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암과 싸우고 있었고, 누군가는 다른 생업을 찾아냈고. 결국 아직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은 또다른 누군가의 말처럼 '독립된 나라에서 독립운동하듯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난 12일 JTBC <뉴스룸>에서, 같은 날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이하 <그들이 없는 언론>)을 소개한 손석희 앵커는 다소 상기된 목소리였다. 애써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지난 2008년 YTN 파업 당시 한 언론인이 “그렇게 방송 잘 하자고 제대로 뉴스해보자고 했던게 겨우 이런 겁니까? 제 젊음을 다 바쳤습니다.”라고 울부짖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 손석희의 눈시울은 붉혀져 있었다.  




정상적인 나라였다면 <그들이 없는 언론>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영화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정권이 내려보낸 낙하산 사장이 YTN, MBC 사장에 취임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낙하산 사장에 반발하여 저항한 언론인들이 대규모로 해고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해고된지 9년 가까이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언론인들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이 정치권력, 자본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막았던 이 나라는 상식적인 나라가 되지 못했고, 그 결과 우리는 <7년>이라는 영화를 만나게 된다. 


작년에 열린 17회 전주국제영화제 최고 화제작은 단연 <자백>과 <그들이 없는 언론>이었다. 지난 10월에 개봉하여 14만명 관객을 기록한 <자백>은 MBC에서 해고당한 최승호 전 PD수첩 PD(현 뉴스타파 앵커)가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밀착 취재하며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고, <7년>은 YTN, MBC에서 해고된 언론인들의 투쟁기를 담았다. <그들이 없는 언론>을 연출한 김진혁 감독도 한 때 EBS에서 <지식채널e>, <다큐프라임>을 만든 방송국PD였지만, 그가 제작한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반민특위 편)’이 사측으로부터 제작 중단 지시를 통보받은 이후 EBS를 퇴사한 아픈 기억이 있다. 


공정방송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언론사에서 쫓겨난 PD,기자들이 언론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선택한 또다른 매체는 영화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들이 대안으로 생각한 영화계도 박근혜 정부 이후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여러 언론사에 낙하산 사장을 꽃아 넣으며, 언론을 망가뜨리는데 이바지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암암리에 관리하였다고 하나, ’블랙리스트’까지 만들며 예술가들을 검열한  박근혜 정부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까지 작성하며, 자신들에게 반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적으로 몰아 부쳤던 박근혜 정부가 그 중에서도 유독 영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것은, 대중 예술로서 영화가 가진 강력한 힘에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할,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 시절 영화는 철저히 대중 영합적 이거나, 조국근대화, 반공 이념에 충실한 영상만 존재했다. 당연히 정권에 비판적인 그 어떤 요소도 허락되지 않았고, <다이빙벨>, <자백>, <그들이 없는 언론>와 같은 사회 고발 영화는 아예 제작조차 생각할 수 없는 시기 였다. 


박정희 정권에 이어 군사 쿠테타로 집권한 전두한 정권 시절에도 영화는 호스티스 에로물, 코미디로 점철된 우민화 수단에 그치게 된다. 하지만 1987년 6월 민주 항쟁 이후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었으며, 예전과 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을 철거민(<상계동 올림픽>), 노동자파업(<파업전야>) 등 사회 고발 영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세월이 흘려 철저히 흥행을 위해 제작된 상업영화에서도 조금씩 사회비판적인 소재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이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언론에 대한 대중들의 갈증을 영화가 조금이나마 해결해주는 양상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2년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였다. 후일담에 의하면, 박근혜 정부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아주 싫어했다고 한다. 아예 대놓고 고 노무현 대통령을 영화화 했던 <변호인>(2013)에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선전포고한 것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다이빙벨> 상영 부터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의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소식이 발표된 이후부터, 서병수 부산시장은 BIFF측에 <다이빙벨> 상영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당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단호히 거절하고, 예정대로 상영을 진행한다. 세계적인 영화제로 명성을 쌓아가던 BIFF의 수난이대는 이 때부터 시작된다. 영화제가 처음으로 시작하던 1996년부터 20년간 성공적으로 BIFF를 이끌어오던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강제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야했고, BIFF 예산 또한 2014년 기준 14억원에서 이듬해 8억원으로 대폭 삭감된다. 


