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에서 밀본 정기준(윤제문)분에 의해서 살해되던 광평대군(서준영 분)을 모시고 있던 궁녀들이 모두 밀본이라는 누명을 받고 하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 광평대군과 궁녀 소이(담이 신세경 분)를 구출한 이후 임금 이도 세종(한석규 분)을 곁에서 모시고 있던 겸사복 강채윤도 함께 하옥되어 관노로 격하될 위기에 처합니다. 그저  밀본이나 신하들 눈에는 이도가 광평대군을 잃고 미쳐서 이성을 상실한 것으로만 보여집니다. 

허나 이것은 역시나 이도와 소이를 비롯한 4명의 나인. 그리고 강채윤과 조말생(이재용 분)이 만들어낸 흡족한 연기였습니다. 과거 수십 년동안 백정 가리온으로 살며 유주얼 서스펜스급 반전을 선보인 조선의 카이저소제 정기준이 깜빡 속을 만한 장면이었죠. 어떻게해서든지 한글 반포를 하고 싶어했던 이도는 암도진창(기습과 정면 공격을 함께 구사한다) 전법을 통해 아버지 태종 이방원 때부터 곁을 지키고 있던 조말생의 도움을 받아 나인들과 강채윤을 모두 궐 밖에 내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광평대군의 죽음은 이도가 그동안 백성을 생각하는 군주로서 억누러왔던 광기를 모두 분출하는 가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도는 그 전날 펼쳐진 정기준과의 정면 대결에서부터 약간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이도는 분명 백성들을 위해, 그들이 좀 더 무엇을 할 수 있는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이도를 보고 정기준은 "넌 백성을 사랑하지 않아."라는 일침을 가합니다.

 


정기준과 같이 당대 사대부들에게 백성이란 그저 어버이처럼 한없이 보살펴주고, 보듬아주는 존재에 불과할 뿐입니다. 정기준에게 백성은 뭔가 하고 싶은 의지도 없고, 오직 세끼 식사만 해결되고 외적의 침입에서 자유롭고, 세금을 덜 내면 족할 존재입니다. 또한 백성은 아직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기 스스로의 방어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성에게 글자를 주어, 그들의 욕망을 분출하게 하면 혼란이 오고 세상의 질서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요. 

백성을 위해 만든 글자가 결국은 백성들에게 큰 해가 된다는 것을 광평대군의 죽음으로 절실히 깨닫는 순간 이도는 이성을 상실합니다. 그 때 이도를 잡아준 것은 다름아닌 조선에서도 가장 천한 신분 노비출신인 똘복이입니다. 아니 똘복이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먼저 한글 창제를 반대했습니다. 그도 정기준처럼 백성들이 글자를 알면, 오히려 안다고 죽일 것이고, 백성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개 노비 출신에 불과한 담이가, 단순히 왕의 과업을 돕는 것이 아닌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접한 새롭고 너무나도 쉬운 글자는 이도에게 닫혀있던 똘복의 마음을 눈녹듯이 말끔히 녹여버립니다. 그 뒤 강채윤은 담이와 그녀가 모시는 이도의 곁에서 묵묵히 그들을 지켜주는 것이 담이에 대한 연모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똘복이는 태종 이방원이 무자비로 휘두르는 칼에 의해 억울하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힘없는 백성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지배층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에게 억울하게 당하지 않기 위해 더욱더 강해져야했습니다. 늘 백성은 임금과 사대부들이 시키는대로만 움직이고, 그들의 횡포에 놀아나는 억울한 존재라고만 믿고 있었던 똘복에게, 진정으로 백성을 짐승이 아닌 자신과 동등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그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자기 스스로의 욕망을 분출하도록 도와주는 이도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이고 싶은 이도에서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믿고 따르는 리더가 자신의 정적의 한마디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백성인 똘복은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만든 글자가 알고보니 백성들에게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고, 백성들은 이 글자를 책임질 의지조차 없어"라고 자책하는 이도에게 똘복은 이도의 정신을 확 깨는 중요한 한 마디를 남깁니다.

