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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이승환, 수지 26년 평. 개념 발언의 좋은 예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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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1: 지난 24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TV조선(그 이름도 찬란한 조선일보 계열사) <주말 뉴스 7>은 "대통령 선거와 '정치 영화'"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 <남영동 1985>와 <26년>, <맥코리아>와 <MB의 추억>, <유신의 기억> 등을 좌파 영화로 구분지었다. 


<주말 뉴스 7>은 앵커 멘트를 통해 "대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정치 성향을 띤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하나같이 우파와 보수를 겨냥하는 좌파와 진보 성향의 영화여서 재밌긴 한데, 관객의 영화 선택 다양성을 해치는 게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특히나  "영화판에서도 대선을 코앞에 두고 진보와 좌파 성향의 영화들이 대거 개봉해 보수와 우파를 비난하며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며 때아닌 영화를 통한 대결구도를 조성했다."는 미모의 여성 앵커 멘트가 참으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지난 26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TV조선이 규정지은 대표적인 좌파 영화 <26년>의 VIP 시사회가 열렸다. 한혜진, 진구,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장광 등 좌파 영화임에도 불구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탓에, 한혜진과 함께 기독교 연예인 모임에서 활동하는 유선, 엄지원, 박지은 등을 비롯, 수많은 스타들이 자리를 빛냈다. 심지어 좌파 영화임에도 불구 아이돌 2AM 임슬옹이 출연을 해서 그런지, 역시나 JYP 소속 아이돌인 미쓰에이의 수지와 민, 그리고 SBS <K팝스타>로 이름을 알린 백아연이 영화를 보러왔다. 그리고 <26년> OST까지 참여한 이승환은 시민 투자로 제작된 <26년>의 최대 투자자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다음 날, 미쓰에이 수지가 남긴 <26년> 영화평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잘 알려진대로 수지는 <26년>의 비극의 시초가 일어난 그 장소, 광주 출신이다. 지금은 1980년 5월 18일 일어난 사건을 두고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그 때 광주에서 일어난 일들은 그 외 지역 사람들은 거의 몰랐다. 알았다고 해도 '광주사태'라고 불렸겠지. 


지금은 민주화 운동으로 불리고 있고, 그 때 희생당하신 분들이 열사로 인정받아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광주는 그 때 그 아픔을 똑똑이 기억하고 있다. 비록 그 사건이후 14년 이후 태어난 19살 소녀라고 하나, 소녀는 자신이 살던 고장에서 일어난 비극을 상기하고 있었다. 


"영화 '26년' 꼭 보세요! 지금도 광주에는 그 민주항쟁 때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 때 희생당했던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져보아야겠다" (수지 트위터 발췌)


수지가 영화 <26년> 후기 평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후, 한동안 인터넷은 "수지의 개념발언"이란 명명으로 잠시 화제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지는 이런 좌파영화(?)를 보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하는 유형과 어울리지 않는 청순한 아이돌이었다. 





물론 수지는 29일 개봉을 앞둔 영화 한 편 먼저 보았을 뿐이고, 절친한 동료 임슬옹이 출연한 영화였던 것이고, 그 영화가 이미 법적으로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았던 그 때 그 사건 이후 사건의 주범인 '그 사람'에게 사과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다룬 영화였을 뿐이다. 수지는 '그 사람'을 언급하지 않았고, 영화 속 내용이자 팩트인 '광주 민주화 운동'을 거론하며, 그 때 희생당했던 분들을 경건하게 애도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수지가 남긴 발언은 광주 출신의 용기있는 아이돌의 개념 발언으로 환호 받고 있다. 물론 그 반대로 크게 실망한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아직 미성년자이고, 수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돌인 수지가 '광주 민주화 운동'만 거론했다면, <26년>의 최대 투자자인 이승환은 <26년> 영화 자체와, 그 영화에 거액을 투자한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여 눈길을 끈다. 





흔히들 영화 <26년>, 아니 웹툰 작가 강풀 원작 <26년>을 두고 종북 세력이니, 빨갱이 세력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제 이데올로기가 모호해진 2012년임에도 불구, 여전히 그들은 대한민국의 시간을 <남영동 1985> 그 때로 맞춰놓는다. 그리고 <26년>, <남영동 1985> 같은 영화를 좌파 혹은 빨갱이 영화로 규정짓는다. 그리고 그 영화에 출연했던, 혹은 영화에 투자하거나 감상평을 남기는 연예인은 졸지에 좌파 연예인, 개념 투철한 민주 투사(?????)로 거듭나게 된다. 심지어 이런 영화들이 보수와 우파를 비난하여 다가오는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한다고 걱정까지 하고 있다. 