<다이빙벨> 사태 후폭풍은 <다이빙벨>을 배급한 ‘시네마달’ 에게도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2015년 <다이빙벨> 개봉 이후,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사업에서 연이어 탈락 했다는 시네마달은 최근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내사를 당했다는 정황이 알려짐과 동시에, 심각한 운영 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까지 함께 전해지며 영화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시네마달은 <다이빙벨> 배급 이후, 예술영화 전문 배급사 엣나인 필름과 함께 <자백>을 공동 배급하기도 했다. 엣나인 필름은 2012년 고 김근태 의원이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받은 사실을 영화화한 <남영동 1985>의 배급을 맡은 이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바 있다. 


공정방송 사수를 외치다가 해고를 당한 해직 언론인들이 우회적으로 선택한 영화판이라는 세계도 그들을 몰아 냈던 언론사 만큼이나 냉혹한 현실을 겪고 있다. <다이빙벨> 사태에서 보았듯이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영화 상영을 막으려는 시도도 있지만,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기업 계열 멀티플렉스가 알아서 정권 비판 영화 상영을 배제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원으로부터 해고 무효라는 승소를 받았음에도 복직이 요원 했던 <그들이 없는 언론> 속 해직 언론인들처럼, 전국에 있는 수많은 멀티플렉스는 저조한 예매율과 관객 선호도가 낮다는 이유로 사회고발 영화의 상영을 망설이고 거절한다. 


<그들이 없는 언론>은 2008년 구본홍 사장 취임을 반대하는 YTN 노조조합원들의 투쟁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공정방송 사수와 복직을 향한 언론인들의 다사다난한 일대기를 담고 있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제목처럼 7년간의 이야기만 보여주고 있지만, 그 이후 그들이 끝내 지키지 못한 언론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건국 이래 최대 게이트를 방조한 공범으로 추락하게 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정으로 무너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언론 개혁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요즘. 나는 지난 2008년 YTN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이후 여전히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가 다시 YTN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뉴스를 만드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MBC에서 해고당한 최승호, 이용마, 박성호, 박성제 등 해직 언론인들도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한다. 그동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몸살을 앓았던 영화계도 정상화되었으면 한다. 비정상의 정상화.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 아무도 지배하지 않는, 길들지 않은 존재들.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이 꿈꾸는 세계는 분명하고 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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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러와>가 8년 만에 전격 폐지된다. 


방영한 지 한 달 만에 일방적으로 시간대를 변경하고, 그 이후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를 통보받은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처럼 쥐도새도 모르는 사이에 기습적으로 이뤄진 폐지였다. 마지막 녹화까지 종영 사실을 몰랐다던 유재석, 김원희를 포함 제작진, 그리고 <놀러와>를 그리 즐겨보지 않은 시청자들 모두 멘붕에 빠지게하는 충격적인 폐지 통보다. 게다가 8년 동안 시청자들과 함께한 장수 예능임에도 불구, 마지막을 알리는 어떠한 작별 인사도 없이 현재 녹화된 분량까지만 방송을 하겠단다. 참으로 요즘 MBC다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요즘 <놀러와>가 많이 위기이긴 했다. 과거 10%대 이상 시청률은 기본으로, 늘 항상 월요일 예능 정상을 놓지 않았던 <놀러와>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아주 잘 나갔다. '세시봉'을 통해 대한민국 예능에 음악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여 방송 외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이 불과 작년 일이다. 그러나 <놀러와>를 맡고 있던 신정수PD가 전격 <일밤-나는가수다>로 옮기고, 그 이후 <놀러와>를 맡고 있던 이지선PD와 <나는가수다> 김유곤 PD가 자리를 맞바꿈으로서, <놀러와>는 조금씩 흔들리게 된다. 


하지만 위태위태하던 <놀러와>를 수렁에 빠트린 것은, 6개월간 지속된 파업의 영향이다. 파업 중임에도 불구, <놀러와>는 간부급 보직을 맡고 있던 부장급PD와 외주제작 연출로 계속 방송을 이어왔다. 그런데 예전만 못하지만, 그럼에도 그럭저럭 재미있었던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는 달리, 대체인력으로 방송을 이어오던 <놀러와>는 '올드함과 진부함'이 가득한 그냥저냥 토크쇼로 전락해간다. 시청자들이 별반 관심을 두지 않는 게스트 섭외는 늘 언제나 시청자의 트렌드에 부응하는 최고의 진행자 유재석도 어쩔 도리가 없어 보였다. 그나마 불편한 게스트도 편하게 다가가게 해주는 유재석, 김원희니까 그 정도 시청률이라도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놀러와>는 여러모로 확 달라졌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된 방바닥 콘서트가 문을 닫고 만들어진 '수상한 산장'과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심상치 않은 '트루먼쇼'를 통해 과거 착한 토크쇼를 지향하던 <놀러와>는 아슬아슬한 19금 토크로 성인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었다. 약간 마니아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제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와 SBS <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가 월요일 예능의 대세가 된 시절에 틈새 시장을 노리며 다시 재기를 노리는 <놀러와>의 변화는 상당히 의미있어 보였다.



