한번 훈련이 중단되는 아쉬운 순간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콕스자리를 맡게된 정형돈은 처음 맡아본 콕스에도 200%의 역할을 해내며, 기록 단축에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콕스로서 정형돈은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보다 정확히 배를 안내해야하는 선장인만큼, 배의 흐름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물론, 각자 구성원의 움직임에 대한 예리한 지적, 보다 기록을 단축하기 위한 전략 구상에 거기에다가 노를 저아가면수록 지쳐가는 팀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까지. 정형돈이 콕스를 맡게되자, 무한도전 조정팀은 보다 안정감있게 한층 더 힘을 내서 스퍼트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반면 40대로 넘어갈수록 점점 체력적 부담이 더 커지는 박명수는 그야말로 고민의 골의 깊어져만 갔습니다. 다행히 박명수는 노를 젓는 자세만큼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담감이 문제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조정은 한 개인의 능력보다도 콕스를 포함. 8개의 노 모두 호흡이 척척 맞아야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고도의 집중력과 협동심이 요구되었습니다. 자칫 실수로 노를 박게되면 팀 전체가 무너지게되고 1cm의 전진없이 배가 서기 때문에 구성원 모두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서로를 격려하면서 배를 나아가게끔 해야합니다. 그래서 행여 자신의 실수로 팀 전체에 민폐를 끼칠까봐 난생 처음으로 조정 배를 타게된 무한도전 멤버들의 긴장은 더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7월 30일 진행되었던 경기 며칠 전에는 서울,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터라 제대로 훈련 자체가 불가능하였습니다. 이런저런 약재 속에서도 나름 갖출 것을 다 갖추고 당당히 출정식을 거행했지만, 갑작스런 머리 부상으로 지난 5개월동안 함께해온 시간들이 물거품이 되고 묵묵히 옆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주장 정준하의 처진 어깨가 더 안쓰러워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부상때문에 팀에 제대로 보탬이 되지 못하여 자책하는 정준하가 더욱 쓸쓸해보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막강한 상대팀의 전력에 주눅이 들 법한 무한도전 조정팀에 자신의 히트곡 'RUNING(러닝)을 Lowing(로잉)으로 개사하여 힘을 북돋아준 정재형의 깜짝 라이브 응원에 무도 멤버들은 다시 한번 힘을 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노라 결심합니다. 게다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점점 좋아지는 기록과 척척 호흡에 이 정도면 해볼만하다는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구요. 

하지만 막상 경기 당일이 되니 밀려오는 긴장감에 다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피로가 역력해보입니다. 매번 큰 도전을 치룰 때마다 익숙해진 생활이라고 애써 웃음으로 넘기지만, 특히 이번 도전은 자신의 한 끗 실수가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가중되었습니다. 전날 컨디션을 위해 쉬고자해도 도무지 마음이 그러하지 못해 밤 9시에 운동을 하였던 유재석은 물론이고, 하하마저도 밤늦게까지 운동을 할 정도로 다들 죽을 힘을 다해 노를 저어보자는 각오가 대단하였습니다. 우승은 바라지도 않으니 부디 한 팀이라도 제쳐보자는 결의로 파이팅을 외쳐보지만 막상 실전에 들어가니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이례적으로 하남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 3만 5천명에 육박하는 관람객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차게 입장한 무한도전 팀은 자신들을 보려 미사리에 온 팬들의 성원에 역대 최고 단축된 기록으로 보답하기 위하여 힘껏 배를 들어올리나, 배를 운반하는 도중에 맏형 박명수가 노에 걸려 넘어지는 악재가 발생하였습니다. 순간 당황한 김태호PD가 즉각 달려와 박명수의 상태를 확인하고 모두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명수는 괜찮다면서 애써 경기를 강행하려고 하지만, 결국 김지호 코치가 파스를 뿌리는 것으로 임시 치료를 받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무한도전 조정팀에 찾아온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였습니다. 2번 자리를 맡고 있는 박명수의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부상에 이어, 엄청난 집중을 하였음에도 막상 처음으로 듣게된 심판의 출발 신호를 제대로 듣지못하여 스퍼트에서 허둥지둥대다가 고전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사이 경쟁팀들은 점점 한발치 더 멀리 나가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무한도전 팀이 받게된 8번 레이스는 선착장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 좁고, 파도의 여파도 더 강하게 받는 자리였습니다. 게다가 조정 심판정이 8번 레이스에 자리를 잡아 점점 더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였습니다. 