 


"백성은 천년 전에도, 수백년 전에도 늘 책임을 져왔습니다. 하루 종일 뼈빠지게 일해서 자기네들 먹을 거 못먹어도 세금은 꼬박꼬박 내었습니다. 그렇게 백성들은 늘 고통으로 책임을 져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자로) 더 큰 책임을 넘긴다고해도 우리는 상관없습니다. 책임을 지지 않았을 때도 죽을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그 글자 하나 떠넘긴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우리도 책임 좀 떠 안고 하고 싶은 것 좀 가지겠다는게 그게 그렇게도 잘못되었습니까?" 

네. 강채윤이 진정으로 새 글자와 이도를 받아들인 것은, 그 글자가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나중에 자신이 담이와 함께 알콩달콩 살면서 나오는 또다른 백성. 그리고 그 백성이 또 잉태하는 백성 그 후손들이 줄줄이 책임을 떠안고 하고 싶을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백성들은 그 이전 글을 알지 못해도 늘 국가에 대해서 조세라는 책임을 떠안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제 아무리 새 글이 널리 알려진다해도, 수만자의 한자와 온갖 정보가 머리에 입력되어있는 사대부들을 이길 수는 없겠죠.  그런데 거기서 백성들이 새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세상에 눈을 뜨고, 늘 국가에 의무를 가지고 있었던만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데 그것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이도는 똘복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이제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글을 반포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새 글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것들. 백성들의 욕망 분출이니 백성들을 위한다는 위선 이 모든 것을 다 잊고 오로지 자신의 백성들만 생각하기로 결심합니다. 그 뒤 자신이 만든 새 글에 대한 책임은 그 뒤 백성들이 짊어지고 가는 것입니다. 그 이전에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져왔듯이, 비록 당장은 글자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시련도 겪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결국 백성들은 자신들의 글에 책임지고, 각성하여 진정한 자신들의 욕망을 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드디어 이도가 진정으로 백성들을 믿고 그들에게 모든 책임과 권한을 맡길 수 있게 된 것이죠.

분명 정기준의 말도 맞습니다. 백성들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짊어주면, 진정으로 국가와 백성을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사리사욕만 챙기는 자질없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우를 범할 수도 있고, 세상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백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글자덕분에 다시 한번 각성하고, 그 암울한 세상을 자신의 의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연합하여 극복하고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세종은 비록 백성들이 잘 몰라,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겠지만, 결국은 백성들이 다시 올바르게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깨달은 것입니다. 

분명 이도도, 정기준도 진정으로 조선과 백성을 사랑하는 지도자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도는 다수의 백성의 힘을 믿었고, 정기준은 백성이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의지를 믿지 못하였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준은 조선과 백성이 아닌 오로지 상위 1%의 기득권 안주를 위해 백성들의 알 권리를 막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적까지 서슴없이 죽이는 부적합한 지도자라는 오해를 받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정기준도 참 불쌍합니다.  비록 21c를 살고 있는 시청자들의 눈에는 백성의 힘을 무시하는 오만한 지도자로 보일 수 있지만, 그의 관점에서는 그게 바로 진정으로 조선과 백성을 사랑하는 옳은 방식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그 당시 백성들에게는 정기준의 백성을 사랑하는 방식(진짜 백성을 위해서 이도의 한글 창제를 반발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이 유효할지 몰라도,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정기준의 애국심은 국민의 의지와 힘을 무시하는 '닭'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래서 실감나는 연기를 통해 정기준을 속여 기습적으로 백성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이도와 나인들, 그리고 강채윤의 일갈에 통쾌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왕 혼자 의지가 아닌 똘복과 담이. 조선에서 가장 천한 취급을 받던 백성들이 자신과 똑같은 신분의 백성에게 글을 널리 알리고픈 의지가 함께 이루어진 쾌거라 보는 시청자을 더욱 뿌듯하게 합니다. 거기에다가 주군을 위해 잔혹한 행위도 서슴지 않고 벌이던 냉혈한 윤평(이수혁 분)마저 그 누구보다 글자를 제일 잘 아는 백성 소이에게 마음이 사로잡혀 버렸으니 정기준은 한글 아는 사람 다 죽여버리겠다고 하기 전에 내부 단속부터 잘 하시길 바랍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너돌양



