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축된 극장가에 개봉 7일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하며 다시 한번 셀린 시아마 감독의 남다른 파워와 여성영화의 힘을 보여준 <워터 릴리스>(2007)의 프랑스 원제가 <문어의 탄생>임이 알려지며 SNS를 통해 끊임없이 회자가 되고 있다.
생애 처음 사랑에 빠져들고, 사랑에 뛰어드는 세 소녀 마리, 플로리안, 안나의 감각적이고 센세이셔널한 성장 드라마 <워터 릴리스>는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Water Lilies>, 즉, 수련을 뜻하는 영문 제목으로 개봉했지만, 프랑스에서 <La Naissance Des Pieuvres, 문어의 탄생>이라는 제목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문어는 집념이 강한 사람들을 비유할 때 쓰이며, 제목처럼 물 위에서는 한없이 아름다운 표정과 몸짓으로 사람들을 매혹하지만, 수면 아래에서 치열하게 움직이는 플로리안과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의 움직임들은 한 마리의 문어를 연상시킨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싱크로나이즈드는 100% 여성 스포츠이기에 여성성을 촉발시킨다. 소녀들은 한 주에 15시간씩 트레이닝하고, 엄청나게 특화된 신체 조건을 갖춰야 한다. 많은 노력은 수면 아래에 가려져야만 하는 것이 요구되는 스포츠이다.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은 표정으로 계속 미소를 지어야 하는 게 필수적이다”라며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의 고뇌에 대해 의견을 표한 바 있다. 이는 스포츠로 비유되기도 하지만 마치, 사람들이 원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 치는 여성들의 모습을 상징해내기도 하며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 때문에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수면 아래 감춰졌던 선수들의 세계를 ‘문어의 탄생’으로 비유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제목 센스에 극찬을 보내고 있다. “워터릴리스 보고 나니 나도 풍덩 빠지고 싶었다. 생동하는 문어의 탄생”(@hxnzxx_******), “프랑스 원제는 ‘문어의 탄생’이구나. 영화를 보고 나니까 원제가 훨씬 더 와닿네”(@1950_1983_****), “원제는 문어의 탄생. 스스로를 검열해왔던 소녀가 소유욕의 주체가 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싱크로나이즈드가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물밑에서 발버둥 치는 여성을 상징한다는 평에도 동감한다.”(@dirtyl****), “힘은 세지만 몸은 말라야 하고, 미소를 유지하며 공연하는 동안 수면 아래 다리를 쉴 새 없이 움직인다”(@teeumw****) 등 SNS를 통해 제목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공유되고 있다.
이처럼 원제에 대한 비하인드까지 다채로운 해석과 재미로 위축된 극장가에 꾸준한 활기를 더하고 있는 <워터 릴리스>는 개봉 3주차에도 관객들의 식지 않는 뜨거운 호평에 힘입어 극장가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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