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전망대

보고싶다. 박유천, 유승호 캐릭터까지 이해시키는 완벽 눈빛

반응형




MBC수목드라마 <보고싶다> 강형준(유승호 분)은 전형적인 싸이코패스다.그를 싸이코패스로 몰아넣었던 성장환경이 안쓰럽긴 하지만, 그간 강형준이 벌인 행동은 이해받을 수도, 동정받을 수도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다. 


강형준의 악행은 어릴 적 자신을 궁지로 내몰린 이들을 향한 복수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자, 연인인 이수연의 상처와 관련된 강상득, 강상철 형제를 연달아 죽였을 때는, 이수연을 너무 사랑해서 그녀 대신 사적 복수를 감행했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강형준은 이수연을 사랑한다기보다, 그냥 이수연 자체를 소유하고 싶을 뿐이다. 그것 또한 강형준에게는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릴 적 이복형 한태준(한진희 분) 때문에 엄마 강현주(차화연 분)과 생이별하고 다리까지 절게 되어 '사랑'이란 단어보다 '미움' '증오'를 뼛속까지 깨우친 형준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을 때 먼저 손을 잡아준 수연을 자기의 또다른 엄마로 받아들였던 형준은 도통 수연의 곁에서 떠나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형준의 밑도 끝도 없는 집착에 회의감을 느낀 수연은 형준의 곁을 떠나고, 형준은 자신의 심복 윤실장(천재호 분)에게 이수연 죽여서라도 자기 앞에 데리고 오라고 명령을 내린다. 


그 때까지만 해도, 잠시나마 이수연을 죽도록 사랑한 나머지, 그녀를 아프게한 사람들을 대신 죽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준이 벌인 악행은 이수연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복수를 위함이다. 앞서 형준이 죽인 강상철, 강상득 형제는 이수연뿐만 아니라, 형준의 최종 복수 상대 한태준과도 연관된 인물이다. 14년 전 한태준은 이수연에게 몹쓸 짓을 한 강상득에게 이수연을 죽였다고 거짓자백을 강요한 적이 있다. 또한 형준은 자기 옆에 붙어서 한태준의 정보를 알려주던 남이사마저 싸늘한 시체로 만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한태준의 부인이자, 한정우(박유천 분) 새엄마 황미란(도지원 분)을 살인미수에 빠트렸다. 서서히 한태준의 목을 조르고 있는 형준. 그는 누구를 위함이 아닌, 자신을 위한 복수를 감행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18회 강형준은 드디어 한태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일종의 거래를 시작한다. 오직 '돈' 밖에 몰랐던 한태준은 강형준에게 '돈'을 다시 돌려줄 것을 독촉하고, 강형준은 그 대가로 아들 한정우에게 가장 소중한 '이수연'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14년 전에도 그랬듯이 아들보다 돈이 먼저였던 한태준은 순순히 강형준의 요청을 따른다. (아내 황미란을 협박해서 황미란을 죽이려고했던 범인은 이수연이라고 입을 맞췄으니) 


하지만 아버지와 달리 돈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였던 한정우에 의해 강형준이 계획했던 완전 범죄는 모두 물거품이 될 조짐이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아버지까지 수사대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한정우의 강력한 수사의지는 한정우의 절친 주정명(오정세 분)의 도움으로 기어코 강형준이 그간 있었던 연쇄살인범의 범인이라는 것을 밝혀내고야 만다. 


사실 <보고싶다>에 유승호가 캐스팅되었을 때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일단 유승호는 박유천, 윤은혜보다 한참 어리다. 연인 연기를 해야하는 윤은혜와는 무려 9살 차이고, 박유천과는 7살 차이다. 그런데 극중 설정은 그들보다 불과 3살 아래다. 혹시나 제2의 <해를 품은 달>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나름 아역 스타로 활동하긴 했지만 이제 겨우 스무살인 유승호가 강형준이라는 복잡다난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도 관건이었다. 기획의도 속 등장인물 설정만 보아도, 강형준이라는 캐릭터는 고도의 연기력이 필요한 다소 어려운 역할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집으로>로 때묻지 않은 풍부한 감정연기를 보여준 유승호라고 하나, 정작 너무 이른 나이에 성인 연기에 도전했음에도 불구, 그닥 임팩트있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도 잘 자라준 유승호의 이미지 소비만 가속화하는게 아닐까 싶은 또 하나의 행보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유승호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대다수 보통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싸이코패스의 연기를 잘해내고 있었다. 단순히 "유승호 연기 잘한다."에 그치는 선이 아닌, 유승호의 여리고도 흠잡을데 없는 완벽 미모와 어울려진 다양한 감정 변화는 심지어 약간의 동정심마저 자아낸다. 그냥 미친X에서 불과한 강형준 캐릭터를 유승호의 완벽 연기와 비주얼이 살려낸 것이다. 





만약에 이런 식으로 반동인물이 강한 빛을 뿜어낸다면, 정작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그 빛에 가려 존재감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강렬한 강형준의 반격(?)에도 불구, 다소 밋밋하게 다가올 수 있는 한정우를 맡은 박유천은   "나 연기 잘해요" 식으로 과장하지 않으면서, 이 모든 총체적 비극을 해결해야하는 중요한 임무를 침착하게 완벽히 소화해낸다. 특히나 지난 18회 살인범으로 내몰린 이수연을 지켜내고자 했던 장면과, 자신의 아버지 악행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박유천의 감정은 과잉되지 않으면서도, 지난 14년간 한정우라는 인물이 겪여야했던 아픔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킨다.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단순히 관객들에게 연기잘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그 당시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완벽 동화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보고싶다>에서 박유천과 유승호는 실제 그들이 아닌 각각 한정우와 강형준으로 보여진다. 이제 강형준과 관련된 모든 전말이 다 밝혀지고, 대면한 한정우와 강형준.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과정을 그들은 오직 눈빛 하나로 모든 상황을 이해시킨다. 그저 동공만 돌리는 것이 아닌...눈으로 일촉즉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 한 마디로 소름이 쫙 끼칠 정도다. 





스킬이 아닌 풍부한 감정선으로 배우를 곱게 보지 않았던 사람들마음까지 사로잡는다는것. 그렇기 때문에 박유천이 인기 아이돌과 방송 출연이 힘들었던 장애물을 넘어, 원톱 주연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긴 하지만.  


시청률은 예상 외로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인기 아이돌 출신에 아직도 이런 저런 말이 많았던 박유천과 정작 이른 나이에 성인 연기 진입 이후 이렇다할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던 유승호에게는 연기력을 입증받을 수 있었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이번 <보고 싶다> 드라마가 앞으로 더 오랜 기간 연기자 생활을 해야하는 박유천, 유승호에게 각각 아이돌과 아역스타 출신이라는 딱지를 떼어준 동시에 힘찬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이제는 온전히 배우로서 입증받은 박유천과 유승호. 지금보다 앞으로의 장래가 더 기대되는 박유천과 유승호의 행보를 기대해보아도 괜찮을 법하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