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에서 그치지 않았던 싸이 성공. 앞으로가 중요한 이유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K-POP 위시한 한류가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나, 이번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미국을 비롯 수많은 지구인들을 들뜨게하고, 고무적인 대박이 또 있을까요. 

미국에서 싸이가 이번에 새로 발표한 '강남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고, 미국 주요 방송인 CNN에서도 보도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과연 정말 싸이가 미국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을까 하는 약간의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싸이의 노래가 미국 시장에서 어필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일 언론에서 대서특필 할 정도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는 지는 미국 내 사이트와 커뮤니티를 쏙쏙들이 들어가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정확히 알 길은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싸이의 미국 내의 인기는 소위 말하는 언론의 '뻥튀기'는 아니였나 봅니다. 얼마전 휴가 차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방문한 싸이는 한 때 박찬호가 활약하던 LA 다저스 홈구장을 찾았는데 장내에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지고 이벤트 화면에 자신이 조명되자 바로 그 자리에서 '강남스타일' 막춤을 추는 팬서비스도 벌였습니다. 미리 LA 다저스 홈구장 측과 짜고 친 이벤트일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유명 인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 아닌가요. 

싸이의 미국 내의 인기가 단순히 신기루가 아니였다고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방증은 유료로 운영하는 미국 아이튠즈 뮤직비디오 차트 1위 기록입니다. 지난 18일 해당 차트에서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 싸이는 바로 얼마 뒤 미국, 캐나다 내 핫 아이콘 저스틴 비버와 한국에서도 상당한 팬을 거느린 마룬5 등 세계적인 팝스타를 제치고 정상에 차지해 놀라움을 과시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한국의 아이돌 스타들이 미국, 유럽 등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다고 하나, 싸이만큼 아이튠즈 M/V 차트에서 정말로 쟁쟁한 팝스타를 제치고 상위권에 랭킹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싸이가 미국에서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간 해외 유튜브를 통해 K-POP이 어느정도 알려진 상황과 빅뱅, 2ne1 등을 통해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의 보이지 않는 서포터도 있었습니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최정상급 아이돌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싸이인터라 혼자만의 영광으로 돌릴 수 없는 이유 입니다.  

그럼에도 YG에 들어가기 이전에도, 들어간 이후에도 늘 혼자서도 잘해왔고, YG 엔터테인먼트의 특별한 조언이나 간섭없이도 알아서 앨범 잘 만들었던 뮤지션 싸이의 성공은 아이돌의 연이은 해외진출 성공으로 격양되어있으나, 실제로는 그리 언론에 알려진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측면이 없지 않은 K-POP의 현주소를 다시끔 돌아보게 합니다. 

그동안 K-POP을 이끈 주역으로 불리던 아이돌은 뮤지션이라는 개념보다 소속사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 움직이는 엔터테이너 성향이 강했습니다. 반면 싸이는 그 역시도 음악성보다 독특한 비주얼, 뮤직비디오, 안무로 유명세를 떨쳤으나 개인이 가진 역량에 의해 자신의 컨셉을 스스로 정하는 면에 늘 대중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왔습니다. 특히나 2001년 데뷔 때부터 다른 가수들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양' 스타일로 중무장한 개성넘치는 컨셉과 음악적으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과는 여러 호불호가 엇갈리곤 하지만 한국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싸이'라는 아이콘을 창조해왔습니다. 

대형 아이돌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마케팅 성공 측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소속사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육성된 아이돌이 아니라 춤추고 노래하는 뮤지션 개념이 강했던 싸이가 연이어 미국 시장 문을 두드리던 쟁쟁한 아이돌을 제치고 미국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은 과정은 단순히 그의 고무적인 미국 내 인기에 박수만 치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싸이 덕분에 한껏 높아진 한국 가요계의 그 이후를 생각해야합니다. 

미국인들이 한국 내에서 발표된 수많은 아이돌 노래를 제치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열광한 것은, '강남스타일'외엔 그 어디에도 없었던 새로운 발상과 독특한 개성입니다. '강남 스타일'이 미국 특유의 B급 코드를 제대로 관통했던 측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음악과 춤으로 수많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울리지 않고서는 결코 벌어질 수 없는 '대형사고'입니다. 

현재 '싸이'의 대성공 이후, 현재 대한민국 가요계에서는 제2의 싸이를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아예 싸이가 새롭게 심사위원으로 합류하는 Mnet <슈퍼스타k4>는 제2의 싸이를 발굴하기 위한 쪽으로 컨셉을 잡은 듯 합니다. 

그러나 지난 17일에 첫 방영한 <슈퍼스타k4>에서 싸이가 지적한 것처럼, 싸이처럼 개성넘치는 뮤지션을 키우기 위해서는 비교적 잘 다듬어진 아이돌 한 그룹을 키우는 것보다 더 많은 공과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하지만 각 개인의 개성을 살리기보다 획일화, 평준화를 지향하는 시스템에서 과연 싸이처럼 수많은 이들의 영혼을 뒤흔들 수 있는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가 출연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싸이의 성공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우리 가요계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고민해야할 심각한 과제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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