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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MBC 연예대상보다 빛났던 유재석의 통쾌한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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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누가' 연예대상을 탈지 뻔히 예측가능했던 '2011년 MBC 연예대상'입니다. 거기에다가 올해부터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에 대상을 주겠다고 하여 시작 전부터 강한 쐐기를 박아 놓기도 하였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영예'의 대상은 <우리들의 일밤-나는가수다>로 돌아갔습니다. 분명 예상했던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뚜껑을 열다보니 참으로 허탈하더군요. 

<나는가수다> 화제도만 보면 올 한해 최고 히트작이긴 합니다. 3년 내내 부진의 늪을 빠지지 못했던 일밤을 구원한 것은 물론, <나는가수다> 이름을 빌린 여러 인기 프로그램이 쏙쏙들이 등장하였고, 패러디물과 <나가수> 출연 가수들이 MBC 예능국의 큰 활력소로 작용하였으니까요. 또한 아이돌 위주 가요계에 가창력있는 가수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니, 그 부분은 높게 평가할 만 합니다. 

하지만 '화제도'만으로 과연 진정한 최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박수받을 수 있었을까요? 만약에 <나는가수다>가 임재범이 '여러분'으로 히트를 친 그 이후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나갔다면, 당연한 수상으로 받아들일 법도 합니다. 하지만 표면적인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도 면에서도 <나는가수다>는 하락되고 정체되어왔습니다. 시청자들의 관심도 많았지만, 논란과 비판 여론 또한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떤 면에서 <나는가수다>만큼 가수들의 선별에서부터 탈락까지 말도 많고 보는 이들을 피로하게 하는 진정한 '길티플레저'도 없을 듯도 합니다. 다만 '가요계의 숨은 진주'를 발굴한다는 기획의도가 좋기 때문에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고,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게하는 것이죠. 

그러나 MBC는 한번도 동시간대 경쟁자 <1박2일>을 이긴 적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음원 수입은 물론, 갖은 화제를 올려준 고마운 <나는가수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막강한 대상 후보인 <무한도전>이 걸렸는지(?)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유재석에게 최우수상을 안겨주었습니다. 반면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정준하는 박명수와 함께 베스트 커플상에 만족해야했고, '미존개오' 정형돈은 무관으로 남아 MBC 내 이름 좀 있다는 버라이어티 출연진들이 개근상 마냥 골고루 상을 받는 가운데도  동원된 박수부대처럼 열심히 박수만 쳐야만했습니다.

 
 

아마 여러 예능인과 PD들에게도 (열심히 밀어주면)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싶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3년 연속 유재석 대상 수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게다가 <무한도전>은 몇 년 전 프로그램 전체가 '대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시청자들 또한 매년 <무한도전>이 연예대상을 휩쓸고, 유재석이 연이어 대상을 받는 풍경은 원하지 않습니다. 매번 대상 받다가 최우수상을 받아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다른 이들에게 미안해하고 이 기쁨을 함께 고생한 이들에게 돌리고자하는 유재석의 겸손한 성격상 그 또한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슬프게도 MBC 내에서도 <무한도전>과 유재석을 넘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예능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아무리 <나는가수다>가 전국민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수많은 논란을 야기했다고 해도, 7년 관록을 자랑함에도 매회 새로운 아이템을 쏟아내는 <무한도전>과 유재석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툭하면 경고장을 날리고, 위대하신 사장님이 애써 외면한다고해도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상이라는 것은 무릇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받아야함이 마땅합니다. 허나 이미 공정성과 객관성은 안드로메다로 날려보낸 듯한 집안 잔치에서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나는가수다>에 대상의 영예를 안겨주고 ,떼거지 우정상까지 만들어 <세바퀴>의 위상을 올려주려는 것에 이런 저런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처음부터 아예 공정성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분야 별로 나눠 수많은 상을 남발하고, 가수와 배우들에 밀려 예능인들을 홀대하고 끝까지 봐주신 시청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기는 허울좋은 연예대상이 되어버릴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비록 '2011년 연예대상'에서는 사장님에게조차도 대놓고 홀대받았다고 하나, 사실상 MBC를 대표하는 예능 거탑 <무한도전>은 단순히 사내 체육대회를 마치고 골고루 나눠주는 '참여상'에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감히 우러러 볼 수도 없고 무조건 "예이" 하면서 복종해야하는 위대하신 방통위 높으신 어르신들까지 웃음을 드리고자하는 경지에 서고자 합니다. 애써 외면하고 가리려고 해도 형광등 100개보다 자체발광 빛나는 프로그램과 예능인의 가치만 여실히 확인한 울트라 그레이트  연예대상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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