 


그래서 콕스 정형돈은 꾀를 내어 압도적인 선두로 치고 나갔던 호주 멜버른 대학의 7번 레이스로 이동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그 때 조정 심판정이 무한도전 조정팀의 이동을 몰랐는지, 아님 무한도전팀을 아예 선수취급도 하지 않는건지, 바로 무한도전 조정팀의 바뀐 레이스에 이동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됩니다. 게다가 파도의 여파는 더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었고, 무한도전 멤버들은 더더욱 노를 젓기가 어려워지게됩니다. 파도에 노가 제대로 나가지 않자 조정팀은 더더욱 힘들어질 수 밖에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다다른 표정들이였습니다. 

그 때 침착하게 위기관리를 해나간 것은 역시 콕스 정형돈이였습니다. 콕스와 앞자리 그리고 멤버들간의 호흡만을 생각하고 열심히 노를 젓는 멤버들과 달리 자기네 배가 다른 팀들보다 가장 쳐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파도가 더욱 거세지는 상황까지 이 모든 절망적인 상황을 지켜봐야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정형돈은 좌절하지 않고, 지쳐가는 멤버들을 힘껏 다독거립니다. 다른 팀들은 이미 막판 도착점을 향해가는 상황에서 무도팀은 750M나 남은 상황 속에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희망고문을 하고, 다른 팀들이 여유있게 결승점에 도착한 상황 속에서도 멤버들을 북돋으며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도록 하여, 그 어느 때보다 빠른 막판 500M 기록의 기적을 만드는데 성공을 합니다. 

 

비록 참가 8팀 중에서 다소 뒤진 8분 2초대로 결승점에 통과하고 콕스 정형돈의 눈물을 머금고 "Easy Oar(노 젓기 그만)"를 외치는 순간, 미사리 조정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소리와 박수는 그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 배는 완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무사히 도착했구나하는 안도의 한숨이 아닌 온 힘을 다 소진하여 탈진하고,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고 밀려오는 아쉬움의 울음을 흘렸습니다. 특히나 제일 앞 자리에서 내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노을 저었던 유재석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입에서 침이 줄줄 흘리면서 참아왔던 눈물을 펑펑 흘릴 정도였고 발목 부상에도 실수없이 완주를 해낸 박명수를 헛구역질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역대 최고 좋은 결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 당시 실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힘을 내었더라면 숙원의 7분대 기록을 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마음들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경쟁팀보다 평균 연령 10세 이상 더 많은 나이에 따른 체력적 부담, 5개월 이라는 짧은 훈련기간 돌발적으로 발생한 정준하 부상, 그리고 경기 당일에는 박명수 부상에 강한 파도와 본의아니게 무한도전 팀의 진로방해를 한 심판정까지 각종 악재를 만났음에도 그동안 기록보다 무려 1분 40여초를 단축한 기록이였습니다. 특히나 노 젓는데 힘을 다 쏟아 떨리는 손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이 콕스 정형돈의 손을 잡아주면서 잘했어라고 할 때 마음 한 구석 어디에선가 이루말할 수 없는 뭉클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다소 버거운 도전임에도 무한도전이 2011년 도전으로 조정을 선택한 것은, 조정의 활성화를 위한 대한조정협회의 간곡한 부탁도 있겠지만, 결과 그 자체보다 비록 최고의 결과는 아니라도, 끝까지 해낸다는 도전 그 자체와 준비하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막상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함을 잘 알고 있어도 결과와, 1등을 누가했느나에 초점을 두곤 합니다. 어떤 운동 경기를 보던 간에 결론은 누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메달권과 전혀 멀리 떨어진 흔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남몰래 흘린 땀방울은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분명히 1등이 흘린 땀과 노력이 더 많았고, 등수가 떨어질 수록 노력을 덜한 경우가 많긴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되는 아이들, 과정만큼 결실이 따라주지 않았던 사람들도 오직 결과에 의해서만 평가를 받아오곤 하였습니다.  

