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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전망대

하이킥이 항의황을 통해 20대들에게 말하고 싶은 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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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대학생활을 돌아보면 언제나 필자 주위에서 앞장서던 사람은 필자였다. 필자가 대학교에 입학하던 몇 년 전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단대 학생회를 다시 세우겠다고 아침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당 한푼 없이 사서 고생하였고, 학생회가 세워진 그 날부터는 축제준비에, 농활에 참 개인생활 없이 바쁘게 살았다. 지금 돌아보면 다 필자에게는 어떤 경험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였지만, 그 때 당시에 필자에게 돌아온건 넌 왜이렇게 설치나는 동기들의 비아냥과 필자는 죽어라고 한 학교생활에 대한 학우들의 냉담이였다. 덕분에 필자는 웬만하면 설치지말고 다른 학우들처럼 조용히 살자라는 교훈을 얻었고(?) 그 결과 한동안은 쥐죽은 듯이 살아보려고했다. 그러나 그 씨가 어디가나? 아무리 나 혼자만의 세상에서 잘 먹고 잘살겠소 수없이 다짐해봐도 독서실의 세면대가 막힐 때 총무실에 달려가던 사람은 나였고, 늘 언제나 현실에 분개하던 사람도 나뿐이였다. 덕분에 필자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소리까지 듣는다 "요즘 20대 안같아요ㅡㅡㅡ;" 아무리 1박 2일 멤버들이 외치는 것 처럼 "나만 아니면 돼"라고 마인드컨트롤하고 애써 다른 내 또래처럼(?)사회에 대해 관심을 끊으려고해도, 또다시 복창터지는 건 나다. 결국 그냥 이게 필자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편히 받아들이기로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필자 내키는 대로 말하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건 아마 필자가 준비하는 직업과 무관하지는 않다. 세상이 점점 빅브라더스화 되어간다는게 느껴진다. 뭐가 두려운지 필자 스스로 겁쟁이가 되어 '너돌양의 세상전망대'라는 거창한 타이틀 하에 정작 필자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결국 필자가 고심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하면 그럴싸한 포장으로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는가 이다. 그래서 필자는 '지붕뚫고 하이킥'을 사랑했다. 왜나하면 매회마다 나오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하찮은 소시민인 필자도 요즘 같은 시대에 입이 간질간질해 미치겠는데 야심작 '빵꾸똥꾸'가 어르신들에게 제지당하고 필자보다 사회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줄 아는 김피디는 오죽 답답했을까? 결국 김피디는 빵꾸똥꾸를 못쓰게하고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모두다 침묵하고 있는 이 사회에 그들을 대신하여 말할 수 있는 정의의 사도를 내려보냈다. 이름하여 항의황



그런데 필자는 여기서 많이 엉뚱한 논리를 밀고나아보겠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왜 하필 김피디가 이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용감한 인물로 왜 황정음을 선택했는가가 주의있게 볼 점인 것 같다. 물론 지붕뚫고 하이킥의 캐릭터를 보면 해리 다음으로 거침없는 인물이 황정음이긴하다. 어쩌면 기성세대 혹은 이미 기성세대화 되어가고 있는 다른 똑똑한(?) 젊은이들과 달리 두려움이 없는 인물이라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꼭 그럴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황정음밖에 없는 건 아니다. 늘 언제나 광수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했던 외국인 줄리엔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고, 김병욱피디와 비슷한 또래인 보석도 있고, 늘 언제나 빵꾸똥꾸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몸소 보여줬던 해리도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캐릭터 중에, 지금 현실에 대해서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인물은 왜 정음인가?


지붕킥을 보시는 분은 알다시피, 정음은 88만원 세대라는 오명하에, 시대인식이 전혀 없다(?)는 비판까지 받는 현재 20대를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출신 대학은 서운대.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80~90%이 속해있는 집단이지만, 언론에서는 항상 이지훈같은 상위 1%만 조명된터라 가장 많은 출신성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제대로 마이너 취급받고 있다.
그런데 현재 세상은 이런 황정음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하다. 4년 내내 대학을 나왔는데도 취업은 커녕, 비정규직과 인턴을 전전하고 있다. 취업은 안돼 미치겠는데 대학들은 매년 등록금 올리기 바쁘다. 일부 대학생들은 그래도 총장님과 대통령님께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한다. 뭐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나라 대학은 등록금이 너무 싸"

기성세대들의 그들에 대한 반응은 대체적으로 불쌍해이긴 하다만, 누구하나 그들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은 없어보이는듯하다. 일부 386세대들은 너무나도 조용한 지금 20대들을 조롱하기까지한다. 황당하고 억울하기도하다만, 따지고보면 그분들의 말이 맞다. 20대의 문제는 20대가 알아서 해결해야하는데 그저 지금 20대가 하고 있는 일은 기성세대가 우리를 불쌍히 여기어 알아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는거 오로지 바늘구멍보다 더 어려운 취업을 위해서 그저 영어단어만 열심히 외우고 있는 거 뿐이니 말이다.

