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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다시피 로커 임재범의 아버지는 60년대 명 아나운서로 이름을 떨친 임택근입니다. 90년대 최고 청춘스타에서 최근 성공적인 사업가로 변신한 탤런트 손지창이 그의 이복동생이구요. 듣기만 해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가족사입니다. 그리고 임재범 본인에게는 큰 상처이지만, 그는 어릴 때 고아원에 맡겨져 할머니 손에 자라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 말씀 잘 듣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잠깐 화제가 되기도 하였지만 중학교 때는 말끔한 외모에 전교부회장까지 지냈었기도 하지요. 그러나 집안 사람들은 애써 쉬쉬하지만 한창 감수성이 민감하고 예민할 사춘기 때 접했던 또다른 동생의 존재. 결국 그 상처들이 쌓이고 쌓여, 오늘날 보통 사람들은 쉽게 이해해버릴 수 없는 헐크 임재범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아픈 나날들. 그래서 임재범은 늘 불안하고 괴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점잖고 조용하다가도 조금만 자기 신경을 거스르거나, 화가 나면 바로 야수처럼 돌변해버려서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 큰 상처를 안겨버리는. 그래서 사람들은 더더욱 임재범이라는 인물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 매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히스테리적 성향을 보이는 임재범을 아예 피해버리거나, 손가락질 하는 것 그게 다 였습니다. 한번이라도 그의 관점에서 그를 이해해보려고 하기보다,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기준에서 임재범을 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아픈 아내 때문에 <나는가수다>에 출연하여 인기를 얻고,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바람에 실려> 촬영 도중에서 무려 세번의 돌출 잠적을 하는 철부지 임재범이 다시 한번 부각된 시기. 역시 임재범은 안되는 가 하는 회의론이 고개를 올리려고 하는 위기상황에서 임재범의 살아왔던 아픈 기억들을 짚어보며, 그의 관점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승승장구>는 임재범을 이해하고 다시 대중들이 임재범을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따뜻하게 끌어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임재범 생애 최고 토크쇼라는 거창한 타이틀 이전에, 무엇보다도 평소 방송출연을 꺼리는 임재범 스스로가 <승승장구> 출연을 요청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만큼 임재범은 그동안 자기 스스로 자신을 가두어왔던 어두운 틀에서 벗어나 밝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열망이 컸습니다. 

 




과거 아픔들을 뒤로하고 이제 제대로 살아보겠다는 임재범입니다. 예전같이 기인으로 살기에는, 극도의 우울증과 조울증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만 되풀이하는 것도 사치가 되어버린 가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달게되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아내는 암 학회에서도 처음으로 발견되는 4개의 암이 동시에 전이되면서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편을 생각해서 아프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형편입니다. 

 



결국 그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오랜 우울증을 벗어버리고 다시 세상의 밖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가수들끼리의 극도의 경쟁욕구를 부추기는 <나는가수다>에 자진출연 요청을 하였고, 그도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이제는 어딜 가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예전처럼 자기 마음대로 마음껏 거리를 활보하는 것도 어렵게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기보다, 사람들을 기피하기보다, 남들처럼 하기 싫은 것도 하고, 힘든 일도 하면서 살고 싶어합니다. 결코 가족들 때문에 변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 때문입니다. 자신이 변해야 가족들도, 다른 이들도 평온하고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한 고비 넘으면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는 험준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그동안 오래 간직해왔던 자신을 깎고,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부단한 노력을 행하고 있는 동안 이제는 쉽게 아물 수 없었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증오도 내려놓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성적으로는 늘 임재범과 손지창에 대한 아버지의 아픔과 미안함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정작 마음은 쉽게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던 기나긴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제는 아버지와의 쌓였던 오랜 벽을 허물고, 아버지의 남은 여생동안 행복하게 지내는 가정을 꿈꾸는 조심스러운 소망도 내비치게 될 정도입니다. 