조정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는 영국,미국, 호주 등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조정이 활짝 꽃을 피우지 못한 것도 일부 국가대표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국외대 등 소수의 명문대생들이 취미로 즐기는 운동이라는 점도 있었겠지만, 국제대회에서 그리 괄목한 만한 성적을 내지못하였던 것이 큰 원인이 아니였을지요. 하지만 오랫동안 조정을 즐기고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아온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을 뿐입니다. 비록 처음 노를 잡아보고 처음에는 우왕좌왕 노를 놓치는 실수도 부지기수였지만, 경기 당일에는 거친 파도와의 사투 속에서도 노를 박는 실수 없이 모두 한뜻으로 완주를 기록한 무한도전 조정팀처럼 앞으로는 조정에 흥미를 가지고 보다 많은 이들이 대한민국 조정에 큰 관심을 보일 듯 싶습니다. 


 
비록 무한도전은 아쉽게 8위를 기록하였습니다. 현재 논란이 된 것처럼 무한도전팀이 레이스를 바뀐 것도 모르고 진로를 방해한 조정 심판 탓도 있을 수도 있겠고, 아쉬움이 남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조금만 운이 좋았지만 7분대의 기록도 가능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무한도전 멤버들이 몇 분대의 기록으로 몇 위를 차지했느나가 아니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도, 최하위 레이스에도 묵묵히 노를 저으면서 역대 최고 기록으로 완주를 하였다는 점입니다. 

 

그간 조정을 해오면서 갈등도 많았고, 본의아니게 정형돈, 박명수 등 몇몇 멤버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분위기만 망친다고 비난을 받았던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등수에 상관없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모든 문제점과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서로에 대한 오해와 갈등을 지혜롭게 봉합해가면서 그 어느 누구도 예상을 할 수 없었던 기적을 일구어내기까지 지난 5개월간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순간조차 상당한 땀으로 흠뻑 젖었을 무한도전 멤버들만을 생각하고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고 싶을 뿐입니다. 모두다 한마음 한 뜻으로 막판에는 그 어느 최강팀도 부럽지않은 호흡을 발휘하면서 아무탈없이 완주의 기적을 이룬 것만으로도 무한도전 시청자로서 고맙고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거친 파도 앞에서도, 상대팀보다 다소 뒤떨어진 레이스에도  용기를 잃지않고 진정으로 모두 하나되어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노를 젓는 마지막까지 최고의 레이스를 펼친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승자이자, 챔피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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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무한도전 6년 동안 정형돈은 개그맨 출신임에도 지지리도 웃기지 못하는 캐릭터였어요. 시청자들의 하차요구도 있었고, 심지어 웃기는 것빼곤 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굴욕까지 당했습니다. 그래도 정형돈이 그나마 오로지 웃음이 최고 가치인 예능이란 살얼음판에 살아남은 것은 적어도 그는 웃기는 능력이 없어도 늘 언제나 최선을 다한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유재석 역시 예능 역사상 전례드문 진지하면서도 배려가 돋보이는 착한 컨셉 진행자입니다. 개그맨임에도 불구하고 94년 이후 기억에 남는 유행어가 거의 없다는 것이 유재석으로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명수가 상당한 유행어를 쏟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은 한 마디 한 마디에 남을 헤아리는 유창한 언변으로 10여년 째 최고 mc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3월 달력모델에는 10여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던 착하고 모범적인 모습이 식상하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유재석을 원하는 광고주들에게는 유재석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이 필요했겠지만 보다 다양한 결과물을 제시해야하는 슈퍼모델로서는 늘 언제나 같은 선하고 반듯한 유재석의 강하게 뇌리에 박히는 이미지는 최악이 되는 셈이죠.

하지만 이제 유재석은 한번 꼴지를 한 이후, 1위도 해보고,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유재석에게 주어진 광고 컨셉은 그에게 불리한 편이였습니다. 촬영할 때보다 늘 수준급의 사진을 내놓는 타고난 모델은 박명수와는 달리 유재석은 어떤 그림을 그려도 탄성을 자아내는 독특한 비쥬얼도 아니었고, 또한 그가 꺼려하는 뱀, 그리고 다른 모델들은 반가워하지 않았던 김경진과 함께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달력 모델을 통해 유재석이 왜 대형 히트친 유행어 없이 오랫동안 최고 진행자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왔는지 다시 한번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유재석의 가장 큰 매력으로 아직 예능이 낮은 초보 게스트들에 대한 배려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유재석의 진행스타일을 곰곰이 지켜본 적이 없는터라 그가 착한 이미지인것을 알겠는데 딱히 배려가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단지 그 성격이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스타일이 아닌가로만 여겼죠. 그러나 지난 5월 뱀과 촬영을 하고 사진 촬영에 낯선 김경진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아 유재석이 왜 여전히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게스트들까지 함께 하고 싶어하는 mc인지 정확히 깨달았습니다. 무서워서 도망을 갈 법한 뱀을 다독여 결국 유재석과 뱀이 진정한 하나가 된 모습을 연출하고,  쟁쟁한 형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예능 초보이자 동시에 사진 촬영 및 연기가 낯선 김경진이 최상의 연기를 보여주게 한 건 그야말로 남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유재석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였죠.

