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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나는 남자다. 뻔한 토크쇼도 새롭게 하는 유재석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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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러와>의 갑작스러운 폐지 이후, KBS <해피투게더3>를 제외하곤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등 리얼 버라이어티를 주무대로 활동하던 유재석이 다시 새로운 토크쇼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름하여 KBS <나는 남자다>. 





지난 9일 첫 공개한 <나는 남자다>의 주요 테마는 예고된 대로, '공감 토크쇼' 이다. 방청객 250명 전원을 '남중, 남고, 공대를 나온' 남자들로만 채운 것도 이색적이다.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 홍일점 수지 제외 MC 및 고유진, 임시완 등 게스트, 250명 방청객 모두 남자이기에 말그대로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토크쇼가 될 법도 하지만, 여자 시청자도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는 남자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새롭게 공개된 <나는 남자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역시 유재석이다. 남자들의 은밀하고 위대한 비밀을 털어놓는 컨셉으로 진행된 <나는 남자다>는 스튜디오 전체 빼곡이 남자로 채웠음에도 불구, 어느 토크쇼 녹화 현장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흐른다. 노홍철, 임원희, 장동민, 허경환 등 다른 MC들과 함께 방청객들의 열띈 함성과 박수를 받고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낸 유재석은 등장과 동시에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방청객과 시청자들을 연신 즐겁게 한다. 





이날 남자들의 세상 한 가운데 선 유재석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 였다. 리얼 버라이어티 속 '유임스 본드', '유반장'에 다소 가려진 유재석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이 오랜만에 빛을 제대로 발하는 순간이었다. "20대 중반에서야 고래를 잡았다."는 다소 낯부끄럽게 들릴 수 있는 소재도 유재석의 입을 통하면 부담없는 웃음으로 다가온다. 


다수의 방청객들과 함께 진행하는 토크쇼 특성상, 250명 방청객들과 눈을 일일이 맞추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담아주며 격하게 공감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방송 출연이 낯선 방청객들의 입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프로그램 시작과 동시에 토크쇼에 여러가지 쇼가 진행되는 형식을 예고한만큼, <나는 남자다>는 단 1회 방송임에도 불구, 개사곡, 비밀토크, 공대 킹카 선발대회 등 여러가지 포맷의 코너가 등장하여,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에 다소 산만해보이는 감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남자다>는 방영 초기 드러날 수 있는 몇몇 아쉬운 단점에 비해, 예능 프로그램이 가져야할 재미와 웃음이 더 두드려진다. 남자들을 메인 타켓팅하긴 했지만, <나는 남자다>는 여자들도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남자 이야기 보따리가 가득하다. 남자들의 비밀 이야기만으로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할 법도 하지만, 이 원석을 더욱 맛깔스럽게 다듬어준 건 MC 유재석의 탁월한 조율 능력이다. 





종편발로 다시 시작된 토크쇼 범람시대. '남자'를 강조하긴 했지만, 내용이나 형식 면에서 여타 토크쇼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우려와 예상을 뒤엎고, 역시 명불허전 유재석이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유쾌했던 70분.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유재석의 마법은 언제나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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