훌륭한 아버지를 두었다고 하나,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한 온전치 못한 가정과, 배다른 동생의 존재. 그리고 그토록 하고 싶어했던 록을 버렸다는 죄책감 이 모든 슬픔과 분노가 결합되어 오늘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야수 임재범을 만들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이전에 그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따스한 보호자같은 존재가 그의 눈높이에서 임재범의 여리고도 깊은 마음을 보듬아주었다면, 임재범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세상 속에 뛰어들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나는가수다> 무대 못지 않게 삭막하고 치열한 세상에서 매일매일 결전을 치루는 사람들인터라 오히려 그걸 하지 못하는 임재범이 안타깝기보다, 그저 이해불가능, 손가락질 대상으로 취급하면서 더욱더 임재범의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분노만 더 키웠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임재범은 가족에게 받았던 아픔과 상처를, 자기 스스로가 일구어냈던 또다른 소중한 존재 가족에 의해서 스스로 훌훌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한단계 더 나아가 이제는 자기 최고의 아킬레스건인 가족과 히스테리적인 괴팍한 성격까지 고스란히 고백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이 아닌, 먼저 세상 사람들에 맞춰 자신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동안 연이은 잠적과 오랜 방송활동 중단으로 온갖 루머에 시달려온 '신비주의'로 알려진 임재범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와중에도 <나는가수다> '여러분'처럼 어느 무대에서나 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을 보여주었고, 늘 자기 하고 싶은대로 꺼리낌없이 살아왔을 뿐입니다.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에 너무나도 솔직하게 살아온 임재범이터라, 더 큰 오해를 불러온 것뿐이죠. 그래도 솔직하고 진솔하기에 자신이 그동안 벌이면서 본의아니게 타인에게 상처주었던 모든 과오를 고백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오랜 임재범의 팬으로서, 나름 임재범을 이해하고자 했다고하나, 이번 <승승장구>의 출연을 통해서 저나 다른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임재범의 또다른 모습과 심각한 아픔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승승장구> 출연을 통해서 수십년동안 살아온 임재범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입니다. 여전히 임재범의 또다른 야수적인 기질에 상처받은 이들은 그를 이해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기는 어려울 것이구요. 하지만 먼저 <승승장구> 출연을 요청하여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진지하고도 온화한 눈빛과 덤덤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그동안 자기 혼자만의 꿈으로 간직했던 '그래미상'을 노리는 야심만만한 승부사 기질도 드러낸 솔직한 임재범은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변화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승승장구>에서 자신의 아픈 과거를 통해 그동안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면죄부만 받고자하고,  잘못한거 사과한다. 달라지겠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말로만 끝내면, 곤란하겠죠. 그 이후에도 계속 달라지겠다는 변화의 다짐을 산산히 부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지금까지도 그를 응원하던 팬들도 힘겹게 돌아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픈 아내와 딸을 위해 힘겹게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고 치유하면서 이제 겨우 조금씩 한발자국씩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시베리안 호랑이입니다. 비록 그 태동의 과정에서 실수도 있고, 오랫동안 사람들과 격리된 굴 안에서만 산터라 대중들의 뜻과 어긋나서 더 큰 오해로 번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겠죠.

허나 지금은 잘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따끔하게 지적할 것은 하면서도,  웬만하면 그의 관점에서 그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서, 따스하게 다독거리면서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는 가수 임재범이 되도록 큰 박수를 보내야하는 시점인 듯 합니다. 부디 그가 조심스럽게 내비추던 소망대로, 험준한 세상에 잘 적응하여 몇 년 뒤에는 그래미상도 타고, 가족들과도 행복하게 지내면서 평생 진실된 목소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소리꾼 임재범으로 영원히 우리 곁에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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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나는가수다> 등장만으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구가한 임재범이긴 합니다. 그러나 당시 최절정의 인기를 구사한 임재범이라고 할지라도 그를 메인으로 하여, 미국에서의 음악여행을 통해 그동안 숨겨진 임재범의 새로운 모습을 재조명한다는 기획이 그것도 일요일 황금 시간대에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한다는 자체가 다큐적인 요소가 강할 뿐더러, 제 아무리 입담좋은 임재범이라고 하더라도, 예능적인 캐릭터가 많지 않은 출연진으로 어떠한 재미를 줄까 의문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단 첫 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방영 전에 <바람에 실려>와 경쟁 시간대의 <남자의 자격> 전 연출자 신원호PD가 우려를 표할 정도로 편견많은 임재범이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그도 자기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에 큰 의욕을 보였고, 예능감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음악여행에 걸맞게 음악을 좋아하는 멤버들인지라 나름 괜찮고 참신한 음악프로그램이 나올 것같은 큰 기대를 가져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회부터 임재범의 잠적이 중점이 되면서, 촬영 도중 도망간 임재범을 찾아나서는 기행이 시작되면서 미국에서 진정한 음악을 찾겠다는 <바람의 실려>의 초기 기획의도는 조금씩 비틀어져 버립니다. 그나마 임재범의 UC버클리대 공연이 나름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다시 고삐를 제대로 잡나 싶더니, 막판에는 임재범과 김영호의 갈등이 <바람에 실려> 주제곡을 묻혀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미국 음악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지막회는 LA콘서트에서 근사하게 수를 놓은 임재범의 노래가 주인공이 아닌,  수도없는 잠적과 괴소문으로 제작진들을 괴롭힌 인간 임재범에 대한 청문회로 끝이 나 버렸습니다. 