하지만 유재석은 이미지가 식상하다는 이승연의 혹평을 들은 이후, 자신의 변치않는 이미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그는 이번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인 '한여름밤의 꿈'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한 7월 달력에서 연극에 잔뼈가 굵은 배우 조민기로부터 그동안 유재석에게 볼 수 없는 면모를 볼 수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정형돈에 밀려 아쉽게 2위를 차지했지만 허미아를 사랑하다가 요정 퍽의 실수로 인해 졸지에 헬레나를 사랑하게되었지만, 그래도 허미나를 진정으로 사랑한 라이샌더의  애절한 눈빛만 보여질 뿐, 제가 알고 있었던 유재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출산을 주제로한 달력 모델에서 혹평 한번 들은 이후 유재석은 늘 언제나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였습니다. 아쉽게 1위는 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지만 기복없이 선전한다는 것은 실제로도 늘 성실한 자세로 꾸준히 최고mc자리를 지켜오는 유재석을 면모를 보는 듯 합니다.

이번에 1위를 차지한 정형돈은 최상의 조건은 커녕 신체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타고난 모델입니다. 표정은 매사 진지하나 그가 나오는 사진은 우량아 포스를 연상시킵니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이 항상 아쉬워하는 모델이였죠. 마치 뭐든지 열심히 하는데 정작 웃기지 못했던 정형돈의 과거 모습을 보는 듯 하였구요. 그러나 타고난 최고 모델들과 여러번 작업했던 오중석 사진작가는 그런 정형돈의 진지한 표정이 좋다고 합니다. 비록 최고의 예능인은 되지 못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정형돈은 그렇게 자신의 지지자들을 모았고, 현재는 최고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고, 그 진지함의 대가로 7월 달력에서는 자신의 불리한 팔,다리 길이를 극복함은 물론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아주 평범한(?)분장에도 불구하고 한 여인에 대한 왜곡된 사랑으로 비극으로 이끌뻔 했던 야심만만한 드미트리우스를 훌륭히 소화해냄에 따라 당당히 1위까지 차지합니다.



