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신사의 품격>이 완전히 살아났군요. 첫 회 남자 주인공치곤 상당히 찌질하고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라  배우 장동건이 가진 매력까지 반감시키는 김도진 씨는 평소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서이수(김하늘 분)를 퐁당 빠트리게 하였고, 나이에 맞지 않게 과잉 오버한다고 혹평(?) 받았던 김하늘은 좋아하는 남자에게 실연 당해 실의에 빠진 감정을 진지하게 표현해 서이수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배가시킵니다. 


초반 한국 로맨틱 코미디 시청자들에겐 낯선 미드식 구성과 찌질한 남자 주인공으로 어색하기만 했던 <신사의 품격>이 24일 10회 들어서 김은숙 작가의 주 전공이 가미되면서 시청자들도 가슴졸이는 신품 앓이가 시작된거죠. 


좀 많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멜로 라인을 완성시키고 앞으로 쭉쭉 갈 일만 남았던 <신사의 품격>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동안 메인 커플인 장동건-김하늘 뿐만 아니라 김민종(최윤)-윤진이(임메라이) 커플 등 다른 러브라인에도 남다른 공을 들었던 <신사의 품격>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지금은 장동건-김하늘뿐만 아니라 김민종-윤진이 결말도 기대하게 할 정도로 두 마리의 멜로 토끼를 모두 잡는데 대성공을 거둡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인 것은 이제야 비로서 장동건과 김하늘이 <신사의 품격> 메인 커플 다워졌다는 것이죠. 한국 남자 판 <섹스 앤더 시티>를 본격적으로 표방하긴 하나 수많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일일, 주말 연속극에서도 원톱 주인공이 있는 한국 드라마에서 장동건은 두말 나위 없는 메인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시청자의 눈에 장동건은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과 더불어 꽃중년 4인방 중 한 명에 불과했습니다. 분명 4인방 중에서 많은 분량은 할애하는데 워낙 연기하는 캐릭터가 찌질한 탓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 메인 장동건과 덩달아 매력없는 어장관리녀(?)로 보여지는 김하늘. 오죽하면 초반에는 서이수 당시 감정선에 따라 당연히 예정되어있는 김도진이 아니라 임태산(김수로 분)과 서이수가 연결되었으면 하는 심경도 가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초반 지나칠 정도로 김도진을 한 트럭 줘도 거부할 못된 남자로 만들어 놓은 김은숙 작가는 어메이징하게도 언제 그랬나는듯이 김도진을 정상적인 멜로 남자주인공 궤도에 올려놓습니다. 갑작스런 "우리 도진이가 달라졌어요."에 그동안 김도진에게 꿈쩍도 안하던 서이수 선생은 완전히 돌아버릴 정도입니다. 기껏 자기가 짝사랑하는 남자는 임태산이 아니라 김도진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각성을 했는데 정작 김도진이란 남자는 "서이수 선생은 내 마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듯." 하면서 애써 서이수 선생을 멀리하고자 합니다. 


물론 서이수 선생와 힘들게 거리감을 두면서 헤어짐을 준비하는 김도진 님도 가슴이 아프시겠지만, 본의아닌 김도진 씨의 밀당에 가장 급한 것은 서이수 선생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윤리 선생님이란 도도한 자존심도 무릅쓰고 자신의 연락을 회피하는 김도진 씨의 집에 불시에 찾아가 그를 만나고자 합니다. 하지만 엇갈린 타이밍과 여전히 굽힐 줄 모르는 알량한 자존심이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는다 싶었습니다. 


원래 서이수도 김도진을 잊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김도진이 사준 노트북과 보기만 해도 눈에 아른거리는 명품 지미치 구두까지 과감하게 버리러 나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서이수의 노트북을 보게된 세라(윤세아 분) 덕분에 우연히 김도진이 자신의 노트북에 폴더 파일로 남긴 육성 녹음을 듣게된 서이수는 그제야 김도진이 자신을 얼마나 짝사랑해왔는지 그의 진심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김도진 버스는 다시 잡기 어려웠습니다. 김도진씨가 보통 자존감이 센 신사가 아니잖아요. 비록 그의 마음이 서이수 선생이나 다수의 시청자에게는 '장난'처럼 보여져서 거부감을 일으킨 적도 있었지만 확실히 김도진은 서이수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서이수 선생은 하필이면 자신의 절친을 짝사랑했고 태산 여동생인 메아리의 장난에서 비롯되긴 했지만 태산에 대한 마음을 숨기고자 도진에게 두번 고백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처음에야 메아리의 장난 때문이고, 서로 쌓일 대로 쌓일 관계니까 그럴러리 지나갈 수도 있었으나, 어느 정도 서이수에게 어느 정도 내 마음이 알려졌구나를 확신한 김도진에게 서이수의 두번째 위장 고백은 크나큰 상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오랜 세월 많이 힘들겠지만 약 1년동안 꿋꿋히 지속한(?) 서이수를 향한 짝사랑을 포기하고자 합니다. 허나 김도진이 남긴 '폴더'를 통해 뒤늦게 김도진의 '감정'을 알아채린 서이수는 그동안 쑥쓰러워 임태산에게 친구를 뺏긴 쑥맥 맞나 싶을 정도로 김도진에게 저돌적으로 달려가는 놀라운 변신을 선보입니다. 