 


애초부터 자유로운 영혼 임재범을 섭외한 것이 큰 실수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임재범은 수도없는 잠적과 괴이한 행적으로 방송관계자들을 이유없는 불안에 떨게한 전적이 있습니다. PD를 폭행했다는 소문도 있고, 방송계 역사의 길이남을 전설의 '증발'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바람에 실려>에 함께 출연한 작곡가 하광훈은 오래전에 임재범과 미국 로드 여행을 기획했지만, 도저히 임재범을 묶어둘 수가 없어서 포기한 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잠적으로 유명한 임재범임에도 불구하고, 몇 달 이상 계속 이어지는 음악 여행 버라이어티에 굳이 그를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급격히 일어난 임재범의 인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임재범이 <나는가수다>에 출연해서 기록적인 인기를 얻지 않았다면, 애시당초 기획자체도 없었을 법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나마 대한민국에서 노래 하나만으로 많은 이들을 흥분시키고 큰 감동을 주는 임재범이란 뮤지션이 재조명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프로그램이죠.

아마 <바람에 실려>가 공을 들여 일밤 구원투수로 임재범을 내정한 것은, 그의 인지도를 얻겠다는 욕심도 컸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고 인기도 많아졌고, 부양할 가족들도 있기에 예전과는 달리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인해 억지로라도 붙어있을 것이라는 큰 믿음 때문이였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임재범은 보통 사람들처럼 먹고 살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도 꾹 참아가면서 버터내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갑작스레 늘어난 관심과 인기에 부담을 느끼고, 더욱더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에 촬영 도중 무려 세번의 잠적을 통해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을 당혹케합니다.  

 


방송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음이탈이 일어난 이후 바로 잠적을 하였다는 것만 나와있지만, 그 뒤에도 임재범은 2번의 잠적을 하게 됩니다. 이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3번씩이나 자신의 자리를 이탈한 임재범의 돌출 행동은 그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지치고 힘들게 합니다. 음악 여행이라고하나 애초부터 임재범만 바라보고 만든 방송이기 때문에, 임재범이 자꾸 빠지는 <바람에 실려> 촬영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수도없는 잠적을 벌인 임재범때문에 <바람에 실려> 제작진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에 대한 고충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정상적인 촬영도 힘들었을 것이구요. 임재범에 대한 제작진들의 불만이 워낙 컸던 탓인지, <바람에 실려> 제작진들은 임재범을 향한 자신들의 마음을 결코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임재범이 메인인 프로그램인 탓에, 최대한 그 위주로 편집을 하였지만 결코 임재범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오히려 인간 임재범에 대한 실망만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결말을 맞이 합니다. 

그렇게 임재범에 대한 제작진들의 미움과 애증이 극에 달한 탓인지, 결국 <바람에 실려>는 뮤지션 임재범을 통한 음악의 신세계 발견이 아닌, 오래전부터 좋지 않은 말들만 나온 임재범의 돌발 행동에 대한 집중 탐구가 이어집니다. 그 사이에 임재범은 나이 50이 되도, 자기 감정 하나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철부지가 되어버렸고,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임재범과 트러블을 겪었던 김영호는 배우 생활 최악의 악플에 직면하게 되는 곤욕을 치루게 됩니다.

임재범에 대한 제작진들의 깊은 감정은 <바람에 실려> 내내 이어졌던 방영분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나는가수다>에서 보여줬던 임재범의 '여러분'의 진한 감동의 여운으로 끝이 날 줄 알았지만 이대로 임재범을 곱게 놓아줄 수는 없는가봅니다. 끝에 따로 시간을 내어 임재범의 세번의 잠적을 밝히면서 말도 많도 탈도 많았던 미국에서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음악으로 돌아간다고 거창한 한마디로 끝냈던 <바람에 실려>입니다.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여러분'을 부르며, 먼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교민들조차 폭풍 눈물을 흘리는 감동의 도가니를 펼치는 가수 임재범과, 세 번의 잠적으로 제작진조차 잠적을 익숙게하는 철부지 임재범. 서로 어울리지 않은 상반된 모습이 임재범이란 인물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동전의 양면일지도 모릅니다. 그 점에 있어서 애초부터 음악을 이용하여 임재범을 위한, 임재범에 의한 임재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던 <바람에 실려>가 정확히 꼬집어냈는지 모릅니다. 비록 시청률은 안습이었지만, 임재범의 잠적과 김영호와의 불화 등 인간 임재범만으로도 뽑아내는 화제도는 최고였으니까요. 

