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아의 비디오 일기>, <두번째 사랑>, <동두천> 을 연출했던 김진아 감독의 VR신작 <소요산>이 제 78 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VR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모든 공식 부문을 통틀어 유일하게 선정된 한국 작품이다.
베니스 영화제는 지난 2017년 세계 3대 영화제로는 최초로 가상현실 공식경쟁 부문 (Venice VR)을 신설하고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차세대 영상산업에 주력해 왔다. 2020년 팬데믹 상황 이후 Venice VR경쟁 부문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의Venice VR Expanded로 확장했다.
특히 올해는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하여 베니스의 실제 공간을 가상공간으로 만들어 관객과 영화인들이 메타버스 베니스에서 아바타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을 메타버스 기술로 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베니스 영화제의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로그인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온라인 전시관은 물론, 오프라인의 상영관 역시 베니스 한 도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판데믹을 고려하여 주로 야외에 설치된 오프라인 상영관은 베니스 광장은 물론 베를린, 파리, 토리노, 암스테르담, 포트랜드의 다섯 도시의 미술관에 준비되었다.
한편 2009년 한국여성감독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던 김진아 감독의 전작 <동두천>은 2017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Best VR Story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테살로니키, 보고타 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Best VR 상을 휩쓸었고 미국 필름메이커 매거진에 의해 2017년 최고의 가상현실영화로 선정된 바 있다. 김진아 감독의 신작 <소요산>은 <동두천>에 이은 김진아 감독의 미군 위안부* VR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이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 VR경쟁부문에서 선보일 2부 <소요산>은, 미군 위안부 여성들을 감금하고 치료했던 “몽키 하우스”라는 수용소에 초점을 맞춘다. 몽키 하우스는 1970년대 초, 성병에 감염되었다고 추정되는 기지촌 여성들을 고립시키고 치료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미군의 의약기술과 인력으로 운용한 낙검자 수용소의 별칭이다.
<소요산>은 기존 2D 영상물과 달리 주체화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VR 매체의 새로운 속성을 활용하여 정치적 이슈를 감각적 경험의 세계로 이끈 새로운 형식의 VR영화다. 이번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본편 <소요산>의 상영과 더불어 낙검자 수용소를 경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VR 챗의 아이디를 가진 관객은 누구나 무료로 메타버스 수용소를 경험하고 아바타로 제작진을 만날 수 있지만, <소요산> 본편 영화의 관람은 베니스 영화제의 유료관객만 가능하다. <소요산> VR 경쟁부문 초청으로 더욱 주목 받는 베니스 영화제는 오는 9월 1일 개막하여 온라인 관람은 19일까지 가능하다.
*참고: 미군 위안부란 주한미군기지 주변의 기지촌에서 한국 정부의 주도하에 미군을 상대해야했던 성 노동자 여성들을 뜻한다. “위안부”라는 용어는 전통적으로 세계 2차대전시 일본 제국군을 상대했던 성노예 여성을 부르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 용어는 국가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외국군을 상대하는 강요적 매춘을 통틀어 칭하는 용어로 점차 상용화되고 있다. 2018년 서울 고등 법원은 기지촌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며 배상을 촉구했으며 판결문에서 미군 위안부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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