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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1박2일 차태현 진부함 살리는 최종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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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나영석PD가 아닌 새로운 최재형 PD가 수장을 맡은 <1박2일> 시즌2에 대해 반응들이 엇갈리긴 하지만, 일단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상이였다고 평하고 싶네요. 거기에다가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던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가 생방송 무대에서 여과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이제 막 첫 개장하여 어색하기 짝이 없는 <1박2일>에게는 더할나위없는 희소식이기도 하구요. 


사실 기존 멤버들하고 새로 투입되는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전까지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 때까지만해도 흡사 예능이 아니라 여행 다큐멘터리를 보는 줄 알았죠. 제작진이 바뀐 이후 첫 방송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진행 흐름이나 편집에서 여러가지 어수선하고 미흡한 점도 보이구요. 하지만 어디 첫 술에 배부르겠습니까. 새를 닮았다는 최재형PD도 갓 1박2일 메가폰을 잡은 만큼, 앞으로 잘 해내길 기대해야죠. 

그나마 다행인 건 새로운 PD만큼 우려했던 새로 투입되는 멤버들이 의외로 잘 해냈다는 것이죠. 그래도 작년 <1박2일> 시청자 투어에 참가하여, 친숙할 법한 성시경은 본격적인 예능 투입이 낯설고 많은 생각을 하는지, 서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반면, 가장 나이도 많고, 털털하기보다 예민하다고 알려진 배우 김승우가 불혹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몸 사리지 않고 몸개그를 선사하여  소소한 웃음을 자아냈구요.

하지만 아직까지 한없이 낯설고 이질감이 드는 새로운 <1박2일>을 살린 인물은 단연 차태현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쾌활하고 재치있는 캐릭터로 사랑받은 배우이긴 하지만, 메인MC 부재가 아쉬운 새로운 <1박2일>이란 야생버라이어티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구요.  

 


그도 역시 분명 여의도에서 오프닝을 한다고 했으나, 다짜고짜 미용실에 찾아서 그를 인천 여객 터미널로 바로 데려가는 시작에 당황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나 '1박2일 원년멤버 차태평'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잠 한숨도 못잤다는 새로운 멤버들에 비해서 사뭇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구요. 자신은 여행도 그닥, 무식해, 게임도 잘 못한다면서 <1박2일>과 하나도 맞는게 없다고 걱정하긴 했지만, 그나마 아직까지 <1박2일>에 가장 잘 적응하고 앞으로도 빼놓을 수 없는 멤버하면 차태현으로 꼽고 싶네요.

제작진들도 이제 막 투입된지라 도저히 어떻게 진행할지 종잡을 수 없는 가운데 그나마 기존 <1박2일>에서 활약했던 이수근, 김종민, 엄태웅이 자신들이 자청해 시작부터 복불복 게임을 하고 긴장감을 자아내는 등 제작진들보다 멤버들이 의기투합하여 <1박2일> 첫회를 이끌어나갔다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지루한 오프닝 때와는 달리, 시간이 지날 수록 몇몇 웃음 나오는 장면은 있었지만 제작진들의 강한 조율이 뚜렷했던 과거 <1박2일>에 비해서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끌어나가지 못한 새로운 제작진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도 하구요. 

만약 웃음 제조병기 차태현과 의외로 예민하고도 생각보다 웃기는 큰형 김승우, 그리고 제작진을 대신하여 야생 버라이어티가 낯선 멤버들을 조율하면서 프로그램까지 이끌었던 이수근의 고군분투 선방아니었으면,  과거 <패밀리가 떴다2>의 악몽이 빨리 재현될 뻔 한 참담한 결과물이 나올뻔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어떻게해서든지 모든 멤버들이 첫 회에서부터 가만히 놀지 않고, 복불복하고 거기서 더 판을 키우고 그러다가 벌칙으로 남다른 아버지 몸매를 뽐내며 차가운 물로 등목하고 추워서 날뛰다가 흑염소의 영역까지 침범하다가 흑염소에게 쫓기는 수모를 겪어 막판에 큰 웃음을 선사한 차태현 덕분에 그나마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한다는 것이죠.

 



역시 '차태현'이 있었기에  최악을 면하고, 기대 이상의 빅 재미를 선사한 <1박2일>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새로운 제작진들도 차태현 섭외에 큰 공을 들인 것이구요. 하지만 언제까지 웃기는 출연자와 복불복에만 기댈 수만은 없겠죠. 시청자들을 직접적으로 웃기는 것은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이라고하나, 출연 연예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얼마나 끌어올리는가에 동시에 프로그램 자체를 이끄는 것은 결국 제작진의 역량에 따라 달려있으니까요. 거기에다가 이수근의 조언대로 <1박2일> 메인PD는 단순 제작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제8의 멤버 그 자체이기도 하잖아요. 

 


오프닝 때부터 실수를 벌여, 이수근,김종민 으로부터 "기존 나영석PD는 이런 정리 잘했는데" 하면서 비교당하는 굴욕을 당한 새PD님. 그러나 최재형PD님도 어느정도 각오는 했겠지만, 나PD를 대신해 국민 예능 <1박2일>을 이어나가고자한다면 반드시 견뎌내야할 필연적인 숙명이지요. 그도 점점 나아지겠다면서 남다른 각오를 펼쳤으니, 최PD 포부대로 이 어수선하고, 낯선 <1박2일>을 그만의 스타일로 잘 이끌어가는 한층 진화된 연출과 나PD 못지않은 예능감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이대로 힘없이 무너지기에는 <1박2일>의 타이틀과 차태현의 맹활약이 아쉽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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