그래도 그나마 기성세대들 중에서도 지금 88만원 세대에 대해서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김병욱 피디는 일부 20대 된장녀들이 강력히 선호한다는 집안좋은 훈남의사 이지훈을 청순가련녀 신세경을 제치고, 황정음에게 하사한다. 하지만 김피디는 여기서 취집으로 끝나지않고 자립적이고,성실한 인물로 변할 것을 요청한다. 그래서 황정음은 드디어 열공모드에 들어갔고, 졸업을 며칠 앞둔 지금 이제야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보겠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리 황정음들이 이제와서야 뭘 해보겠다고 발버둥쳐도 힘든게 현실이다. 왜나하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있다고 그들이 노력했던 것 그 이상으로 그들보다 학벌도 좋고 머리도 좋고 집안환경도 좋고 무엇보다도 입학과 동시에 자신의 목표를 차근차근 준비해온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나는 달린다고 해도 이미 그걸 낚아가는 사람이 있으면 게임 오버다. 이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신자유주의다. 괜찮은 일자리는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모든 대학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공부만 한다고 해도, 결국 잘난 사람들이 그걸 가져가고 나머지는 도태되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물론 모든 20대들이 다들 열심히 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되는 사람은 이미 그 목표를 향해 한발자국씩 다가가고 있다는게 문제지.



결국 지금 20대들에게 둘려쌓인 문제는 젊은이들에게 잔인한 현실에 혼자 분을 삭인다고, 그래도 열심히 하면 나만은 좋은 일자리를 얻겠지하면서 묵묵히 공부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룰을 잘 알고 있는 소수의 엘리트들은 이런 상황에 그저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다. 어떤 환경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그들은, 이런 룰이 가속화될 수록 그들에게는 더 큰 이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 밑의 20대들도 그들과 함께 조용히 있을 뿐이다. 정작 이 시대의 최고 불운아들이 아무리 등록금이 오른다고해도 피터지게 알바를 해서 돈을 벌든지 대출을 받든지 해서든 아무말없이 학비를 꼬박 내주고, 또한 총학선거율이 50%가 될까말까한 형국에 어떤 총장님과 이사장님이 대학생들을 두려워할까? 자꾸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줄어들어가는데 모두다 그 줄어든 자리마저도 주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선거날에도 투표안하고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고 있는데 어떤 정치인이  20대들이 간절히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줄려고 혼신의 힘을 다할까?



어찌보면 김병욱 피디가 황정음을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정의를 지키는 항의황을 만든 것도, 지금 현실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20대들 뿐이고, 또 그래야 하는 세대가 20대라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지도 모른다. 알다시피 김병욱 피디가 속해있던 선배들은 직접 짱돌을 들고 거리에 나서서 몸소 독재정권에 항의했던 사람들이다. 평화적인 등록금 항의 집회 참석은 커녕,지금 사회가 어찌 돌아가는지, 표정과 하는 행동만 봐서는 도저히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자기자신들에게 닥친 잘못된 일도 꾹 참고있는 지금 20대들에게 황정음같이 바바리맨을 물리치고 구청장님께 cctv때문에 사과를 받고, 386선배들처럼 거리에 나서서 최루탄 좀 맞아보라는 건 아예 기대도 하지말아야할 무리한 부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수단이 구청장님께 직접 항의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6월 2일이다. 보통 사람들은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그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듯 하는데, 우리 집 앞에 cctv를 설치해주는 건 구청의 관할이고, 연말이 되면 멀쩡한 보도블럭 교체하는 것도 구나 시에서 하는 사업이고, 실제 우리 피부에 와닿는 행정을 관할하는 사람들은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뽑는다. 다행히도 이번 지방선거에는 일부 몇몇 총학들이 이번 지방자치단체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대학생들을 위한 공약을 해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고, 누구보다도 대학생의 문제를 잘 알고있을법한(?) 대학생 후보들도 출마를 한단다. 뭐 이번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20대 시의원 나온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 20대들의 목소리를 누구보다도 속시원하게 대변해 줄 수 있는 황의황 몇명도 필요하지 않을까?
필자는 누가 뭐라그래도 작년 10월 28일 재보궐선거 당시 긴 줄을 서면서까지 투표에 대한 열의를 보이던 수원 성균관대 학생들(그것도 이공계생들)에게서 드디어 20대가 변했구나하는 희망을 얻었다. 물론 그들이 머리가 잘돌아가는 명문대학생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 지방선거의 돌풍의 핵이 우리 20대, 88만원 세대가 되었음하는 바람이다. 필자또한 지지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에, 우리 20대들이 정당보다도, 지식인답게 공약을 보고, 20대를 위하는 시의원,구의원을 넘어서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았으면 한다. 만약 이번 지방자치단체선거에도 앞으로 있을 총선, 대선에서도 예전과 변함없는 20대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전히 여론은 역시 그러면 그렇지 너네들은 아직 멀었어라면서 혀나 끌끌 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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