한석규가 아니면 송중기가 계속 세종 연기를 했으면 하는 의견이 많았을 정도로 <뿌리깊은 나무>에서 젊은 이도 역할을 맡은 송중기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요즘 20대 배우들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안정적인 발성과 침착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표정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송중기의 열연으로 3회만에 한자리 수를 기록하던 시청률이 무려 18%로 치고 올라가기도 하였다. "꽃미남 배우 송중기의 재발견" "간만에 연기 잘하는 젊은 미남 배우를 보게 되었다" 라는 칭찬이 줄을 잇고 있을 정도로 현재 송중기의 연기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낸 명품 사극 연기를 선보인 송중기는 아쉽게도 4회 중반에 퇴장해야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소속사에서 제작한 드라마에 특별 출연으로 아역(?) 연기를 선보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중기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숨고를 기회조차 주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어느정도 세월이 지나고 매끈한 송중기의 얼굴에 수염이 붙여져있었고(?) 백윤식이 맡은 상왕 태종 이방원이 숨을 거두기 일보 직전이 되었다.  허나 분명 아들이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흡사 강적들끼리의 대결을 보는 듯 하였다. 태종 이방원은 왕의 일방적인 독주 대신 경연과 대화에서 오는 인내를 택한 세종이 앞으로 큰 실수를 하였다면서 자기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었다. 하지만 세종은 그런 이방원 용안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 부드러우면서도 냉철하게 "조선의 국왕은 그리 한가한 자리가 아닙니다"면서 태종 이방원을 비웃었다. 오랜 연기 내공에 나오는 작품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웬만한 주연 배우들을 울게한 백윤식에게 결코 밀리지 않은 송중기의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운 카리스마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자신을 비웃으면서 야심만만하게 웃고있는 아들 이도의 멱살을 쥐면서 태종 이방원은 "꼭 그렇게 해야한다. 그래야 내가 유일하게 잘한 업적이 너를 왕위에 앉힌게 되니까 말이다"면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그렇다. 보기드문 희대의 살인마 군주로 불리는 태종 이방원이긴 하지만, 그래도 유례없는 성군인 세종대왕을 옹립하였단 이유로 그래도 역사상에서 욕을 덜 먹게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비록 이방원은 왕에 대한 욕심으로 여러 사람의 피를 흘렸지만, 그래도 아들인 이도는 이방원의 잘못을 150% 커버할 정도로 조선의 기틀을 바로잡았고,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태평성대를 이루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를 즐겨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향후 <뿌리깊은 나무>의 중심 뼈대와 기본이 되는 중요한 초반부에 송중기와 백윤식을 출연시켰던 것을 제작진의 큰 업적으로 꼽을 만하다. 그리고 백윤식&송중기에 뒤지지 않은 한석규와 이도의 목을 노리는 진지함과 코믹 위장술을 넘나드는 1인 2역 (?)를 보는듯한 맛깔스러운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강채윤을 연기하는 장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을 가장 잘한 일로 평가할 듯도 하다. 

사실 충무로 대표 배우 한석규가 16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뿌리깊은 나무>이다. 이미 한석규의 연기야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검증이 되었으니 그리 걱정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문제는 아역(?)을 맡은 송중기가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도 잘해줬기 때문에 이쯤되면 제 아무리 한석규라도 부담이 될 법도 하다.

 


송중기가 그린 청년 이도는 비록 유약해보이지만 아바마마를 향해 조용히 칼을 갈고 있는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아직까지 무서운 아바마마가 살아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다소 소극적이면서도, 매사 진지해보인다. 그러나 이제 최대 강적 이방원이 사라진 후의 중년 이도는 자신에게 태클걸 수 있는 모든 장애물들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법도를 지켜야하는 궁궐 안에서 '지랄-젠장-우라질'이라는 일반 백성들이 쓰는 비속어 3종 세트를 서슴없이 남발할 정도로 제멋대로 군주(?)의 모범을 보일 정도로 자유분방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세종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경연을 열고, 틈만나면 사사건건 자신의 정치세계를 방해하고자하는 대신들의 코가 납작해지도록 코너에 몰아가 KO패 시킬 정도로 상당히 영민한 지도자의 자세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옥체가 손상될 것을 우려하는 대신들의 따스한 걱정에 경연 중에 기지개를 펴면서 운동을 하는(?) 세종은 가히 한 편의 사극 시트콤을 보는 듯 하다. 아니 아버지에 가려진 어두운 그늘과 두려움때문에 유머 감각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던 이도가 갑자기 여유가 넘치고 시시각각 변하여 결코 가볍지도 권위적이지도 않은 완전 다른 인간상을 보는 듯 하다.  

