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출연이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지난 주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덕분에 지난 9일 등장하는 슈가맨들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었지만, 화면을 보면서도 그들을 보는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차태현, 강성연이 왜 슈가맨이야? 





그렇다. <슈가맨>하면 이 프로그램의 모티브가 된 영화 <서칭 포 슈가맨>처럼 노래는 인기를 끌었으나, 가수 정체는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는 케이스(ex 미스미스터, 루머스, 하이디), 아니면 중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가수들이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슈가맨>은 옛 시절 잘 나갔던 가수들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짠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차태현, 강성연이 슈가맨으로 등장하는 순간, 갑자기 스튜디오의 분위기부터 달라진다. 그도 그럴것이, 차태현은 가수로 'I love you'를 발매했던 2001년이나, 애 셋 딸린 아빠가 된 2016년이나 여전히 잘나가는 톱스타다. 한국영화 역사상 2번째로 천만관객을 기록 했던 <왕의 남자>(2005)에서 팜므파탈로 깊은 인상을 남긴 강성연은 최근 MBC 일일연속극 <위대한 조강지처>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아, 그리고 얼마전 방영한 MBC <미래일기>에서도 동반출연한 남편 김가온 씨와 함께 폭풍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 스타들이, 슈가맨이라고?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슈가맨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배우 겸 예능인 차태현, 배우 강성연 이라는 계급장을 떼고, 가수 차태현, 가수 BOBO(보보)만 놓고 보면, 가수로서 짧은 전성기를 뒤로하고 홀연히 사라진 사람들이 맞다. 하지만 이들이 가수로서 활동을 중단한 계기는 제각각이다. 당시 배우로서 높은 인기에 힘입어, 앨범까지 성공시킨 차태현은 행여나 자기 때문에 다른 가수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그만두었다고 하고, 가수 활동에 욕심이 있었던 강성연은 제작자의 사정 때문에 꿈을 접었다고 한다. 


비록 가수 활동은 중단했지만, 가수 이전부터 하고 있었던 영역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스타들답게, 방송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고, 여유가 넘쳐 흐른다. 물론 <슈가맨> 프로그램 자체가 슈가맨들의 힘들었던 지난날을 쥐어 짜며, 억지 눈물을 자아내지는 않았지만, 이번 <슈가맨>은 옛날에 좋아했던 가수를 오랜만에 만나는 데서 오는 짠한 감동 보다도, 내 살면서 다시는 못 들을 줄 알았던, 차태현, 강성연의 대표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반가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차태현은 알아도, 'I love you'는 진짜 모르겠다는 10대들에게 대굴욕을 당하긴 했지만, 차태현의 'I love you'는 진짜 지금 들어도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키는(슬프게도 30대-40대 초중반들에게만 통용되는) 댄스곡이다. (개인적으로 이 노래는 매일 듣는 것 같다) 지금도 여자들의 대표 이별곡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보보의 '늦은 후회'는 두말나위 필요없는 명곡 중의 명곡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차태현과 강성연은 가수로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유명배우'라는 타이틀이 그들의 가수생활에 있어서 크나큰 굴레로 다가온 듯하다. 물론, '배우'로서 쌓아올린 인지도 덕분에 다른 가수들과의 경쟁선상에서 한발 앞서나갈 수 있었던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냥 차태현, 강성연이라는 이름을 떠나서, 이들이 2016년 다시 부르는 2001년 노래들이 참 좋다. 


