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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적도의 남자 장일을 옭아매기위한 선우와 수미의 치밀한 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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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에 방영된 <적도의 남자> 10회는 문태주(정호빈 분)을 따라 미국으로 간 김선우에게 있었던 과정과 선우(엄태웅 분)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의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특히나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적도의 남자'의 기원이 어떻게 나왔는지 처음으로 밝힌 의미심장 한 회이기도 하구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눈을 뜨게된 선우가 제일 먼저 본 건, 다름아닌 한지원(이보영 분)이 그에게 준 사진 한 장이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힘든 개안 수술도 버티고 또 버티던 선우니까요. 하지만 막상 그녀 곁으로 다시 찾아간 이후에는 애써 그녀를 모르는 척 일관하는 그입니다. 그 나름대로는 너무 오랜만에 찾아가서, 행여 그녀가 못알아보고 어색해할까봐 배려차원에서 일부로 다른 사람인 척 모르쇠 한다고는 하는데, 그럴 수록 지원과 시청자의 애간장만 녹일 뿐입니다. 





눈을 뜨고 난 이후, 이를 악물고 공부에 전념한 선우. 미국 유명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위받고 곧 지원을 찾아 한국으로 갈 줄 알았는데 웬걸 그가 선택한 것은 적도행이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돌봐주느라 사업에 뒷전인 문회장에게 보답하기 위함도 있겠고, 자신이 무너뜨리고 싶은 이들에게 더욱 당당한 모습으로 맞설 수 있도록 거목으로 성공하고픈 선우의 야망이 그를 험난한 적도의 세계로 이끌었더군요. 


고작 30살 남짓한 신출내기 사업가가 척박한 땅에 오아시스를 개척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탄광 개발 공사를 반대하는 현지인에게 죽을 뻔한 위기도 있었고, 일에만 몰두한 나머지 체력이 딸려 중도 실신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죽을 고비도 넘겼던 김선우는 당당히 자신의 힘으로 탄광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냈고, 이제 그는 자타공인 독종이라 불리는 전도유망한 사업가 데이빗 김이라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렇게 금의환향 돌아온 김선우. 그러나 그는 가장 믿을만한 금줄(박효준 분)을 제외하곤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기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여인인 지원에게는 나중에 더 서프라이즈하게 감동시키려고 일부로 야박하게 굴 수도 있어요. 오늘날 엄포스를 만든 <부활>에서 한지민에게 그랬듯이, 엄태웅은 다시 찾아온 여인에게 늘 그런 식으로 대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지원과는 반대로 자신의 뒤통수를 내려친 이장일(이준혁 분)에게는 여전히 시각장애인 김선우로 위장하여 다가갑니다. 굳이 왜 장일에게 아직도 안보이는 척 가장할까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런데 어제 방송분에서 장일의 수사에 도움을 주는 참고인 데이빗 김으로 출석한 선우를 보고 어느정도 고개가 끄덕이더군요. 그래요 선우는 문회장이 당부한대로 자신이 입김만 불어도 우수수 무너뜨리는 강한 바람이 되기로 결심한 사나이니까요. 


가뜩이나 선우가 다시 돌아와 심란한 장일. 거기에다가 선우와 비슷한 시기에 유명한 아티스트로 다시 그의 곁으로 찾아온 최수미(임정은 분)은 껄끄러움 그 자체입니다. 가뜩이나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장일에게는 짜증과 공포를 유발케하는 두 사람 아닙니까. 거기에다가 장일이 그토록 감추고픈 비밀을 알고있는듯한 수미는 부담을 넘어 선우보다 더 두렵기만 한 대상입니다. 





수미가 귀국 기념 전시회를 진노식 회장 일가 갤러리에서 열게되었을 때, 유일하게 장일에게만 초대장을 보냈을 때 단지 장일에게 미련이 남아서 보낸 줄만 알았습니다. 처음 장일을 만났을 때부터 미국유학 가기 전까지 그리 장일에게 집착증세를 보인 수미니까요. 


허나 어제 10회를 보니, 수미가 기어코 장일을 자신의 갤러리로 끌어들인 이유는 따로 있는 듯합니다. 물론 그 역시나 장일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고픈 수미의 욕심에 비롯된 계획이지요. 이제 아티스트로 성공을 거둔 수미의 지상최대 목표는 장일의 여자가 되는 것이니까요. 거기에다가 수미는 선우의 점자 해독을 통해 그날 장일과 선우 간의 일어난 끔찍한 사건을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습니다. 유독 그녀에게만 차가운 장일의 마음을 자신에게 향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미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장일의 약점은 없지요. 





<적도의 남자> 시놉시스에 따르면 수미는 장일과 선우 간의 비극을 알고 있으면서도, 장일을 옮아매기 위해 끝내 선우를 배신하는 설정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선우 개인에게는 장일의 배신에 이어 또다른 치명적인 아픔을 겪게되는 날이 되겠죠. 그러나 수미의 배신이 더더욱 장일을 코너로 몰리는 계기가 되기에 향후 이어질 수미의 장일을 향한 끊임없는 집착은, 선우의 복수에 이어 대부분 등장 인물을 파국으로 이끌어내는 또다른 다크호스로 다가오겠죠. 


하지만 어떻게해서든지 장일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겠다는 수미의 계략과는 달리, 장일의 마음은 여전히 재회한 지원에게 향하고 있고, 이제는 데이빗 김이 되어버린 선우까지 가세하면서 4남녀의 엇갈리는 사각 사랑은 더더욱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듯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장일을 향한 수미의 집착은 날로 거세지고, 자신을 죽도록 사랑하는 두 남자 사이에서 지원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점에 치닫게 될 것이고요.


이렇게 매회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주인공 선우의 복수, 4남녀의 피튀기는 사랑 이외에도 그 때 그 사건으로 자신에게 점점 다가가는 선우와 수미의 동시 접근에 파멸의 길로 접어든 소시오패스 장일의 심경 변화도 눈여겨봐야할 키포 인트아닐까 싶네요. 워낙 세간의 화제를 불러모으는 엄태웅의 강렬한 연기에 묻히는 감이 없진 않지만, 수미의 그림을 보고 깜짝 놀라 10초간 몸부림치며 떨었던 이준혁의 실감나는 공포연기는 향후 배우 이준혁의 존재감을 입증하는 데 큰 이정표가 될 명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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