 


하지만 임재범을 중점으로 그의 숨겨온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하나,  정작 임재범이 여행 도중에 느끼는 감정과 느낌을 제대로 귀기울이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난 임재범의 돌출행동으로 그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외면했던 방송과 언론과 마찬가지로 <바람에 실려> 또한 오직 임재범의 이상 행동에만 초점을 맞출 뿐입니다. 오랫동안 방송을 꺼리고, 사람들을 피했던 임재범이 연이어 잠적을 하게되는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보다,  더 도드려보이게 함으로써 또다시 임재범을 이해불가능한 천하의 웃음거리로 만드는데만 급급해 보이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바람에 실려>입니다. 

 


이렇게 이 시대 최고의 가인 임재범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창시하겠다는 <바람에 실려>는 주인공 임재범뿐만 아니라 제작진들 모두 만신창이가 되어서 일밤 전작들과 별다를 바가 없는 초라한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분명 <바람에 실려>도 처음에는 임재범이란 걸출한 뮤지션을 십분 활용하여 제대로 된 음악프로그램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을 겁니다. 허나 임재범을 통해 색다른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공헌한 <바람에 실려>의 정체성은 아예 바람에 실려 떠나간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임재범 소속사 예당에서 운영하는 ETN에서 방영하는 <바람에 실려 못다한 이야기>가 음악 여행이란 본질에 더 가깝고 한결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듯 합니다. 

 


임재범을 통한 그 어느 때보다 빵빵한 홍보와 거금의 제작비를 총동원한 호화로운 음악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임재범의 잠적을 짚어보고, 그간 임재범을 괴롭혔던 루머를 해명이란 방식으로 끄집어 내고야만 제작진의 통쾌한 복수로 끝난 <바람에 실려>입니다. 차라리 임재범의 음악여행이 아니라, 처음부터 임재범의 돌출 행동과 잠적기를 초점에 맞춰 방송을 만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면 이렇게까지 실망스럽지는 않았을 겁니다. 여러모로 가수 임재범을 통해 보다 색다른 음악 프로그램을 잔뜩 기대했던 시청자로서는 아쉽기만한 <바람에 실려>로 오랫동안 기억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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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임재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고 로큰롤 대디라는 거창한 타이틀뿐만 아니라 그의 이름에서도 느껴지는 호랑이의 기운과 몸에서도 느껴지는 로커로서의 야심만만한 패기. 그리고 그를 둘러싼 숱한 기행과 루머. 여러모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물은 아닌 듯 합니다. 그랬던 그가 <나는가수다> 단 한번의 출연 이후 그를 향한 편견을 깨고, 다시끔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고, 그 힘을 의지하여 그의 노래인 '비상'의 가사처럼 다시 세상으로 한발자국씩 다가가고자 합니다. 


원래 그는 범이 아니라 곰이였다고 합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살이 빠지면서 호랑이를 닮아가는 외향과 이름때문에 호랑이라고 불린 것이지요. 거기에다가 1985년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 보컬로 데뷔했을 때만 해도 그는 미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점점 진짜 호랑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세상과 소통을 거부하고 깊은 산속에 은거하면서, 툭하면 사람을 괴롭히는(?) 괴짜 호랑이로 소문나 있었습니다. 사실 그가 그동안 보여줬던 행동은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처럼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줄 기회조차 없었기에 임재범이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 그의 눈높이에서 이해해줄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계속 이어지는 손가락질과 루머가 임재범을 세상으로 쉽게 나올 수 없는 기인으로 고착화시킨 셈이죠. 

 



허나 오래전 부터 임재범과 친분이 있었고,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인 탁재훈과 김형석은 속 마음과는 달리 세상과 융합할 수 없고, 그 자리만 맴도는 임재범이 참으로 안타까웠을 법도 합니다. 그를 말려도 보지만 세상을 향한 임재범의 분노와 증오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대한 상처는 고스란히 보통 사람들은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기행과 종교에 빠져들게 하였고, 도리어 임재범을 지치게 합니다.