다행히 김도진과 서이수는 마지막에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되었고 서이수는 온 마음과 힘을 다해 김도진에게 유리창 키스를 통해 김도진을 향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민망함도 느껴지고 좀 무리다 싶은 장면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자기가 누굴 마음에 두고있는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던 서이수의 애틋한 '각성'이 10회 내내 각인되면서, 김하늘의 유리창 키스는 tv로 보고 있는 구경꾼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합니다. 


물론 장동건, 김하늘이니까 가능한 고백이긴 하지만 이번 10회에서 그들이 선보인 폴더 고백과 유리창 키스는 이제 막 지독한 짝사랑의 종지부를 찍고자하는 풋풋한 연인들에게 '효자' 아이템으로 자리잡을 징조입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에서 처럼 수백만명의 시청자들을 쥐어 흔드는 유행어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온 몸으로 선보인 김하늘의 유리창 키스는 한 시대를 풍미한 멜로 영화의 아름다운 한 장면처럼 그렇게 <신사의 품격> 시청자들에게 오래오래 회자될 듯 하네요. 


멜로 드라마 같지 않다, 현실 반영이 거세되어있다는 만만치 않은 혹평 속에서도 꿋꿋이 <신사의 품격>을 기다려주던 시청자들의 믿음과 신뢰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던 김은숙 작가의 저력. 이렇게 김은숙 작가와 시청자들 간의 길고 긴 밀당은 이미 멜로에 대해선 도가 트인 김은숙 도사님의 완승으로 끝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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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신사의 품격> 김도진(장동건 분)은 서이수(김하늘 분)을 짝사랑합니다. 그러나 그가 하는 행동을 보면 과연 그가 서이수를 짝사랑하는 남자가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합니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짝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다른 여자와의 동침을 여과없이 보여주면서, 이수에게 선물한 구두를 보란듯이 같이 잔 여자에게 주는 남자. 제 아무리 벤츠 끌고 다니고 조각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최고의 스펙을 가진 남자라도, 기본적인 매너가 없는 김도진은 그야말로 '개나 주고픈' 남자였습니다. 


그러나 5회 들어서 얼굴만 잘생겼지, 보기만 해도 재수없었던(?) 김도진에서 조금씩 멋있어져가는 김도진이 보이더군요. 다행입니다. 계속 이대로 '개차반' 싸가지로 밀고 나갔다면 어떤 여자가 김도진 혹은 장동건 보려고 계속 <신사의 품격>을 보려고 하겠습니까. 





나이 40이 들어도 안하무인 김도진은 여전했습니다. 김도진보다 개념없는 모 회사 대표이사가 자기 부하 직원에게 컵을 던져서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고 바로 그에게 찾아가 그가 자신의 부하직원에게 했던 그래도 컵을 던지고 보는 앞에서 계약서를 쭉쭉 찢고, 서이수가 섹시한 옷을 입고 길거리에서 히치하이킹하면서 눈웃음 치는 것에 분노 바로 그 차를 들이받는 행동은 그야말로 '초딩' 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전자의 행동은 보는 이의 속을 후련하게 하더군요. 물론 김도진은 무려 2억원의 금전적인 손해를 보긴 했지만, 2억원보다 500원 값어치있는 부하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았잖아요 ㅡ0ㅡ 





그래도 여자 시청자들 눈에는 이수의 임태산(김수로 분)의 오랜 짝사랑을 알고 분노한 홍세라에게 애써 이수의 짝사랑을 숨겨주는 도진의 배려가 가장 인상깊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네요. 알다시피 도진은 첫 눈에 반한 이수가 태산 해바라기임을 알고 절망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태산의 동생인 임메아리(윤진이 분)의 장난으로 보낸 발렌타인 초콜릿 바구니가 이수가 태산에게 보낸 건데, 태산에게 들킬까봐 임시방편으로 자신에게 준 것으로 알고 격분. 시종일관 초콜릿 바구니로 이수를 들들 볶아 먹어 찌질한 남자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죠. 