 


허나 여러모로 좋아질 기미가 보이던 <놀러와>를 MBC는 일방적인 종영을 통보한다. 물론 MBC도 <놀러와>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러나 어떻게 몇 달만에 동시간대 꼴찌로 추락한 프로그램이, 나름 확고한 시청자들을 확보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단숨에 정상을 차지할 수 있을까. 그리고 <놀러와>뿐만 아니라, 요즘 평일 예능의 시청률이 다 그만그만하다. 10%를 넘는 평일 심야 예능 자체가 드물다. MBC가 나름 기대를 걸고 야심차게 출발시켰던 <무릎팍도사-천기누설>도 돌아온 강호동과 첫 게스트 정우성은 큰 이슈가 되었지만, 정작 시청률은 한 자릿 수에 불과하다. 그것도 동시간대 경쟁작 KBS <해피투게더3>와 SBS<자기야> 시청률이 그리 높지않은데도 말이다. 


또한 8년 장수 <놀러와>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올해 이야기이다. 그리고 <놀러와>는 위기에 맞서 환골탈태하고 나름 잘해보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고작 시간대 하나 옮겼을 뿐인 <뉴스데스크>보다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어필하고자 변화를 보인 프로그램이 <놀러와>다. 하지만 오직 시청률에 눈이 먼 무늬만 공영방송 MBC는 이러한 <놀러와>의 노력을 무참히도 짓밟아버린다. 올해 시청률이 한 자릿 수를 맴돈다는 이유로 8년의 아까운 역사를 고민없이 휴지통에 버릴 수 있는 MBC가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놀러와>를 폐지했다고치자. 그럼 <놀러와> 후속작으로 탄생한 새로운 예능은 <놀러와>의 현 시청률을 뛰어넘고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지금처럼 잠시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조건 조기 종영 시키는 조급증 마인드로 어떻게 <안녕하세요>와 <힐링캠프>를 넘는 대박 예능이 탄생할 수 있을까? 


현재 시청률만 낮으면 일방적으로 폐지를 지시하는 MBC는 시청자들에게  미꾸라지 하나가 맑은 물을 어느정도 흐리게 할 수 있는지 명백하고, 확실하게 보여준다. 만약 현재 MBC 라면 젊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무한도전>과 <황금어장-라디오스타>도 잠깐 시청률이 안나온다면, 무조건 폐지할 기세다. 어찌되었던 MBC의 남은 예능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무자비한 칼날 앞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프로그램을 지킬 명분이 생겼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무한도전>을 사수해야겠지만 더 확실한 것 내가 지키는 방송을 지키기 위해서 다가오는 대선에 꼭 참여해야하는 것. 소수의 시청자가 즐길 권리를 약육강식의 논리로 휘두르는 강자들에게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는 힘없는 우리 시청자에게는 그것밖에 없다. 아니 그거라도 잘해야한다. 8년동안 MBC를 빛내왔으면서도, 저조한 시청률을 이유로 특별한 작별인사 없이 일방적으로 막내린 <놀러와>가 당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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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시청률을 위해서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아무 문제없었던 후플러스를 폐지하고 새로 만든 '여우의 집사'가 결국 방송 2달도 채 안되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결국 노홍철만 kbs 위기탈출 넘버원과 함께 동시에 하차하는 프로그램이 2개나 생기게 되어버렸네요. 여우의 집사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이 가능한 일이였습니다. 목요 심야 예능 터줏대감 kbs의 '해피투게더3'와 sbs '한밤의 tv연예'이 강하게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예능을 신설한 것 자체가 무리수였습니다. 또한 여우의 집사를 위해 자리를 내준 후플러스와 비교해봤을 때도 시청률은 3.7%로 오히려 더 떨어졌으며, 프로그램 경쟁력은 이루말할 수 없이 현격히 차이가 났습니다.