이처럼 청년 이도와 중년 이도는 외모에서 오는 이질감(?)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조차 정 반대에 놓여있다. 어쩌면 앞으로 젊은 이도 송중기의 바톤을 받아 <뿌리깊은 나무>를 이끌어나가야하는 한석규를 위한 배려였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청년 이도와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면 한석규 입장에서는 그 전의 송중기의 연기를 고려하지 않고도 오로지 자신만의 '이도'를 만들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그러나 시청자로서는 불과 10분여만에 주인공의 캐릭터가 갑자기 변하는 것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제 아무리 강산이 2번 바뀌는 시간이 흘렸다고 하나 인간의 기본 본질이 그리 쉽게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한석규는 송중기가 연기한 젊은 이도와 자신이 소화해내야하는 중년 이도의 약 20년 차의 세월차에 오는 공백을 매끄럽게 이어나갔다. 아예 송중기가 그려낸 20대 초반 이도와는 다르게, 그러면서도 섬세하면서도 강, 약 조절이 돋보이는 한석규의 20년 이상 쌓아온 연기 내공이 차근차근 뿜어져 나왔다. 보통 요즘 인기를 끌었던 사극이나 대하드라마에서는 아역 배우들이 잘해놔서 성인 배우들이 그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으나, 역시 한석규만큼은송중기가 너무나도 잘해놓고 떠났음에도, 아역징크스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온전히 자신만의 이도를 훌륭하게 선보였다. 

한석규가 이어나간 이도는 청년 시절 이도의 나라를 위한 고민을 바탕으로, 이제 이방원의 조선과는 판이하게 다른 어쩌면 정도전이 원하던 조선과 닮으면서도 또 다른 조선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아예 남의 말을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았던 이방원과, 선비들의 나라로 만들고자 했던 정도전을 뛰어넘고자 했던 이도였다. 단순히 한문을 잘 알고, 주자의 말씀까지 박식한 엘리트들만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성리학에 나라에 벗어나, 새로운 글자를 통해서 보다 많은 피지배층에게 힘을 실어주어 왕의 권위를 높이고자한 왕이었다.

과연 한글을 만들어 보다 많은 백성들이 글을 읽게하고자한 세종의 진짜 의도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분명 세종은 그 당시 백성들은 물론이거니와, 600년을 훌쩍 넘는 한반도 땅에 살고있는 후손들도 손쉽게 글을 익힐 정도로 상당히 큰 업적을 남기고 떠났다. 그러나 그 당시에 지배층의 기득권 유지의 수단이었던 문자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반대와 왕의 암살위험까지 느꼈을 법도 하다. 그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이 세상을 뒤집어 놓은 한글을 반포한 세종대왕이다.

 


자기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변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리타분한 대신들에게 감춰야했기 때문에 개그로 포장한 위장술도 능숙해야했으며, 부드러우면서도 때로는 누가 감히 왕의 백성을 위한 일에 태클<을 걸지 못하도록 강한 얼굴을 갖추어야만 했던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른다. 만약에 세종대왕이 살아있었다면, 그건 흡사 현재 한석규가 표현하고 있는 이도와 상당히 비슷했을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뿌리깊은 나무>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젊은 이도의 고뇌를 여실히 잘 표현했던 송중기에 이어, 한석규가 세종대왕을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일 뿐이다. 송중기가 연기한 그동안의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단계 더 진화한 600여년전 이 나라를 이끌었던 이도의 세계관을 좀 더 쉽고 자세히 엿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마구 들게하는 한석규의 <뿌리깊은 나무>가 진행될 것 같아서 말이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너돌양