갑자기 생뚱맞은 이야기이지만, 이번주 무릎팍 도사 토니 안 편을 보니, 이수만 sm회장이 토니안과 주저없이 계약한 이유가 바로 건전지때문이였다는군요. 건전지가 떨어져서 그것을 사오기 위해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토니안을 보고 뭐든지 열심히 할 친구같았다는군요. 사실 유재석과 정형돈이 아주 웃기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요즘 정형돈이 슬슬 웃기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더 잘 웃기는 개그맨들은 많습니다. 유재석 역시 오랜 무명생활이 있었고 처음부터 수려한 언변을 가진 진행자는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유재석과 정형돈이 크게 웃기는 예능인이 아닐지라도 그들보다 더 재능이 타고난 사람들보다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 매사 진지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면서, 비록 시일은 걸리지만 언젠가는 결국 남들을 만족시키는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2011년 슈퍼 달력 모델에서도 유재석,정형돈 특유의 진지함과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그들을 보면서도 물론 운과 타고난 재능,그리고 도움을 주는 지인도 따라줘야하지만 역시 느리면서도 꾸준한 거북이가 돋보일 수도 있다는 한 줄기의 희망을 얻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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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최대 비극인 6.25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것저것 6.25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졌지만, 예상과는 달리 큰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어느 특정 이념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은 작품도 있었고, 훌륭한 배우들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했어도 졸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드라마도 있었습니다. 70년대 '똘이장군'과 같은 반공물류는  더 이상 먹히지 않습니다. 이데올로기에 얽매이기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한 이념에 대한 싸움에서 비롯된 개인간의 비극적인 운명과, 전쟁을 경계하는 메시지가 전쟁의 아픔을 겪지않은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쉬리'와 '공동경비구역JSA'를 기점으로 '태극기를 휘날리며'로 정점을 찍으며, 훌륭한 반전영화와 분단의 아픔을 담은 작품들이 수를 놓았던 것과는 달리 이상하게 대한민국에서 만든 반전물을 점점 후퇴하게 됩니다. 위의 영화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여명의 눈동자' 등 한 세기에 나올 만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눈이 급격히 높아져서 그런가요, 우리 한반도가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되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되새긴다는 의미에서 나온 반전물들은 그야말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제 60주년 기념 전쟁물이 대중들의 머릿속에 가물해질 때쯤, 2010년이 끝나가는 가을녘에 한 예능이 반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자신들의 달력 특집에 전쟁을 주제로 사진을 찍습니다. 그냥 사진만 찍는게 아니라, 실제 전쟁을 치루듯이 특수효과용 폭탄이 날아다니고, 출연진들도 총에 맞아가면서, 전투 한 장면을 촬영해야했습니다. 그 중에는 총에 맞아 죽어가는 전우 김경진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촬영한 유재석도 있었고 기관총으로 적들을 막아내다가, 총알이 떨어지자 직접 몸으로 총알을 맞다가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한 정준하와, 유명 반전 사진에서 봄직한, 거대한 탱크를 조그마한 총으로 겨누는 노홍철 병사도 눈에 띄었습니다. 눈물을 쏟아내야할 전쟁 드라마도 아니고, 단순히 그들의 미션 중 하나인 달력 사진 찍기의 일부일 뿐이었습니다. 특히나 유재석이 김경진을 끌어앉고 절규하는 장면은 60여년 전 포화 속에서 동료를 잃은 군인의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뼈아픈 슬픔까지 느껴져 이번 달력 주제가 요하는 반전 메시지를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였음은 물론, 눈물까지 맺히더군요.

순간 올해 개봉했던 한 영화가 생각나더군요. 영화 자체는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연기경험이 많지 않은 한 아이돌 출신은 기대 이상의 수준급 명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등장 인물 모두 모두다 의미없는 전쟁의 희생양이 된 불쌍한 존재였고 충분히 눈물을 흘릴만한 소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수준 이하의 영화를 보더라도, 어떻게해서든지 장점 찾기로 유명한 한 영화 평론가가 이처럼 장점찾기 어려운 영화는 처음봤다고 할 정도로 인기 아이돌, 배우와 그들의 죽음으로 흥행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시대정신과 전쟁영화 흐름에 벗어난다는 이유로 영화 평론가에게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한국 영화계 주류가 지나치게 좌편향이라서 그 영화가 이유없이 저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구요.

하지만 무한도전 달력 사진 속에는 60,70년대 반전영화에서 괴물,혹은 악인으로 나왔던(?) 북한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대한민국 국군으로 왜 전쟁을 치루는지 명확한 의미도 알지 못한 채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젊은 나이에 꽃다운 목숨을 잃고, 동료들의 죽음에 절규해야하는 병사들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북한군도 나오지 않고, 북한군과 국군이 총을 겨누는 모습이 있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전쟁의 무모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들이라면, 드라마틱한 전개를 위해 동생을 살리고자 국군에서 북한군으로 변신한 형과 국군으로 남은 동생의 피할 수 없는 대결만으로도 전쟁에 희생당한 우리 윗세대의 아픔과, 반전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 땅에 전쟁을 하러온 인민군도, 우리 국토를 지키기 위해 인민군에게 총을 겨누울 수 밖에 없던 국군도 피를 나눈 형제들이었고, 희생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전쟁이 발발한지 60년이 지나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데올로기에 얽매이고 있고, 여전히 한 특정 이념을 강조한 영화가 버젓이 만들어지고 있어, 중요한 전쟁의 비극의 참상을 강조하기보다 그 영화에 대한 이념 논쟁만 불거질 뿐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몰고 간 것에 대해 반성은 커녕 분단의 현실을 교모히 이용하는 당사자 후손들이 뻔뻔스럽게도 잘 살고 있고, 버젓이 누구를 코스프레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쇼가 지속되는 마당에 몇 백억을 투자한 누구의 속이 뻔히 보이는 영화보다 전쟁의 폐허만을 담담히 알리는 단면적인 사진 한 장에, 더욱 가슴이 아파오고 반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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