사실 이런 경우로 뚜껑도 열어보기 전에 이데올로기 식으로 재단해놓는다면, 영화를 영화로 보고 싶은 글쓴이 같은 사람들은 난감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글쓴이는 그 주 개봉하는 대부분의 영화에 관심이 많고 설령 평점이 안좋더라도 화제도가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고싶어 한다


참고로 글쓴이는 <남영동 1985> 개봉한 지난 주 <돈 크라이 마미>도 보았고, <범죄소년>도 봤다. 그리고 <26년>이 개봉하는 이번주는 같은 날 개봉하는 <가디언즈>, <음치클리닉>, <아워 이디엇 브러더>. 시간이 되고 평이 좋다면 <컨빅션>도 볼 예정이다. 


글쓴이가 가지고 있는 사상과 신념을 떠나서(사실 이 글쓴이라는 작자도 정치와 신념에 투철하지 않다. 그저 나의 행복이 최우선이요, 먹고 살기 위한 생계수단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소시민일뿐. ) 글쓴이에게 <26년>은 11월 마지막주 개봉하는 영화 중 하나일 뿐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뤘다고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별2점짜리 영화를 구태어 좋게 포장하여 꼭 보라고 권하고 싶지 않고, 대선에 미칠 수 있는 무서운 영화라 괜찮은 퀄리티임에도 불구 평소보다 엄격하게 비판을 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영화를 영화로 보고 싶을 뿐이다. (이미 원작 만화를 본 사람으로서 그동안 강풀 원작 만화가 영화로 실패한 사례를 많이 본지라,,,,다만 제작비 차원에서 여러 민중이 싸우는 것을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처리한 장면이 있다는데, 그 장면을 어떻게 실사 영화와 성공적으로 이어졌을지가 궁금하다. 한국 영화 사상 새로운 시도다)


먼저 영화 <26년>을 보고 평을 남긴 수지나, 그에 앞서 이런저런 이유로 난항을 겪던 <26년> 제작 투자에 선뜻 나선 이승환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영화 혹은 만화 <26년>을 보고 감동받은 것은, 영화가 담긴 메시지와 내용때문이지, 그들이 사상에 투철한 좌파라서가 아니란 말이다. 


트위터에 광주민주화 운동 희생자의 넋을 기린 수지, 그리고 자신을 '빨갱이'라고 몰아친 그분들에게 논리적 반박으로 맞대응한 이승환. 모두 모 특정 정치인을 비방한 것도, 지지선언 한 것도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투철한 이데올로기나 사상을 드러낸 적도 없고, 그저 연예인이란 직분에 충실한 엔터테이너일뿐이다. 대부분 영화 <26년>에 투자하거나, 기꺼이 보러갈 대다수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승환처럼 원작 만화에 감명을 받은 경우도 있고, 영화 자체를 즐겨 보기 때문에 <26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한혜진, 임슬옹 팬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가는 관객도 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 살길 바랄 뿐인 평범한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자신들이 본 영화, 콘텐츠를 보고 감명받아 광주 민주화 운동을 잊지말자는 글 하나 올리고, 투자에 참여한 것뿐인데 이상하게도 그들의 용기있는 발언과 행동(?)은 영화 <26년>, <남영동1985> 못지 않게 많은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한낱 예쁜 아이돌에 불과했던 수지를 다시 보게 한다. 


지난 유아인 트위터 사건도 그렇지만, 수지와 이승환처럼 역사적 정확한 팩트를 근거로 자신의 소신을 펼칠 줄 아는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부모를 죽인 잘못을 했으니 사과하라는 지극히 소박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꼭 그렇게 이념으로 재단하여 '좌파'라는 대못을 박아놓을 필요가 있을까. 


그나저나, 요즘은 아이돌이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억하고 그 분들의 희생을 기리는 것이 용감한 소신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쪼록 수지가 참으로 예뻐보이는 아침이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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