다이어트 정보 더보기 

드디어 하반기 최고 기대작 SBS <뿌리깊은 나무>의 실체가 공개되었습니다. 박신양, 문근영 주연의 <바람의 화원> 원작자로 유명한 어정명의 또다른 소설 <뿌리깊은 나무>와 동명으로 지은 이 드라마는, <선덕여왕> 김영현, 박상연 드림팀과 <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연출로 자칭 '박신양 전문 PD'로 유명한 장태유 PD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탄탄한 연출진 못지 않게 배우진도 화려합니다. 16년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한석규, <추노>, <마이더스> 장혁, 그리고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신세경이 캐스팅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러모로 화제가 되는 작품인만큼 많은 취재진들이 모였던 뜨거운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역시 가장 많은 스포라이트를 받았던 인물은 단연, 16년만에 복귀하는 한석규와 빼어난 미모로 시선을 끈 신세경이었습니다.  특히 신세경은 고혹적인 미모에 많은 남성들을 설레게 하였던 그녀의 글래머스한 몸매를 강조하는 미니 드레스로 더더욱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드라마 소개를 잠깐 해보자면, <뿌리깊은 나무>는 우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성군이라고 불리는 세종대왕 이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원작 소설은 1492년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를 하면서 생기는 미스터리한 연쇄사건을 밝혀내는 추리극 위주였으나, 이번 드라마는 추리적 요소를 약화시키는 대신 각각 펼쳐지는 연쇄살인사건을 통해 세종의 업적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과정으로 묘사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세종대왕 이도는 박상연 작가가 "비현실적으로 위대한 인물이다"라고  평할 정도로 영민하고 나라의 아버지로서 백성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들이 똑똑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당시 기득권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만들었던 군주였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과연 당시 백성들은 자신들을 위해 글자를 만들려는 세종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의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왜 왕이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야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글을 창제하려는 왕과 연합하여 어떻게 대항 세력과 싸워나가는지는 보여주고자하는 것이 <뿌리깊은 나무>의 기본 토대입니다.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보았던 세종은  어여쁜 백성들을 위해 친히 한글을 만들고자 하신 성군의 이미지만 떠오릅니다. 하지만 <뿌리깊은 나무> 속 이도는 전형적인 천재형 캐릭터이지만, 실상은 굉장히 성질도 급하고 다혈질이고 궁궐에서도 거침없는 민중들이나 쓰는 언어를 구사하는 위엄한 군주의 모습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인간 이도 그 자체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완벽하기보다 결점이 많은 이도일지도 몰라도, 그럼에도 세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입니다. 과거 아바마마 태종 이방원이 저지른 피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의심할 여지없이 조선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차지하면서도, 오히려 기득권의 입장에 서기보다 민초를 더욱 생각했던 이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21C형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드라마를 넘어 인간이자 왕인 이도를 통하여 진정 국민들을 위한 지도자의 자세를 곰곰이 생각해보게할 만한 대단한 작품이 탄생할 조짐입니다. 



거기에다가 <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등 탄탄한 연출력로 맡는 작품마다 성공을 거두었던 장태유PD와 역시 <대장금>,<서동요>,<히트>,<선덕여왕> 등 제목만 봐도 가슴이 뛰는 명작들을 집필했던 김영현 작가가 의기투합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요즘 볼 것없는 대한민국 드라마에 완성도 높은 탄탄한 대작 하나 나올 듯 합니다. 거기에다가 이미 연기에 대해서는 평가의 기준을 넘어버린 명배우 한석규와  <추노>, <마이더스>에서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장혁의 연기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그리고 <뿌리깊은 나무>에서 유일하게 인간 이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한글 창제 과정에서도 많은 활약이 예고되는 궁녀 '소이' 역할을 맡은 신세경이 <지붕뚫고 하이킥> 청순 식모 세경을 넘어 이 드라마로 진정한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슈퍼스타K3> 시사회에 이어 이번 <뿌리깊은 나무> 제작발표회로서 2번이나 접한 신세경은 볼 때마다 참 아름답더군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