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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더 웹툰 예고살인. 죄의식만큼이나 숨 막히게 조여 오는 창작의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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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은 웹툰의 내용대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작년 국내 개봉한 영화 <더 레이븐>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더 웹툰 예고살인> 속 살인들은 모방 범죄가 아닌, 포털 사이트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되기 직전, 지윤(이시영 분)의 상상 속에 있던 이야기였다. 도대체 어떻게 연재가 되기 이전 웹툰과 똑같은 살인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일까? 





영화와 웹툰의 만남.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웹툰이 영화화된 사례는 꽤 많았지만, <더 웹툰 예고 살인>은 웹툰 원작 영화를 넘어, 웹툰을 소재로, 실사와 웹툰 이미지를 오가는 효과적이고도 신선한 공포 이미지를 제시한다. 


전작 공포 웹툰 <광기의 역사>가 빅히트를 기록하며, 네티즌 사이에서 교주로 선망 받는 지윤. 하지만 그녀는 다음 차기작 창작에 대한 부담으로 매일 환영을 보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고 있다. 현실과 웹툰 속 환상을 혼동하는 지윤에게 정신과 의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가 루이스 캐럴이 앓던 병 ‘앨리스 증후군’이라 명명한다. 





지윤의 작품을 담당하던 포털사이트 웹툰 편집장 서미숙의 끔찍한 죽음으로 시작한 영화는  마지막까지 쉽게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무서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지윤이 편집장에게 보낸 웹툰 장면 그대로 똑같이 죽어있었던 편집장. 게다가 지윤은 편집장이 그토록 숨기고 싶어 했던 어린 시절까지 웹툰으로 그려내었다. 편집장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는 도중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한 형사 기철(엄기준 분)은 지윤을 추궁하고, 또다시 웹툰 내용대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지윤은 혼란에 빠진다. 


지윤의 웹툰 대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 중 놀라운 진실은 희생자 모두 누군가를 죽이거나 죽음을 방조한 과거가 있었다는 점이다. 연이어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지윤은 웹툰 속 이야기는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의 메일을 통해 전달된 이야기라고 실토한다. 





유명한 웹툰 작가가 되고 싶었던 지윤. 하지만 불행히도 그녀에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웹툰을 만들 재능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 지윤은 남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으로 둔갑시키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허락도 없이 남의 작품을 도용한 지윤의 범죄 행위는 예기치 못한 큰 파국으로 향한다. 


<더 레이븐>으로 시작했다가, 천재의 타고난 능력을 질투한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까지 연상시키는 지윤은 언제나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켜야하는 압박에 시달려야하는 창작자의 고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창작의 고통과 더불어 <더 웹툰 살인사건>의 숨을 조여 오는 것은, 과거 저지른 악행에 둘러싼 희생자들의 죄의식이다. 지윤은 원혼이 저지른 살인이라고 했으나, 그들을 죽인 것은 원혼이 아닌 희생자 그들 자신이었다.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외면하고, 타인이 피땀 흘려 만든 작품을 강탈하는 사람이 귀신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 아무리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해도, 남의 가슴에 대못 박으며 죄를 짓고 살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공포 영화다. 6월 27일 개봉. 


한 줄 평: 창작의 고통과 죄의식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공포. 연기, 복싱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은 이시영 대다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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