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전망대

하이킥3보다 주목받는 카메오 정보석의 바보연기

반응형




하이킥 시리즈만의 묘미가 있다면, 단연 카메오 출연이 아닐까요. 특히나 하이킥 전작 시리즈 출연진들이 과거 자신들의 캐릭터와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 주는 깨알같은 재미란, 하이킥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짜릿한 순간이지요. 

물론 특급 카메오를 출연했을 때 모두다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시청자들이 몰입하고 있는 인물 설정에 찬 물을 깨는 듯한 뜬금없는 출연과 같은 경우에는 차라리 안나오느만 못했다는 반응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유독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에서 출연하는 카메오들은 전편 카메오들과는 다르게 뜬금없거나 이질감이 거의 없어요. 워낙 전작들과 다르게 시청자들의 반응도 몰입도도 예전만 못한 <하이킥3>이기 때문에 그 때 하이킥3을 본 시청자빼곤 카메오로 나온지도 몰랐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기도 하구요. 허나 하이킥 전작. 특히 <지붕뚫고 하이킥>에 등장했던 인물이 또다시 <하이킥3>에 등장했을 때는 반응이 급속도로 바뀝니다. 이 때는 잠시 <하이킥3>를 멀리했던 시청자들도 다시 급관심을 가지게 되지요. 

 


지난 <지붕킥>에서 지옥에서 돌아온(?) 식모 신세경에 이어 다시 <하이킥3>에 특별 출연한 정보석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점만큼 작은 좌뇌때문에 젠틀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자기 나이 계산도 안되고, 제곱을 7과 2분의 1로 읽어내는 독특한 바보.  과연 정보석 아니면 누가 이 식상하다 싶은 바보 연기를 실감나게 소화해낼까 싶기도 하구요. 

근엄한 아버지에서 <하이킥 시리즈>를 통해 야동 순재. 고집불통 코믹 노인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이순재처럼, <지붕뚫고 하이킥>은 그저 멋있기만 한 정보석을 둘러싼 고정관념을 확 바꾸어놓은 작품이기도 하지요.  그 이전까지는 가끔 주인공으로 대적되는 악역으로 출연했다고하나, 매력적이다 싶을 정도로 고상했던 것과 차원이 다르게, <지붕킥>을 통해 얄밉지만 측은한 마음이 들게하는 무능한 가장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으니까요.

그 이후로 대한민국 악역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던 <자이언트> 조필연과는 정반대인 <내 마음이 들리니>의 바보 아버지까지. 그리고 다시 <하이킥3>에 재귀환한 정보석은 시트콤에 어울리는 코믹연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영예롭게 물러났습니다. 
다시 등장한 보사마의 귀환에 네티즌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어떤 이는 정보석이 나오니 <하이킥> 특유의 재미와 매력이 되살아났다면서 반가워하기도 할 정도니까요.  

 


신세경, 정보석 등 아이러니하게도 전편의 출연진들이 다시 얼굴을 내밀었을 때 더 큰 화제를 뿜어내는 <하이킥3>입니다. <지붕킥>을 연상케하면서 더욱 복잡해지고 애뜻한 러브라인은 지난 시즌에 비해서 한층 강화되었다고하나, 시트콤 특유의 웃음이나 시사 풍자성은 지난 편에 비해서 많이 약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나 <하이킥> 정준하, <지붕킥> 정보석에 이어 무능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중년 캐릭터를 맡아 기대를 모았던 <하이킥3>의 안내상은 초반 밉상으로 찍힌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계속 하이킥 언저리에만 머물고 있으니까요. 

비록 <지붕킥>이 석연치 않은 엔딩으로 많은 사람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그래도 방영 내내 시청자들의 열띤 성원을 받으며 인기리에 종영할 수 있었던 것은 청춘들의 사랑이야기 못지 않게, 이순재, 정보석, 진지희 등 여러 세대가 빚어내는 웃음과 통쾌한 풍자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줬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하이킥3>도 젊은 출연진들의 복잡한 러브라인을 풀어냄과 동시에 웃음을 위한 에피소드가 동시에 풀어놓긴 하지만, 오직 러브라인을 위한 병풍으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가끔 <하이킥3>를 볼 때마다, 시트콤인지 아님 본격 멜로인지 헤갈릴 때도 있습니다. 그것도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하기보다 억지스럽고도 작위적 설정들이 <하이킥3>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에 비해 한 회 카메오일 뿐인데 자신의 분량에서는 확실히 웃겨주면서 옆에 있는 출연진도 살려주는 시트콤 연기를 구사하는 정보석이 지난 84회동안 고정출연한 연기자들보다 재밌고 몰입이 잘된다는 점은 단순히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네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