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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연애의 온도. 김민희, 이민기가 선사하는 리얼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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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커플이 재결합해서 성공적으로 이어질 확률은 불과 3%라고 한다.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옛 연인에게 마음의 문을 연 재결합 커플이 깨지는 이유는, 그들이 처음에 헤어진 이유와 같다고들 한다. 무엇보다도 첫 만남 때처럼 더 이상 설레지 않고, 한 번 헤어진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깨진 것이 어렵게 시작한 새로운 사랑을 더욱 힘들게 한다. 





김민희, 이민기 주연의 영화 <연애의 온도>는 헤어진 커플이 다시 재결합 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사내 커플로서 무려 3년 동안 비밀 연애를 지속해온 동희(이민기 분)과 영(김민희 분)은 끝내 헤어짐을 선언한다. 


헤어진 이후 애써 담담한 평정심을 유지하고자하나, 이들의 이별은 결코 쿨 하지도 아름답지 않았다. 이별 후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서로를 향한 그리움에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그간 서로에게 선물했던 물건을 산산이 부숴 고액 착불 택배로 다시 되돌려 보내고, 심지어 서로에게 생긴 새 연인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SNS 탐색에 미행까지 자행한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지라 계속해서 불편하게 얼굴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동희와 영. 결국 좌충우돌 해프닝 끝에 재결합에 성공한다. 





만약 이별한 동희와 영이 헤어진 후에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고 어렵게 재회하는 장면에서 끝냈다면, 흔한 로맨틱 코미디에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연애의 온도>의 백미는 주인공들의 재결합이 아니라 그 이후 이야기다. 영의 대사를 빌려,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이들의 연애는 결코 달콤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평범하고 지루하기 까지 하다. 


다시 만나는 과정도 험난했지만, 그보다 더 힘든 미지근한 관계 유지에 고군분투하는 연인들의 맨 얼굴을 담아낸 <연애의 온도>의 카메라는 그간 리얼을 빙자한 비현실적 사랑 이야기에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린다. 


겉만 보면 한없이 아름다워 보이는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발장구가 필요하고, 문득 연인에게 생기는 실망과 분노의 고통을 잠재우기 위해 말로 다할 수 없는 거대한 인내심이 뒤따라야한다는‘현실’을 보여준 것만으로 리얼 연애 코미디를 표방한 <연애의 온도>는 충분히 제몫을 해냈다. 





이제는 진짜 믿고 보는 여배우로 등극한 김민희와 사랑 앞에서 한없이 찌질한 남정네 역할도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는 이민기의 호흡도 안정적이지만, 신인 여감독임에도 불구,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시나리오와 연출력을 발휘한 노덕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영화 <연애의 온도>. 


사랑을 해 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로맨틱 코미디 한 편 나왔다. 


뻘소리1) 작년 <건축학개론> 성공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물론 <후궁: 제왕의 첩>, <미운오리새끼>, <남쪽으로 튀어>는 흥행 성적과 별개로 괜찮은 작품이었다) 롯데 엔터테인먼트가 드디어 감을 잡았다. 아님 애초 연애물에 강한 대기업 배급사였던가..


한 줄 평: 이보다 리얼한 로맨틱 코미디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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