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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꽃보다 할배. 이순재와 이서진의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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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와 박근형의 예정된 스케줄 탓에 지난 16일 방영한 tvN <꽃보다 할배> 유렵편 마지막회는 이순재, 백일섭 두 할배와 짐꾼 이서진만이 남은 기간 여행을 계속하는 진풍경을 낳았다. 


이순재, 백일섭도 바쁜 할배들이기 때문에, 이 네 명의 할배가 일정 기간 해외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그리 쉬운 기획은 아니었다. 하지만 <꽃보다 할배> 첫 회가 방영되자마자 성원에 힘입어(?) 대만으로 향하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오지 않았다는 다음 시즌에 향한 기대마저 높이는 이 마약 김밥 같은 프로그램의 매력은 무엇일까? 





신구와 박근형을 한국으로 떠나보낸 후, <꽃보다 할배>는 이순재, 백일섭이라는 극과극의 할배만 남게되었다. 4명의 할배로 유달리 시끌벅적했던 테이블은 어디가고, 이순재, 백일섭만 있는 숙소에는 적막이 가득하다. 하지만 서로 대화는 즐기지 않지만, 오래 보았기에 서로를 잘 아는 두 할배는 급기야 이서진 도움없는 단 둘만의 배낭여행을 선언한다. 때문에 여행 이후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노예(?) 본능까지 생기게 된 이서진은 할배들 때문에 먹지 못했던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 것을 시작으로, 오랜만에 여유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꿀맛같은 휴가를 보냈다. 





이서진에게는 휴가이자, 할배들에게는 일생일대 모험이 될 진짜 배낭 여행. 이는 백일섭 의견 포함 아닌, 이순재 단독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과연 짐꾼 서진 도움없이 잘 할 수 있을까. 의심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니나 다를까. 서울대 철학과 54학번으로, 그 당시, 독일어 원서로 철학을 공부했다는 이순재의 독일어 실력은 놀랄 정도로 유창했다. 심지어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보는 도중 영어까지 술술 터져나오는 이 학구파 할배의 무한 능력은 시청자들을 감탄케한다. 





이순재가 끊임없이 지속되는 배움을 향한 열정에서 비롯된 언어실력의 소유자라면, 백일섭은 무엇이든지 국내화시키고야마는 천부적인 능력을 지닌 할배다. 배정받은 방 호텔의 침대가 서로 떨어진 트윈이 아니라 더블인 것에 참을 수 없었던 백일섭 할배는 다짜고짜 담당자를 찾아간다. 당연히 외국인인 호텔직원에게 짧은 영어 단어와 한국어로 자신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백 할배. 그런데 담당 직원 용케도 백일섭의 한국어를 알아듣는다. 


허나 이것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었다. 다음날 백일섭이 호텔 직원에게 근처 괜찮은 식당을 물어보는 과정과 퐁듀 식당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상점 직원들 모두 백일섭의 말을 알아 들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영어 학습을 놓지 않았음에도,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외국인만 보면 아니 영어로 말하기 시작하려면 울렁증부터 앓는 대다수 한국 사람들에게, 되던 안되던 일단 부딪치고 보자는 백일섭의 용기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잔잔한 파장을 선사한다. 





이순재, 백일섭 할배 단 둘만의 여행 이후 한식당을 찾아가는 도중, 여러모로 적지않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두 할배만의 배낭여행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무조건 앞으로 향하는데 익숙한 '빨리빨리' 이순재와 천성적으로 낙천적이고 느긋한데다, 무릎까지 좋지 않은 백일섭의 할배의 다소 불안했던 동행은, 이서진의 예측대로 서로를 잘 알기에, 자신들 나름대로 서로를 배려하는 할배들의 지혜로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진짜 아름다운 동행은 할배들의 유럽 여행 마지막 여정에 있었다. 8일 간의 고된 여정탓에 피로가 쌓인 백일섭을 숙소에 남기고, 이순재와 이서진은 단 둘의 산책을 시작한다. 그동안 할배들을 위해 헌신하였던 이서진을 위해 이순재 할배가 준 하루 휴가 덕에 이서진은 어느 때보다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나란히 루베른 호수를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 그런데 말하지 않아도 이순재와 이서진의 발걸음은 서로에게 맞춰져있었다. 할아버지와 손자. 아니 아버지와 아들을 보는 것 같은 다정한 느낌. 







말로는 다음 여행 동행을 거부했지만,  결국은 대만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다시 할배들의 짐꾼과 수행원으로 자발적으로(?) 몸을 실은 것도, 할배들과 나영석PD, 제작진과 티격태격 속에 부쩍 쌓인 정. 그리고 추억 때문이 아닐까. 





대부분 오랜 시절 알고 지냈던 사이라고 하나, 배낭 여행때문에 더욱 친밀해지고, 여행에 익숙해진 할배들과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단언컨대 세상에 없는 완벽한 짐꾼 이서진의 맹활약과 생각지도 못했던 써니와의 알콩달콩 로맨스(?)도 곁들일 '즐거운 여행' 그 자체 대만편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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