그러기를 수십년 반복한 끝에 결국 임재범은 세상 속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합니다. 그가 다시 정신을 차린 것은 가족때문이었습니다. 부인은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고, 아빠로서 딸아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못해주는 것이 못내 미안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용기내어 다시 무대에 섰고, 여전히 세상 사람들은 돌아온 호랑이에게 큰 박수로 열띈 환호와 격려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과거 임재범의 기행과 루머, <나는가수다> 출연 이후의 몇몇 불미스러운 일과, 최근 <바람에 실려>에서 보여진 잠적 해프닝과 김영호와의 다툼 등을 거론하면서 그를 힘들게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도 임재범은 많이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워낙 오랜만에 그토록 나가고 싶어했던 세상에 뛰어 들었기에, 쉽게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법도 서툴렀고, 그를 잘 모르는 타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어필한다는 과정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람에 실려> 녹화 이후 한 달여간의 휴식 시간을 갖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고 합니다. 

원래 임재범은 시작도 로커였고, 그 이후에도 계속 로커로서 음악 생활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에게 로커로서만 원없이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보통 사람같으면 뒤에서 누군가가 손가락질을 하든말든 철면피를 깔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갈 수도 있었지만, 의외로 타인의 지나가는 비이냥에 쉽게 상처를 받았던 임재범은 스스로 '배신자'라면서 자기 자신을 옮매었습니다. 

로커로서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는 회한은 고스란히 자학과 동물에 대한 분풀이로 이어지게 되었고,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수도 없는 잠적을 이어나갑니다. 그렇게 잠적과 복귀를 반복하는 동안, 임재범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참으로 외로웠습니다. 탁재훈, 김형석, 신대철, 김도균 등 알고 지내는 이는 많았지만 자존심 때문에 남과 어울려서 자신의 분노를 자연스럽게 배출하기보다, 외계인, 샤머니즘 등 도저히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한 사상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임재범 스스로 자신을 돌이켜보니, 그는 돈에 대한 욕심도, 가수로서 성공해야겠다는 욕망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인기에 대한 갈망도 그 누구보다 컸습니다. 가수라면 누구나 꿈꿀법한 '그래미상'을 타겠다는 희망도 있었습니다. 다만 '로커'라는 자존심과 지기 싫다는 필살기가 그걸 억지로 억누르고 애써 아닌 척을 했었던 것 뿐이죠. '아닌 척'이 더욱 그를 힘들게 하였고 고스란히 그의 진짜 의도와 상관없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들과 멀어지게 하면서 계속 거짓된 삶을 반복하게 만들었던 것이죠. 

그렇게 임재범이 임재범을 생각하는 계기를 갖고 난 이후 그는 이제야 드디어 자신이 가진 욕망을 있는 그대로를 편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동안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자신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틀을 깨트려 놓은 것이죠. 그러니까 세상이 보이고, 그동안 자신을 걱정하던 지인과 팬들이 보이고, 로커로서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 보였습니다. 평생 음악을 해야하고, 하고 싶어하는 임재범에게는 그야말로 더할 나위없는 더 큰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비상의 계기를 만난 셈이죠. 



임재범은 그 어느 가수보다도 타고난 악기가 좋았습니다. 성대도 남들보다 컸고, 호흡과 발성 모두 좋은 소리를 내는데 최적화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대와 소리를 가지고 있어도 결코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건방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더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부단히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했습니다. 그게 바로 오늘날 가수 임재범의 노래에 원숙미와 깊이를 가져다준 음악적 원동력이 된거죠. 


과거 자신의 이야기만 하려고하고,  자신만의 생각에만 빠져있으면서 본의 아니게 많은 이들과 본인 또한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었던 고독한 호랑이 임재범은, 지금은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아직은 서툴지만 자신이 현재 놓여진 상황과 주제에 맞게 임재범의 '진짜 모습'을 펼쳐보이는 훌륭한 로커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그간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소통을 보였습니다. 또한 그가 로커 데뷔 때부터 남몰래 간직하던 '그래미상'에 대한 희망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그간 잘 알지 못했던 임재범의 보다 솔직한 이면에 대해서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분노만 일삼았던 세상을 이해하고, 대화와 반성을 통해 서서히 사람들의 사는 곳으로 한걸음 다가고자하는 로커 임재범입니다. 

이제는 그를 이해하고 지지하고자 하는 분들도 많은 만큼 자신을 향한 어두운 편견과 고통을 초월하고 , 오랜 목표 그래미상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음악 많이 들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미 타인 특히 이방인에게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영국인들도 노래 하나만으로 열광시키는 마성의 소유자 임재범 아닌가요. 끊없는 방황 중에도 '록'에 대한 열정과 끈 하나는 놓지 않고 계속 채찍질하면서 힘든 시간을 견뎌낸 타고난 소리꾼 임재범이기에, 지금처럼 세상과 대중을 향해 꾸준히 달린다면 꼭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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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