추석특집으로 파일럿 프로그램 형태로 방영된 '여배우의 집사'와 '여우의 집사' 첫 회를 접해본 시청자로서, 솔직히 많이 아쉬움이 남는 프로그램이였습니다. 추석특집으로 잠깐 방영했을 때, 정규 편성이 되도 잘 되겠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호응을 해줄만한 시청자가 한정되어있다는 점도 보였지만, 여자들이 마음 속으로 꿈꾸고 있었던 사항을 대리만족 시켜줄 수 있고, 특히나 하석진-조여정을 볼 때는 요즘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정성과 야릇함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배우의 집사 정규편성을 바랐지만 막상 생각보다 빨리 정규편성이 되었을 때 아쉬움이 컸습니다. 일단 프로그램 포맷이 형식 상 평일 심야 예능에는 맞지 않았고, 그리고 mbc의 자랑인 시사프로그램을 페지할 정도로 대한민국 예능계에 신선함과 충격을 안겨줄 특별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mbc 토요일 오후 방영되고 있는 우결에서 집사와 여주인이라는 설정만 변경되어있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첫 방송부터 야멸차게 외면받던 여우의 집사는 결국 주목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하고 말았습니다. 여우의 집사는 물론이고 후플러스보다 반응도 좋았던 w를 폐지하고 케이블 따라잡기 용으로 만든 '위대한 탄생'은 혹평은 많지만 지나치게 외모로 가수 지망생을 선정한다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나름 주목받고 있는데 여우의 집사는 대대적인 쓴소리 한 번 들어보지 못하고 소리소문도 없이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악플보다 무관심이 더 무서운 연예계입니다. 내심 여배우의 집사 정규 편성을 기대했던 사람이지만, 막상 개점한 여우의 집사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차라리 공중파 목요일 11시가 아니라 케이블 tv에서 방영했더라면, 오히려 더 반응도 좋았고 오래오래 사랑받았을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는 작곡가 방시혁의 독설을 위한 독설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실력있는 초야의 인재들 덕분에 살아나는 듯 하였던 위대한 탄생도 여전히 두 자리 수를 넘지 못하는 시청률로 교양만도 못한 예능이라는 비이냥을 듣고 있습니다. 게다가 청초한 외모와 서태지의 '난 알아요'를 독특하게 편곡하여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허지애는 정작 본선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하여, 향후 그녀의 맹활약을 기대하였던 시청자들에게 많은 허탈감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자꾸 이런 식으로 실력있고 가능성있는 참가자들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중간에 이탈을 한다면 위대한 탄생의 존재여부마저도 불투명해질 것 같습니다. 물론 방시혁의 유별난 독설과 방송 초반 외모를 지나치게 본다는 지적을 제외하고는 정말 실력있는 가수 지망생을 발굴하고 있다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시청률을 위해서 슈스케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라는 사장님의 지시 아래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w'까지 폐지하고 급히 만든 예능이라고 생각하면 목표를 달성한 성공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위대한 탄생보다 훨씬 더 늦게 방영하는 아프리카의 눈물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시청률이 잘나오니까요. 또한 아무리 위대한 탄생이 초반 부진과 악평을 딛고 슈스케와 쌍벽을 이루는 감동과 눈물의 인간승리 결정판을 이룬다고해도 공중파의 케이블 따라하기라는 오명은 계속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도 시청률만 잘나오기만 한다면 뭔들 못하겠다라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요.



