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전망대

이상화 올림픽 2연패. 금메달 못지 않게 빛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최고의 스케이터

반응형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은 대한민국이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피겨 스케이팅,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최고의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적의 대회였다. 2010년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까지만 해도, 스피드스케이팅은 육상 단거리와 마찬가지로 동양인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종목으로만 보였다. 하지만 당시 빙속 3총사는 유럽인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당당히 1위를 거머쥐며,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와 함께 동계 스포츠의 저변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그리고 4년 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그들은 나란히 다시 빙판 위에 서게 되었고, 이 중 이상화 선수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큰 성과를 이루었다. 


말그대로 이상화는 '천하무적'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 1차 레이스를 37초 42로 통과한 이상화는 곧이어 열린 2차 레이스에 37초 28초를 기록하며, 총 74초 70으로 생애 2번째 올림픽 금메달의 영예를 차지했다. 더욱이 2차 레이스, 1,2차 레이스 합계기록 모두 12년만에 경신한 올림픽 신기록이었기에 기쁨은 2배였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이상화의 빙속 행진은 그 이후에도 계속 진행형이었다. 벤쿠버 올림픽 이후에도 각종 굵직한 대회에서 꾸준히 활약을 해오던 이상화는,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만 세계신기록을 4번이나 스스로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이번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대회를 앞두고, 이상화 때문에 다른 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포기했다는 믿지 못할 뉴스까지 전해졌다. 그만큼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로 남다른 두각을 드러낸 이상화는 한층 여유롭고 침착한 모습으로 빙속 여제의 위엄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이상화의 2연패는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서 쇼트트랙 김기훈, 전이경이 각각 1992년 알베르빌 대회,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남자 쇼트트랙 1000m, 1994년 대회, 1998년 나가노 대회 여자 쇼트트랙 1000m,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2연패를 거둔 이후 3번째의 기록이라고 한다. 





정상의 기쁨을 맛본 선수가, 꾸준히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까지는,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보다 더 많은 땀과 열정을 쏟아야한다. 단 0.01초도 안되는 순간에 순위가 바뀌는 경기인만큼,  다른 경쟁자와의 도전에서 멋진 승부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한다. 


하지만 이상화는 36초36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이상화 자기 자신을 이겼고, 금메달보다 더 값진 결과를 일구었다. 벤쿠버 올림픽 이후 한 다큐멘터리에서 만난 이상화는 자전거 훈련 중 문득 보이는 블링블링 발톱네일아트가 인상적인, 그 또래 젊은 여성들이 그렇듯이 꾸미는 것에 관심많은 20대 여성이었다. 이번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 이후에도 관중들에게 태극기를 흔들면서 손인사를 하는 도중, 이상화의 화려한 네일아트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화는 2014년 소치 올림픽을 위해, 청춘의 특권을 누리는 대신, 매일 훈련에 매진해왔다. 오늘날 지상 최고의 빙속여제를 탄생시킨 그녀의 탄탄한 허벅지와 하체는 오랜 스케이트 연습이 준 산물이기도 하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금메달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운동을 즐길 줄 아는 신세대 스케이터들의 당찬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다시 올림픽 빙판 위에 올라선 빙속 3총사는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2010년에 이어 2014년. 2번째로 올림픽 시상식 메달 단상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이상화는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올림픽 2연패라는 값진 결과를 이루기 위해 힘들었던 시간들을 굳건히 이겨낸 이상화. 13일 목요일 예정된 1000m 경기도 좋은 결과 있길 기원하는 바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