다른 슈가맨들에게는 진짜 중요하고도, 진지했던, "왜 갑자기 가수활동을 중단 하셨나요?"라는 질문자체를 민망하게 만들어버리는 슈가맨들의 등장에, 스튜디오가 초토화되기도 했다. 특히나 대부분의 10대 판정단 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었던 20대 몇 명도 차태현이 가수 활동을 했다는 사실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하지만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I love you', 그리고 여러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될 정도로 오랜세월 사랑받은 '늦은 후회' 또한 슈가송이 될 자격이 충분했고, 2016년 <슈가맨>에 의해 다시 소환된 노래들은 그 곡들에 얽힌 아련한 옛 추억들을 선사한다. 특히나, 차태현은 슈가송으로 채택된  'I love you'  뿐만 아니라, 015B 노래를 리메이크한 '친구와 연인' ,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복면달호>의 OST '이차선 다리'를 연이어 열창하며, 현장에 있던 판정단과,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크나큰 즐거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여기에 공중파 주말 황금 시간대 편성된 예능(KBS <1박2일>)도 쥐락펴락하는 차태현과 유재석이 함께 하니,  평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역주행송 PT' 대결도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게 느껴진다. 슈가맨 아닌듯, 슈가맨 같은 차태현과 강성연의 등장. 이보다 더 즐거운 설날 특집 선물이 또 있을까. 아무튼 유재석과 차태현의 만남은 두고두고 <슈가맨> 역사상 가장 유쾌 했던 대박으로 기억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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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지난 24일. 영화 <슬로우 비디오> 홍보를 위해 출연 배우인 차태현, 김강현과 함께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영탁 감독은 진짜 지루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지극히 소박해보이지만 요즘 한국 상업 영화계에서는 언감생심인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당당하게 지루한 영화를 추구한다는 김 감독의 신작 <슬로우 비디오>가 더 궁금해졌다. 한국 4대 투자배급사가 아닌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20세기 폭스사가 공동 제작 배급을 맡았다는 이번 김영탁 감독의 영화는 대체 얼마나 지루할까(?) 말이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슬로우 비디오>는 지루하기보단 착하고 따뜻한 영화다. 요즘 워낙 빠른 리듬감에 강한 장면을 앞세운 센 영화들이 많아서 <슬로우 비디오>의 잔잔하고 느릿하게 흘려가는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내용과 친숙하면서도 편안한 캐릭터들이 계속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는 덕분에 쉽사리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슬로우 비디오>의 주인공 여장부(차태현 분)은 움직이는 사물을 느리게 볼 수 있는 ‘동체시력’을 가진 남자다. 독특한 시력 때문에 20년 가까이 은둔형 외톨이로 지낸 장부는 CCTV 관제센터 계약직으로 오랜만에 사회에 발을 디디게 되고, 탁월한 순간 포착 능력 덕분에 관제센터의 에이스로 떠오른다. 





오직 TV 드라마를 통해 세상과 소통해온 장부에게 CCTV 너머 속 사람들의 삶은 또다른 드라마다. 하지만 TV 드라마 속 멋진 주인공들과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다르다. 쳇바퀴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고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도 장부가 집중하면서 지켜보는 이들은 그들 중에서도 가장 외로워보이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소시민들이다. 또한 장부가 짝사랑하는 봉수미(남상미 분)는 알바로 생계를 이어나가는데, 설상가상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빚까지 떠맡은 상황이다. 


곧 시력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장부, 억대 빚에 허덕이는 수미의 인생은 불행에 가깝다.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변변한 일자리를 못얻어 관제센터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병수(오달수 분), 매일 밤 혼자서 야구하는 마을버스 운전기사 상만(김강현 분),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서 새벽 일찍 수레를 끌고 폐지를 줍는 백구(정윤석 분) 등 장부 주위 사람들도 사회적 기준의 성공과는 다소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원망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빚갚기도 빠듯한 상황에서도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꿈과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수미는 장부가 한 눈에 반할 정도로 예쁘고, 수미를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나갈 수 있는 장부는 TV 드라마 속 재벌 3세 못지 않게 멋있다. 


단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지 않을 뿐이지,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각본 없는 리얼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그동안 영화, 드라마 속에서 범죄자 감시 도구로 쓰인 CCTV를 소통의 매개체로 표현한 역발상이 돋보이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김영탁 감독의 따뜻한 시선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유쾌한 휴먼드라마다. 





<헬로우 고스트>에 이어 좀 지루한 이야기를 추구한다고 할지라도, 훈훈하면서도 착한 영화를 만드는 김영탁-차태현의 조합은 이번 <슬로우 비디오>에서도 역시 통했다. 10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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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흡연자에게는 금연만큼 가장 고통스러운 과정도 없다고들 한다. 흡연자 대부분은 새해가 되면 '금연'을 결심한다고 하나, 결국 자포자기로 돌아간다는, 이 어렵고도 험난한 미션에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 제작진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름하여 '담배와의 전쟁'. 





아무런 귀띔없었던 제작진의 일방적인 통보에 비흡연자인 차태현을 제외한 출연진. 그리고 영문도 모른채 <1박2일> 금연 캠프에 참가한 홍경민은 사색이 된다. 김주혁, 데프콘 등 몇몇 출연진은 이번 여행에서 담배를 일절 피우지 못한다는 말에 벌써부터 금단현상이 온다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신입피디 유호진 PD는 꿋꿋하게 금연 미션을 이끌어 나간다. 