하지만 그는 정작 이수의 짝사랑을 숨겨줘야할 때는 철저히 그녀의 비밀을 감춰주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이끌어냅니다. 물론 세라가 자신의 짝사랑을 알아채렸는지 전혀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던 이수는 말 한마디로 자신을 문란한 여성으로 만들어버린 도진에게 화를 냅니다. 그러나 세라가 이수의 태산 짝사랑을 알고있다는 도진의 말을 듣고, 이수는 고민에 빠집니다. 어떻게든 친구 세라를 위해 혼자만의 짝사랑으로 끝낼려했는데 일이 너무나도 커져버린 현재 상황이 난감할 뿐입니다. 


그 때 이수가 얼떨결에 자신에게 준 초콜릿 바구니가 이수가 아니라 메아리의 장난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도진. 오해를 풀고 이수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던 그는 이 때다 싶어서 서이수의 집으로 돌진한 도진. 그런데 마침 이수의 노트북이 고장났고, 이공계를 전공한 도진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단박에 노트북을 고쳐주는 일종의 '기사도' 정신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서이수의 미니홈피의 사진을 엿보게 된 도진. 스크롤바를 내리면서 '짝사랑' 하는 그녀의 사진을 훑어보는 도중. 순간 사팔 청춘 도진의 눈을 번쩍 뜨게하는 '놀라운'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잘 알다시피 서이수는 아마추어 야구 심판으로 활약하는 고등학교 윤리 선생으로서 늘 단정하고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다닙니다. 그녀의 의지대로 짦은 치마나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는 경우도 거의 없구요. 그런데 그녀가 사진 속에서 자신의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비키니를 입고 도진을 살랑살랑 유혹합니다. 결혼을 자기 돈 쓰는게 싫어서 거부하지만, 미녀들과의 잠자리는 결코 거부하지 않는 건강한 남성 도진. 게다가 그녀는 도진의 까다로운 눈을 한 방에 사로잡은 '짝사랑'하는 이수잖아요. 순간 눈이 똥그라지고, 계속 서이수의 비키니 사진만 뚫어지라 쳐다보는 도진. 그 때는 그야말로 여자들의 노출 사진, 영상을 보면서 침이나 질질 흘리는 '변태'가 따로 없었습니다. 조각같이 반듯한 이미지의 장동건에게 이런 '찌질하고도 코믹한' 얼굴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보는 시청자들을 식겁게한(?) 인상깊은 장면이었습니다.





그렇게 서이수의 아름다운 몸매를 음미하면서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서이수 선생. 참으로 민망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도진은 어떻게든 자신이 서이수 비키니 사진을 봤다는 증거를 감추기 위해 옆에 있던 커피를 노트북 화면에 뿌리는 '대형 참사'를 일으키고야 맙니다.


그런데 서이수 선생. 이상하게 김도진이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훔쳐본 것에 '변태'라고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노트북 화면에 커피를 뿌려 제대로 망가뜨린 것만 탓하고 있습니다. 다들 내 비키니 몸매 보라고 작정하고 올린건데 숨길 필요가 뭐 있나면서 태연하게 말하시는 서이수 선생. 순간 김도진은 털털한 청순미에 가려져있던 서이수의 엉뚱한 매력에 피씩 웃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순간 서이수씨는 쇄골이 이쁘다는 도진의 칭찬은 이수를 들뜨게 합니다. 


