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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전망대

돌아온 피겨 여왕 김연아 뱀파이어의 키스. 차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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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피겨여왕 김연아가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김연아가 20개월 만에 공식적인 복귀를 선언한  NRW트로피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열린 당일, 러시아 소치에서 2012-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렸다. 하지만 전세계 피겨스케이팅 팬들의 관심은 그랑프리 파이널이 아니라, 국제빙상경기연맹 비공식 대회이자, 보통 B급 대회로 불리는 NRW 트로피 대회에 쏠려 있었다. 김연아가 다시 빙판 위에 올라선다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김연아가 20개월 만에 현역으로 복귀하면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쇼트 '뱀파이어의 키스', 프리 '레 미제마블' 로 알려졌다. 그리고 김연아는 쇼트가 열린 지난 8일 밤(한국 시간) 트와일라잇을 단숨에 좌절시킬 정도로(으응?) 우아한 뱀파이어로 변신해 피겨 여제를 맞아 들떠있는 독일 도르트문트 아이스스포르트젠트룸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우리나라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에게는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과거형 스포츠스타였지만, 국내만 나가도 김연아는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 시대 최고의 피겨스케이터다. 오죽하면 오버 보태어 김연아의 참석 소식만으로 이름만 들어도 즐비한 피겨스케이팅 스타들이 대거 NRW로 몰려들어, NRW는 A급 대회로 승격되고, 정작 그랑프리 파이널은 B급이 되었다는 신빙성있는 유머(?)도 납득이 갈까. 





아무튼 지난 8일은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렸음에도 불구, 전세계 피겨팬들의 관심은 과연 돌아온 피겨 여제 김연아가 어느 정도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는가였다. 비록 세계선수권 등 대회에만 안나왔을 뿐이지, 아이스쇼를 통해 녹슬지 않은 완벽한 피겨 스케이팅 실력과 풍부한 감성을 보여준 김연아는, 20개월 현역 복귀가 무색한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완벽한 연기에 맞게, 점수도 퍼펙트였다. 기술점수(TES) 37.42점과 예술점수(PCS) 34.85점을 받아 72.27점. 이는 김연아가 2006년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뒤 국제대회에서 받은 점수 중 통산 5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나선 현역 복귀 무대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 공백이 믿어지지 않는 훌륭한 성적이었다. 


이로써 김연아는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목표로 잡은 기술점수(TES) 28.00점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체력이나 경기 감각  등 20개월의 공백으로 인해 모 세력으로부터 제기된 우려를 '실력'으로 날린 것도, 김연아가 이룬 쾌거 중 하나다. 


오죽하면 김연아 없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 마오가 우승을 차지해, 온통 아사다 찬양에 열을 올릴 일본 언론도, 이례적으로 "1년 8개월 만에 돌아온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의 쇼트 시즌 최고 점수를 웃돌았다"고 반응할 정도다. 아사다 마오가 기록한 올 시즌 쇼트 최고 점수가 67.95인데 이번 시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섰을 뿐인 김연아가 이를 단숨에 깨트렸으니, 일본도 인정할래 인정할 수 밖에 없다. 





20개월. 약 1년 8개월 만의 복귀임에도 불구, 여전히 변지 않은 실력으로 입증한 김연아는 차원이 다른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최고의 선수다. 제대로 된 빙상장 하나도 없던 이 나라에서 김연아같은 피겨 스케이팅, 아니 빙상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선수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미안하고 가슴이 뭉클하다. 애초 김연아는 쇼트뿐만 아니라 프리도 잘하는  선수이기에, 오늘 밤 열리는 '레 미제마블'도 '뱀파이어 키스' 못지 않게 기대된다. 


하지만 김연아가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적, 기록보다 그저 김연아가 다시 빙판 위에 서서 전 세계 피겨 팬들 앞에서 여전히 훌륭한 스케이팅을 보여줬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오랜 세월동안 김연아을 응원한 팬들은 가슴 설레고 행복하다. 오늘 하루는 우아하고 아름다워 치명적이기까지한 여자 뱀파이어와 달콤한 키스를 나누고 싶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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