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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해를 품은 달 기억상실에서 돌아온 한가인의 무서운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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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를 품은 달>의 연우가 자신의 옛 기억을 되찾고 되고, 그동안 축 늘어졌던 전개도 다소 탄력이 붙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어린 시절 자신들을 억지로 떼어놓았던 어른들의 또다른 야비한 음모로 훤(김수현 분)과 연우가 잠시나마 헤어지는 고통을 겪게되고, 어떻게든 연우를 살리려고 드디어 대왕대비마마(김영애 분)에게 칼날을 겨누는 장무녀(전미선 분)의 열연까지 곁들인 폭풍같은 전개로 다시 한번 시들었던 극에 흥미를 주고 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여주인공의 기억 회복과 "축 늘어졌던 드라마가 혼령받이로 흥미진진한 반전을 안겨줬다"라는 호평보다 기쁜 것은, 바로 좀처럼 늘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한가인의 연기력에 희망이 보인다는 거지요. 

 



한가인의 등장과 더불어, 드라마 내용보다 한가인의 연기력에 대한 불만이 더 거셌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만큼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는 방증이고, 또 워낙 원작의 성인 '연우'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드라마 '연우'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기에 더 큰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고도 볼 수 있기도 하구요.


그러나 기억 회복과 더불어 그간 부담스럽기만한 눈빛에 힘도 한층 덜어내면서 향후 만만치 않은 반격을 예상케하는 연우의 의미심장한 표정. 그제서야 연우라는 인물과 진정으로 한 몸이 되어버린 한가인을 보고, 그동안 욕먹어가면서 기억상실의 진수가 무엇인기 보여주기 위해 어눌한 척 하였던 것일까 싶을 의문이 들 정도로 엉엉 울면서 막 기억 을 되새기기 시작한 연우를 실감나게 그려내는 한가인은 합격점이었습니다. 

 




물론 그냥 듣기만 해도 눈물이 뚝뚝 흘려지는, 과거 끔찍했던 비극을 떠올리며 오열하는, 장면 하나만을 보고  그동안 여주인공으로 다소 부족했던 연기가 완벽하게 좋아졌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지요. 그러나 14회 마지막 폭풍 오열 장면과 향후 심상치 않은 반전을 예고케하는 비장한 표정만으로 그동안 사극톤으로 부적절했던 발성톤과 목소리, 무뚝뚝한 표정 등 한가인의 연기를 질타했던 시청자들로부터 간만에 큰 칭찬을 받게 되었고,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조성케 하였으니까요. 


연기 경력은 10년 차라고 하나, 사극 연기는 초보인 한가인이 회가 거듭할 수록 사극의 연기의 감을 터득해서 자연스레 좋아졌다는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가인이 원작과는 전혀 다른 기억 상실증에 걸린 '월'의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과거 사랑했던 연인이었지만 새로 연모하는 마음이 싹튼 연우를 섬세하게 표현하지 못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이쯤 되면 차라리 원작처럼 기억을 잃어버린 연우가 아니라, 기억을 잃어버린 척 하는 연우였더라면 더 실감나고 재미있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자칫 막장 복수극으로 치닫을 위험이 있고, 그 또한 요즘들어 기억 상실 못지 않게 종종 쓰여지는 히든카드이긴 하지만 아예 모든 기억을 잃어버려 시종일관 멀뚱멀뚱 눈만 동그랗게 뜨는 어눌한 무녀보다는, 치밀한 계획 하에 일부로 "나는 걍 무녀 월일 뿐이요." 하면서 자신의 억울한 죽임과 관련된 사건을 스스로 파헤치고, 다시 한번 '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당당한 '연우'가 한가인에게는 훨 잘 어울렸을 것 같기도 하거든요. 

 



어찌되었든 연우는 다시 옛 기억을 회복했고, 덩달아 한가인도 난생처음으로 연기력으로 칭찬받는 겹경사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뭐니해도 한가인의 연기가 조금씩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향후 한가인이 연기하는 '연우'에게도 드디어 몰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는 것이 더할 나위없이 기쁠 뿐입니다.


달이 해를 가리는 드라마 제목과도 연관되어있는 의미심장한 시각, 자신의 과거인 김유정의 연우와 맞딱뜨리면서 "그 소녀는 다시 울지않을 것이다."면서 굳건히 다짐한 한가인의 연우. 그래서 향후 그녀가 안겨다 줄 심상치 않은 반격이더욱 무섭게 다가옵니다. 과거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관했던 어두운  기억상실에서 완벽히 회복된 만큼 이제는 김유정의 잔재가 남아있는 연우가 아닌 한가인표 연우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여배우로 우뚝 솟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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