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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간판 오상진 아나운서. 오죽하면 MBC에 사표를 제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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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MBC의 간판 앵커였던 최일구 기자 사표에 이어, 인기 아나운서 오상진까지 회사 측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MBC노조가 6개월 장기 파업에 돌입한 이후, 시청자들은 한동안 오상진을 비롯, 문지애, 박경추, 김완태 등 한동안 MBC 간판아나운서들을 TV에서 볼 수 없었다. 글쓴이가 요즘 MBC에서 보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아빠어디가>, 게스트에 따라 <라디오스타>가 전부라 그 방송사 뉴스, 시사 교양 프로그램 볼 일도 전혀 없었다만, 간간히 전해진 바에 의하면  파업 전 가장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하던 오상진과 문지애 아나운서는 여전히 MBC가 송출하는 화면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아나운서국이 아닌, 다른 부서로 배치를 받아 뿔뿔이 흩어진 파업 가담 아나운서와 달리, 오상진, 문지애, 손정은 아나운서는 다행히도(?) 아나운서국에 남아있던 걸로 알려졌다. 그럼 뭐하나, 이번에 회사 측에 사표를 제출한 오상진 아나운서의 최근 공식활동은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메이퀸> 종방영 사회를 맡은게 전부였다고 한다. 지난 1월 4일 다음 아고라에 파업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화면에서 자취를 감춘 아나운서의 최근 근황이 담긴 글을 쓰신 마이클피치님(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9&articleId=907621)의 표현을 빌려, 아나운서가 겨우 드라마 종방연 사회자나 하라고 들어간 자리가 아닐 건데 말이다. 


명문대 출신에, 잘생긴 외모, 재능까지 많은 오상진이 그 많은 방송국, 언론사 중에 MBC를 택한 것은, 방송이 하고 싶은 그의 목표 때문이었다. 작년 파업에 적극 가담한 것도, 이왕이면 정상적인 공영 방송 환경에서 아나운서로서 방송을 하고 싶은 그의 소망에서 비롯된 행위었다. 하지만 여타 아나운서에 비해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그는 MBC 아나운서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인기많은 아나운서임에도 불구 모든 방송에서 제외당해야했다. 




반면 오상진, 문지애, 손정은,박경추, 김완태, 최현정, 허일후, 김정근, 김경화 아나운서와 달리, 종교적 이유와 시청자들과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파업을 자체 중단한 모 아나운서들은 참으로 활발하게 앵커로서 활동 중이다. 게다가 지난 대선 이후, 현 김재철 사장에게 제대로 날개 달아준 셈이 됬으니, 그 아나운서님들의 향후 5년의 미래는 끄덕 없을 것이다. 


오상진의 사표 제출 소식이 이어지고, 동료들이 그의 사표를 말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MBC를 위해 회사에서 제일 잘나가고 간부들에게 신임받던 최고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파업에 끝까지 참여했던 오상진이 오죽하면 사표를 낼까 싶기도 하다. 이미 몇 주전에, 최일구 앵커마저 회사를 나가지 않았나. 


사실, 오상진이나 최일구 모두 누가 사장이 되고, 방송국을 장악하던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람들이다. 파업 당시 보도국 부국장이었던 최일구는 노조에 의무가입이 되지 않는 간부급 인사였고, 그 핑계로 후배 기자, 아나운서들을 나몰라라 하며 눈 딱감고 유유히 하고 있던 주말 뉴스 앵커 자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MBC 간부이기 앞서, 언론인으로서 일말의 양심이 있었던 최일구는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차가운 거리로 나섰고, 언론인의 양심을 다한 대가로 최일구는 다니던 직장 MBC를 나와야했다. 그리고 이제는 오상진이 뒤를 이어 MBC를 떠난다고 한다. 





하긴, MBC는 굳이 오상진 없이도 현 경영진에 충성스러운 몇몇 아나운서님들, 그리고 프리랜서 아나운서 활용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는 중이다. 그런데 높은 경쟁률 뚫고 MBC에 합격한 유능한 인재들을 다소 경제적인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 굳이 많은 돈을 들여 프리랜서 아나운서, 방송인을 악착같이 섭외하는 MBC의 요즘 행보가 다시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단지 한 때 높으신 어른들께 반기를 들었단 이유만으로, 향후 이런 반란을 막기 위한다는 본보기로 그들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천직까지 오랜 세월 방해하는 행위는 유치하다 못해, 치졸해보일 정도다. 굳이 MBC뿐만 아니라 직업인으로서 자유와 평등, 직업환경 개선과 부조리한 지도층 퇴출을 외치는 등 권력자의 입장에 반했다하여 오랫동안 생업에 배제된 이들이 버젓이 눈에 보이는데 여전히 세상은 통합과 공정성을 운운한다. 


그리고 어른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자신이 옳다고 믿는 정의에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순수한 마음가짐을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은, <학교2013>의 길은혜처럼 주변 사람이 어떻게 되던 말던, 자기만 잘먹고 잘사면 그만이라는 사람들이 직장 동료들이 어떻게 되던 말던, 요직도 맡고 꿋꿋이 잘 먹고 잘사는 것 같다. 그걸 현재 MBC가 몸소 보여주지 않는가.




참으로 <아빠 어디가>에서 나이는 어려도 서로를 위해주는 의리와 배려심만큼은 몸만 큰 어른들을 압도하는 아이들 보기 부끄러운 현실. 그 어둠같은 시간 속에 그토록 하고 싶었던 방송도 못하며,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냈을 오상진 아나운서, 최일구 앵커, 그리고 상당히 오랜 기간 차디찬 겨울을 보내야하는 아나운서, 기자,PD들, 그리고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처지에서 용케, 무사히 버텨야하는 수많은 이들의 평탄한 앞날을 진심으로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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