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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편의점에 갇힌 청춘들의 숨막히는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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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가 무려 500만이 넘는다는 2014년 대한민국. <줄탁동시> 김경묵 감독의 신작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수도권 변두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의 각각의 일상을 옴니버스 형태로 담은 영화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의 시작은 비교적 상큼하다. 편의점에서 이제 막 알바를 시작한 기철(공명 분)은 오랫동안 썸타던 현수(신재하 분)과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랑에 설레고, 반면 이제 편의점 알바를 그만둘 참인 하나(유영 분)은 은영(정혜인 분)과 끝난 사랑에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알바들은 최저임금, 그것도 장사가 안된다는 이유로 알바비도 제대로 주지 않는 전두환 사장(김수현 분)과 진상 손님들에게 맞서 힘겨운 하루를 보내야한다. 그 중에는 알바 때문에 현수처럼 꿈이 꺾어버린 이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선(이바울 분)처럼 틈틈히 취업 준비에 열중하는 알바생도 있다. 





중간에 공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에피소드도 등장하는데, 엉뚱하면서도 괴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쉽게 편의점 밖을 나가지 못하는 알바생들의 고충을 담은 문제의식이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오직 편의점 안과 인근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 알바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전두환 사장 조차 쉽게 편의점을 떠나지 못한다. 더 슬프게 다가오는 것은 알바생들에게 알바비를 미끼로 열심히 갑질하는 편의점 사장 또한 대기업 편의점 본사에게 예속된 한낱 을이라는 점이다. 





하루 24시간 잠들지 않는다는 편의점에서 고도로 자본화된 사회의 혜택을 받지 못한 이들의 민낯을 발견한 김경묵 감독은 편의점에서 잘 진열된 물건들처럼 알바생들의 일상을 낱낱이 보여준다. 





동성애자, 배우 지망생, 인디 뮤지션, 탈북자, 취업 준비생, 자퇴 고등학생, 중년 실직자 등 각각의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아르바이트생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듯이 그들 모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얼굴로 드러난다는 김 감독은 퍼즐과 같이 시대의 조각난 얼굴들을 하나하나 모아 맞춰가며 안타깝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는 일이기에 더 씁쓸한 우리의 일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영화 내적 외에도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알바생들로 등장하는 신예스타들의 눈부신 연기다. 독립영화의 별 이주승, 이바울, 김새벽에서부터 영화 <도희야>로 주목받은 서프라이즈 공명과 아이돌 헬로비너스 유영, <막돼먹은 영애씨> 안재민, CF로 주목받은 정혜인, 연극배우 김희연, 신재하 등 가능성 있는 신인들이 보여준 풋풋한 매력은 가히 이 영화가 이룩한 최고의 성과로 주목할 만하다. 6월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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