현재 mbc의 대위기라고 합니다.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새로 런칭한 예능은 예능대로 죽을 쑨다고 합니다. 경영진의 문제인지 실무진의 문제인지, 드라마 국 담당자의 문제인지 모를 정도로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특집으로 만든 시사프로그램의 호응도는 좋은 편입니다. 물론 mbc가 그렇게 따라하고 싶다는 슈퍼스타k의 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위대한 탄생보다는 더 잘나오고 호평도 좋은 '아프리카의 눈물'도 있구요. 현재 mbc의 총체적인 부진은 오랫동안 수목드라마 강자 자리를 지켰던 kbs 역시 총 부진에 빠질만큼 sbs의 약진 때문이라고 하지만, 지금 mbc를 보면 mbc에서만 엿볼 수 있는 정체성은 물론이요, 새로운 도전정신이나 독창성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한 예로 작년 '내조의 여왕'의 대성공에 힘입어 후속편으로 만든 '역전의 여왕'같은 경우에는 여주인공 이름과 직업빼고는 모든 설정이 전 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무리 후속이라도, 전편 출연진들이 다 출연하고, 내용이 연결되지 않는 이상, 전편과 똑같이 흘려가는 뻔한 구도의 드라마를 다시 만드는 건, 어찌보면 양심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번에 시작한 지 얼마 안되서 폐지 수순에 들어가는 '여우의 집사'는 우결과 비슷하다는 평 이외에도 일본의 한 프로그램을 대놓고 따라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자 출연진이 꽃미남을 자신의 하인처럼 데리고 다닌다는 설정은 이미 케이블 tv에서 수없이 늘어놓기도 하였습니다. 굳이 케이블 tv에서 더 자극적이고 신랄하게 만들어놓은 걸, 빵빵한 출연진과 세트 배경만 고급스럽게 꾸며놓았다고 공중파에서 해피투게더를 포기하면서까지 볼 이유는 없어 보였습니다. 말은 제2의 조용필을 만든다고 했지만, 실상은 미인선발대회를 보는 듯한 위대한 탄생은 그들의 롤모델인 슈퍼스타k의 독설만 제대로 벤치마킹한 듯 하여 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종편을 맞아 여러 언론사들의 공중파 진출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mbc의 경쟁력을 굳건히 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요즘 방송의 평가 척도가 시청률이 우선시 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드라마와 예능을 중시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금 mbc의 결정적인 문제는 시청률을 위해서 그리고 몇 명 분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 같이 사회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예능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예능이나 드라마 조차도 잘 만들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김재철 mbc사장은 종편에 맞서는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방송의 질과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조했습니다. 자본주의 방송시대에서는 어쩔 수 없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현재 mbc가 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따져보면, 이게 도대체 공중파가 만든 것인지, 케이블 방송이 만든 것이지 구분이 안되는 것도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방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급히 만든 '여우의 집사', '위대한 탄생'은 실패작에 가깝습니다. 아직 위대한 탄생은 계속 방송 중이고, 혹평을 딛고 제대로 된 유망주를 발굴하면 나름 좋은 평가도 받겠지만 평생 슈퍼스타k 아류작이란 꼬리표를 떼기는 어렵습니다.

자본과 힘이 우선시 되는 사회라고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유성과 독창성입니다. 그런데 현재 그나마 돈도 있고 막강한 힘을 가진 mbc가 종편을 대비해서 하는 일은 구멍가게 피자가 잘되니까 그거나 해봐야겠다는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통큰 치킨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과 맛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mbc는 히트는 물론 관심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mbc가 그동안 드라마의 왕국, 공익 예능의 창시자,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초 등 금자탑을 쌓아논 것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찾는 도전정신 때문이였습니다. 비록 mbc의 효자 예능 무한도전이 예년의 절반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마니아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미 검증되어있는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가끔은 예능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영역과의 접목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저번주 18일 방송의 경우에는 지구 온난화 위기를 웃음과 접목시켜 어떤 환경 캠페인보다 더 심각성을 일깨워줘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mbc가 해야하는 일은 단순히 남 잘되는 일 제대로 따라하지도 못하기가 아니라 mbc만이 할 수 있는 블루 오션을 찾기 위해 온 임직원이 머리를 맞대는 고민입니다.

막상말로 슈퍼스타k를 따라해서 위대한 탄생을 만들고, 일본 프로그램 따라해서 여우의 집사를 만들고, 왕년에 잘나가던 스포츠스타 초빙해서 한 시간 운동경기를 하는 건 현재 공중파 방송 진출을 선언한 조선,동아,중앙 미디어 소속 pd들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남들이 뭐라고해도 우리는 평일 목요일 밤 11시 시청률만 잘나오면 된다고 한다면, 굳이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을 골치 아프게 생각하고, 검증안된 프로그램으로 맨땅에 헤딩하기보다, 아프리카의 눈물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을 전면으로 배치하면 적어도 위대한 탄생, 여우의 집사보다는 잘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우의 집사 어렵게(?) 폐지해놓고, 세바퀴 안방마님 이경실 갖다 놓고 해피투게더나 자사 방송 세바퀴와 다를 바가 없는 중장년층을 상대로 하는 톱스타들의 추억담을 늘어놓는 예능을 생각하고 있다는 mbc의 인터뷰를 보니,아직도 그들은 지금 그들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으며 옛날 mbc의 명성을 유지해나가기도 어려워 보일 듯 하여 지금도 mbc를 가장 선호하는 시청자로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으며,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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