행여나 담배피는 모습이 적발 되거나, 불신검문에서 담배가 나올 시, 해당 멤버에게 입수를 시키겠다는 경고도 내비춘다. 실제로 다음 주 담배 소지가 확인된 김준호, 김종민, 정준영은 차가운 바닷물에 입수하는 장면이 예고되기도 했다. 


금연 특집은 <1박2일> 이전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진행된 바 있었다. 하지만 시즌3을 맞이한 <1박2일>에서는 처음 있는 미션이었다. 과거 편집 상의 실수로 출연진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화면에 포착된 적은 몇 번 있었다. 여행 중 펼쳐지는 복불복에 중점을 맞춘 <1박2일>에서 흡연은, 카메라 뒤에서 보장된 출연진과 제작진의 은밀한 휴식이었다. 그러나 신입피디는 담배 없이는 한 시도 못 산다는 출연진에게서 단호히 담배를 뺏고 단 이틀이라도 담배를 멀리할 것을 주문한다. 





1박2일 금연을 앞두고 출연진들이 각자의 다짐을 말하는 시간에, 김준호는 앞으로는 힘들겠지만 단 <1박2일> 촬영 때까지만이라도 금연을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뒤 김준호의 호주머니에서 꽁꽁 숨겨둔 담배가 나왔다. 아예 김주혁과 김종민은 금연 각오를 보이는 대신, (담배를 피울) 짬을 보겠다고 답한다. 


솔직해서 더 의미심장했던 <1박2일> 만의 금연 특집 


단 <1박2일> 촬영 과정 동안 흡연 출연진과 제작진의 실랑이 과정으로 향후 출연진들이 계속 금연 행보를 보일지는 불투명하다. 제작진이 그렇게 담배를 피우지말라고 부탁했음에도 불구, 틈이 날 때마다 흡연을 시도하는 출연진들의 모습만 보면 <1박2일> 금연여행 첫회는 결코 순탄지 않은 과정에, 실패에 가깝다. 





하지만 금연 의지가 전혀 없었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자의가 아닌 타의로 갑자기 담배를 멀리하는 것은 그 어떤 미션보다도 독하고 두렵다. 흡연자 대부분 금연을 소망하지만, 그리 뜻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금연을 향한 목표는 높고도 험준하다. 


그래서 제작진의 눈을 피해 호시탐탐 담배를 피울 타이밍만 엿보는 출연진들의 고군분투는 그래서 더욱 솔직하게 느껴진다. 담배를 휴지나 핫팩에 돌돌 말아 숨기고 카메라를 피해 줄행랑치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흡사 교사, 부모님 몰래 담배 피우는 청소년들을 보는 것 같다. 





갑작스런 금연 특집에 멘붕이 온 출연자들은 일제히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처음부터 담배를 시작하지 말았어야한다고.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영화, TV 드라마에서 담배피우는 배우가 멋있어서, 혹은 어른들은 힘들 때 흡연을 한다면서 그렇게 담배를 시작한 출연진들은 이제 담배 없이는 조금이라도 버틸 수 없고, 담배를 끊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어른이 되었다. 비단 <1박2일> 흡연 출연자들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이 세상 모든 흡연자들의 공통된 고민이자 숙제이다. 


앞서 말한대로 <1박2일> 금연 여행을 통해 과연 흡연 출연자들이 이참에 담배를 멀리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온 세대가 즐겨보는 공중파 TV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금연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어렵지만 조금씩 금연을 시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1박2일>이 안겨주는 파급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향후 <1박2일> 출연진들의 금연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어떤 흡연 시청자는 이번 금연 특집을 계기로 금연에 대한 의지를 다시 불태울 수도 있고, "담배는 아예 시작조차 안하는 것이 좋다."는 말 한마디로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가슴에 와닿는 경고로 다가올 수도 있다. 





<1박2일> 제작진은 출연자들을 향해 엄중하게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흡연을 향한 출연진들의 끊임없는 갈망으로 웃음 폭탄을 선사한다. 완벽하게 담배와의 전쟁 첫 날의 일과는 순탄치 않았지만, 그만큼 금연이 어렵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자연스레 시청자들에게 흡연에 대한 경각심까지 일깨워주는 <1박2일>의 솔직 담백한 금연 특집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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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