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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아빠 어디가. 술 권하는 사회를 향한 윤후의 속 깊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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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술을 어린이들보다 중요한 거 같아요.” 





어른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중에는 술을 좋아해서 마시는 케이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술을 좋아한다고 해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술을 마셔야하는 상황도 종종 있다. 


지금은 예전처럼 술을 못하는 사람에게 억지로 권하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고 하나, 여전히 수많은 어른들은 현진건의 유명한 소설 제목처럼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술을 마신다. 


지난 23일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서는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시는가.”는 주제로 아이들끼리 열띤 토론이 방영되었다. 





아이들은 매일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어른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은 술 마시는 게 자연스럽게 익숙한 어른들도 아이였을 때는 술 마시고 늦게 집에 돌아오는 부모님이 싫었고, 내가 어른이 되면 술을 결코 마시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술과 떼래야 뗄 수 없는 형국이다. 수많은 인간관계 형성과 친목도모가 술자리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술을 먹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맥 형성에 보이지 않는 상당한 제약이 가해진다. 그래서 술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술자리는 눈치껏 참석해야한다. 그리고 강요하진 않아도 은연중에 술을 권하는 분위기는 여전히 팽배해있다. 


아이들은 매일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아빠들을 걱정하는 동시에 아빠들이 술을 줄었으면 하는 속내를 내비춘다. 아이들의 말마따나 과음은 몸에 해롭다. “아빠가 술을 많이 마셔, 40살까지 못살까봐 걱정이다.”는 윤후의 진심어린 걱정에, 아빠 윤민수는 “술을 많이 마셔도, 40세 이전엔 죽지 않는다.” 면서 아들을 안심시킨다. 





하지만 윤민수는 "어른들은 술을 어린이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아들 윤후의 말에 화들짝 놀란다. 아무리 술을 좋아한다 한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 아들과 바꿀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윤후의 충격 발언에 윤민수는 그동안 앨범 작업과 가수 활동 때문에 아들과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 지난 시간들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듯하다. 


결국 토론이 끝나고 윤민수는 아들을 달래며, 자신은 이 세상에서 후를 제일 사랑한다고 속삭인다. 역시나 속 깊은 아들 윤후는 100살까지 살았으면 하는 아빠의 건강을 염려하며, 술을 많이 마시지 말라고 걱정한다. 





어른이 되더라도 결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한 다섯 아이들이지만, 아이들도 어렴풋이는 안다. 성준의 말마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혹은 기타 이유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어른들의 상황과 심경을 말이다. 아이들의 진심어린 걱정과 본인 스스로도 술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알면서도 어른들은 앞으로도 계속 술을 마실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스스로의 건강과 가족을 생각해서 술을 자제하면 좋겠지만, 자기 마음대로 억제가 되지 않는 현실. 그저 우리 아이들은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억지로 술을 즐기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또한 결국 우리 어른들이 하기 나름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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