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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샐러리맨 초한지 이범수 모두를 감쪽같이 속인 코믹 반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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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이 막바지에 치닫을 수록 <샐러리맨 초한지>를 향한 인기가 갈수록 뜨겁습니다. 
<샐러리맨 초한지>와 동시간대 맞붙는 <빛과 그림자> 또한 결코 만만치 않은 비교적 웰메이드 드라마이기 때문에 차라리 두 드라마가 동시에 붙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의외로 힘든 싸움을 딛고 <샐러리맨 초한지>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대사, 그리고 뉴스에 나오지 않은 해고 실업자의 비애와 사내 성추행 문제 등 의미심장한 설정도 드라마 인기의 큰 견인차가 아닐까 싶어요. 아 그리고 회가 지날 수록 탄력이 붙은 막강한 뒷심도 한 몫하구요. 

혹시 예전에 <자이언트> 드라마를 즐겨보신 분들이라면 <샐러리맨 초한지> 또한 그리 낯설지만은 않으실거에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자이언트> 연출진과 작가와 의기투합해, <자이언트> 일등공신 이범수, 이덕화, 김서형, 이기영이 총집함하여 일구어낸 드라마가 바로 <샐러리맨 초한지> 이거든요. 세계적인 명작 초한지의 주요 인물 이름을 그대로 따와, 샐러리맨 세계에 그대로 적용시킨다는 것부터가 흥미를 유발케 하기도 했구요. 

거기에다가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연출, 작가의 필력, 은밀하지만 통쾌한 사회 풍자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으니  시청률과 관심이 날로 늘어나는게 당연할 뿐이죠. 그리고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 수록, 초반에 비해서 점점 명연기자들의 숨겨진 진가가 드러나니 이전보다 더 몰입되기도 하구요. 

초반에는 확실히 망가진 정려원, 그리고 우월한 미모를 가진 홍수현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샐러리맨 초한지>였다면, 지금은 천하그룹 진시황을 죽이고 불법으로 회사를 차지한 희대의 악녀 모가비(김서형 분)과 유방과 여치의 불꽃튀는 싸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가비에게 대항하는 유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네요. 희대의 악녀 모가비와 맞붙기 위해서 팽성실업 근로자 전원과 여치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도 모자랄 판에 도박장과 룸살롱을 오가며 사치와 향락만 벌이고 있어요. 거기에다가 항우(정겨운 분)이 유방이 설립한 팽성실업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 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마구마구 사들이고 있는 와중에 말이죠.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피코트 차림, 치렁치렁한 귀걸이에 완벽한 스모키 메이크업을 완벽히 구사하시어 화려하고 귀티가 철철 넘치는(?) 베르사이유로 180도 변신한 유방님.  역시나 유방의 변신은 자신과 팽성실업을 호시탐탐 노리는 모가비와 항우를 속이기 위한 완벽한 전략이었어요. 

 


하지만 도무지 유방의 의중을 알 수 없는 백여치(정려원 분)은 어리둥절 하기만 했죠.  자신이야 애초부터 그렇게 살아왔다다고하나, 유방은 그저 순박하고 착실한 샐러리맨일 뿐이였거든요. 그리고 자신도 모가비에게 회사를 뺏기고 정신차렸는데 정작 가장 믿는 사람인 유방은 술이나 마시고 여자들과 놀아나니 여치로서는 꽤나 속상할 수 밖에 없구요. 

결국 유흥에 빠진 유방을 보다 참다못한 여치는 결국 신나게 놀고있는 유방을 한강으로 끌고 데려가 계속 이렇게 살면 한강에 빠질 거라고 그를 위협까지 했어요. 

허나 의외로 "빠져 죽든 말든 알아서 해라"라고 매정하게 말한 뒤 뒤돌아선 유방. 하지만 정작 속 마음은 그러지 못하니, 얼마 안 돼  "아직 때가 안 됐는데, 이쯤에서 밝혀야 되나..."라고 혼잣말한 뒤 여치에게 다시 돌아갈려는 찰나. 어머나 백여치가 어디갔는지 사라졌어요. 

여치가 자신의 매정한 말에 충격받아 그녀가 홧김에 한강에 빠진 줄 알고 눈물을 흘리며 한강에 들어가려는 유방. 그러나 여치는 차에 가느라 자리를 비웠을 뿐이고, 되레 자신에게 미안하다며 한강에 빠지려는 유방을 보고 달려가 그를 말리고 마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자신의 행동이 천하그룹을 되찾기 위한 연극이었음을 밝히고, 서로를 향한 마음을 재확인한 유방과 여치는 서로를 껴앉고 부둥켜 엉엉 울기도 합니다. 

 


이처럼 자신의 편인 여치까지 완벽히 속인 유방. 당연히 그의 적인 모가비와 항우는 유방의 계략에 깜빡 속은 채 회사 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다른 이들만 열나게 경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유방의 전략대로 유방의 팽성실업은 최종 부도 처리 되어 천하그룹에 먹히게 되고 항우는 의기양양하게 팽성실업이 천하그룹으로 합병처리된 것을 공식 발표합니다. 

하지만 정작 팽성실업의 부도를 알리는 사진에는 희안하게 유방이 너무나도 해맑게(?) 활짝 웃고 있네요. 그 사진 속에서 향후 반전을 직감이라고 한듯, 기분나쁘게 웃고 있다고 한 마디 남기는 모가비. 그러나 그녀 또한 이미 여치가 몰래 빼돌린 자료를 빌미로 여치와 유방의 걷잡을 수 없는 반격이 곧 시작이라는 것을 미처 알고 있었을까요.  

 


순박한 청년 유방에서 복수를 위해 날라리 베르사이유로 깜짝 변신에 성공한 이범수.  잠깐 동안이라고 하나, 극과 극의 캐릭터를 연기해야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시청자에게 거부감만 안겨줄 수 있는 꽤나 어려운 변신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코믹, 멜로, 추리극 전방위에 걸쳐 매번 색다른 연기를 보여준 이범수이기 때문에 능수능란하게 능청스러운 코믹연기까지 구사하여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줌과 동시에 그가 맡은 유방까지 격하게 응원하고픈 마음까지 들게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개그맨보다 더 웃기고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하여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하는 배우 이범수와 그에 맞서는 김서형의 명품 연기가 있었기에 더욱 빛났던 <샐러리맨 초한지>. 이제 결말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뻔할 것 같지만 의외의 반전도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게 하는 드라마. 얼마 남지 않은 몇 회동안 막강 뒷심을 발휘하여 <자이언트>에 이은 또 하나의 명품 드라마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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