아직까지 서이수에게는 태산만 보이기 때문에 도진이라는 무례한 '싸가지'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습니다. 서이수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주인공 도진보단, 태산이나 최윤 변호사(김민종 분)이 더 멋있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수십년 동안 대한민국 최고 미남으로 군림하였던 장동건은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한 여인의 남편에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40대 유부남이 예전처럼 '폼'잡고 멋있는 척 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그는 일생 일대 황당하게 웃기면서도 동시에 찌질하지만 한편으로는 귀여운 이미지로 180도 변신에 꽤합니다. 그러나 워낙 진중한 미남으로 사랑받은 장동건인터라 그의 갑작스런 연기 변신은 그래도 멋있는 남성상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큰 괴리감을 안깁니다. 이것은 단순 웃고 넘어갈 찌질함을 넘어, 개나 주고 싶은 '개차반' x매너였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4회까지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말던 김은숙 작가와 장동건이 보여줬던 예상치못한 '멘붕' 찌질함은 남자 주인공이 전혀 멋있지 않다고 수많은 항의를 불러일으킨 했지만 서서히 시청자들을 익숙케했고, 오히려 그 전에 보여줬던 황당한 전개가 가면 갈 수록 '인간'이 되어가는 김도진의 매력에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줍니다. 이제 만인의 '아도니스'에서 얼굴만 좀 생기셨지 멋있지는 않은 중년 신사가 되고자하는 장동건. 서서히 망가짐에 탄력받기 시작한 장동건이 <신사의 품격>에서 배우 인생 최고의 전환점을 세울 수 있을지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군요. 


사진은 인용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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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대한민국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시크릿가든>의 김은숙, 신우철의 재림.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당대 최고 미남 장동건과 로코물의 여왕 김하늘의 만남. 그리고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중후하면서도 깨알같은 매력이 촘촘히 박힌 장동건,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이 한국 남자판 <섹스 앤더 시티>를 찍는 것만으로도 <신사의 품격>은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랜시간 뜸을 들여 정말 맛있는 밥이 되어있겠지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뚜껑을 열어본 <신사의 품격>은 예상보다 덜 된 밥에 다시 뚜껑을 닫고 뜸을 더 들여야하고 고민하게 합니다. 분명 영양가 높고, 맛이 있을 만한 풍성한 재료들이 한 데 섞어있어 다른 반찬 필요없이 밥만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 찰지지 않는 밥. 





그래요. <신사의 품격>도 꽤나 맛있는 밥에 속하는데, 워낙 전작 <시크릿 가든>이 수많은 이들의 기대치를 높여놔서 상대적으로 덜 맛없어 보일 수도 있을거에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시크릿 가든> 하면 마음 한켠이 아련해지는 그런 어메이징한 작품은 다시 한번 나오기 힘든 대단한 드라마였죠. 하지만 김은숙 마니아들에게, 김은숙 작가는 그 분의 최고 대표작 <시크릿 가든>도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는 베리베리 어메이징한 오아시스였잖아요. 


사실 김은숙 작가님이 중년 남성들 로맨스에 도전한다고 하셨을 때, 약간 걱정이 되긴 했어요. 요즘 꽃중년이니 뭐니해서 몇 년 전만해도 '아저씨' 소리 들으며 찬밥 취급(?) 받았던 중년들이 각광을 받는다고 하나, 뭐 아침 드라마, 일일 연속극들은 이미 꽃중년밭이 되었다고하나, 트렌디 드라마에 40대가 한창 파릇파릇한 미소년들을 제치고 메인에 전격 등장한 것은 <신사의 품격>이 거의 처음이거든요. 





하지만 김은숙 작가님이니까 막장극에서 보던 것처럼 상투적이지 않고, 발랄하게 40대 남성들의 일과 사랑을 균형있게 다뤄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는 있었지만, 예상대로 아저씨들 이야기 하면서,  묵직하지 않고 발랄하게 터치하는 김은숙만의 화법은 역시나 착착 안기는 감칠이 느껴집니다. 또한 <시크릿 가든>에 이어 감각적이면서도 세련된 영상미와 연출을 추구하는 신우철PD가 자신있게 내놓은 그림도 칙칙하기보다 뽀쏭뽀송한 40대 로코물 <신사의 품격>의 기대치를 높이는데 충분합니다.


그러나 제 아무리 착착 달라붙는 대사와 세련된 화면만으로는 멋진 남성에게 달콤한 프러포즈를 원하는 여심을 유혹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전면 40대 남성 로맨스를 표방한 <신사의 품격>이 선보인 메인 신사는 한 때 다비드로 불렀던 장동건입니다. 이제는 한 여자의 남편과 한 아이의 아빠가 된지 오래인 그분이시지만, 한 때 그 분의 이름만 들어도 그저 가만히 서있기만해도 단숨에 여성들을 철없는 소녀팬으로 만들어버리는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이셨죠. 


역시나 그분은 결혼을 한 이후에도 길거리만 지나가도 여심의 마음을 홀리는 남신이었습니다. 아니 장동건은 50이 되고, 어느덧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이 되어도 중후하고도 멋진 신사로 남아있어야할 것 같아요. 생김새부터가 반듯하고 나름 자신의 타고난 외모를 망가트리기 위해서 고심한 흔적은 느껴지나 망가져도 '멋있기만 한' 그분이시잖아요. 


하긴 여성 판타지 로코물에 남자 주인공이 멋있지 않으면 어떤 여자가 황금같은 주말 밤에 달콤한 유혹들을 뿌리치고 TV 앞에서 죽치고 앉아있겠습니까. 당연히 주인공 장동건은 망가지고 새파란 고교생에게 망신을 당하고, 삼진에 병살타를 치더라도 무조건 '멋있어야하는게' 당연해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장동건'만 멋있는게 아니라 장동건의 외형을 빌린 김도진이 멋있어야해요. 물론 김도진에 의해 빌린 인기는 다 장동건 차지가 되긴 하지만, 김도진이 보여야 배우 장동건도 보이는 것이고 김도진이 여심을 울려야 장동건도 함께 빛을 보는거 아니겠어요. 


허나 아직 첫 회라 그런지 김도진의 옷을 입은 장동건은, 김도진이 아니라 여전히 장동건일뿐이에요. 물론 TV 속 장동건은 어느덧 마흔이 넘고, 유부남이 된 이후에도 보기만 해도 '안구정화'가 될 만큼 '헉'하는 잘생긴 미남 배우이긴해요. 하지만 극중 서이수(김하늘 분)에게 첫눈에 반하여 나름 작업을 거는 장면을 보고 보는 이도 함께 설레줘야하는데 이상하게  '고소영 남편이 김하늘에게 작업을 거는구나.'하며 덤덤하고도 무의미한 반응만 앞선다는거죠. 





어찌보면 까칠하고 사랑따위 믿지 않은 김도진이 보이쉬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의 서이수를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하는 설정은 이미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과 길라임에게서 지겹게 보아온 설정이기에 '또 시작되었구나.' 하고 식상함이 앞섰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시크릿가든>뿐만 아니라 돈은 좀 있는데 여자에게 관심없는 까도남이 자신이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던 털털한 여성에게 한 눈에 뽕 가는 것은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사골처럼 우려먹던 소재아닌가요. 이제는 식상할 법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자들은 이 말도 안되는 판타지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구요. 





장동건은 이미 만인의 연인에서 한 미녀의 남자로 공식 등록되어있어서 더 이상 다른 여성들에 눈에 들어오지않는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 똑똑한 시청자들은 이제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우리 시청자들이 <신사의 품격>을 통해 40대 로맨스에 도전하는 장동건에게 원하는 바는 현재 임태산(김수로 분)만 바라보는 서이수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김도진이지, 멋있는 척하는 장동건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이 또한 보기만해도 숨 넘어간다는 장동건이 아니라 김수로에 홀딱 반해있어 김도진은 눈에도 안들어온다는 서이수 캐릭터를 이해하기 하기 위한 작가님의 무한 배려라서 그런가. 분명 <신사의 품격>의 메인인 장동건임에도 불구하고, 희안하게 장동건과 마찬가지로 오래전에 품절이 되어버린 김수로가 맡은 임태산이 더 설득력있고 가슴에 와닿는 캐릭터같아요.  만약에 제가 서이수 입장에 놓여있다해도 지금 당장은 조각같지만 밍숭맹숭한 도진이 아니라 털털하고 재치있는 태산을 아무 고민없이 선택할 정도로요. 그동안 코믹연기는 몰라도 비쥬얼과 로맨스로서 수많은 대중들에게 각인된 적이 없는 배우 김수로인데 말이죠.





물론 보이는 비주얼로만 놓고 보자면 당연히 장동건이 김수로보다 훨씬 더 앞선다고(?) 자신있게 손들 수 있겠지만 배우를 통해 드러나는 캐릭터의 매력은 아직까지 임태산>>김도진 이란 점은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다시 한번 로맨스의 황제로 우뚝서고자하는 장동건에게는 필히 고민해볼 과제가 아닌듯 싶어요. 이제 장동건은 더 이상 존재만으로, 여성들에게 손 한번 들어준다고 수많은 소녀팬들이 쓰러지는 왕자님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드라마 속 여주인공 이수가 태산에 가려 도진의 존재감을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니까 시간이 갈 수록 정말 서이수 눈에 임태산이 아니라 김도진만 보일 때 쯤에는 시청자들도 오직 장동건만 눈에 보이는 어메이징한 기적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장동건도 살고 <신사의 품격> 드라마 전체도 살아날테니까요. 


해당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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