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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진정한 지도자 모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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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이하 <엑소더스>)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히브리 예언자 모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히브리인으로서 이집트 왕국에서 핍박받는 히브리 부족을 구할 인물로 태어났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집트 왕자로 살아온 모세는 끝내 히브리 부족 대대로 전해지는 예언대로 ‘모세의 기적’을 이루고 히브리 지도자로서 동족을 구한다. 히브리 부족을 구하는 모세의 활약이 영화의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영화 제목을 <모세>라고 지을 법도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영화를 <모세>가 아닌 구약성서에서 모세가 히브리족을 구한 것을 기록한 ‘출애굽기’에서 따와<엑소더스: 신들과 왕들(Exodus(출애굽기): Gods and Kings)로 명명한다. 


이집트 왕자로, 사촌지간인 왕세자 람세스(조엘 에저튼 분)보다 더 지도자감으로 평가받는 장군 모세(크리스찬 베일 분)는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아가는 히브리 부족을 순찰 도중, 우연히 히브리 종교 지도자 눈(벤 킹슬리 분)으로부터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접하게 된다. 모세는 전혀 눈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지만 모세의 출생의 비밀은 곧 람세스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모세와 친형제처럼 자랐지만, 자기보다 똑똑하고 용맹한 모세와 평생을 비교당하며 살아온 람세스는 항상 모세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을 구한 모세가 훗날 지도자가 된다는 주술사의 예언은 람세스의 컴플렉스를 더욱 자극하였다. 모세의 출생의 비밀을 빌미로 모세를 왕국에서 내쫓은 람세스는 그 뒤 철저히 이집트 백성 위에서 군림하는 폭군이 된다. 


모세가 신의 예언을 받고 히브리족을 구할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고하나, 모세가 40만명의 히브리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기 전, 이집트 왕국이 받은 10대 재앙은 람세스의 폭정이 불러온 필연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왕이 신으로 추앙받는 신정국가라고 하나, 람세스가 히브리족에게 가한 학정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왕국을 편안하게 다스리기보다, 자신의 위엄을 강화하는데만 관심있었던 람세스는 자신을 위한 호화스러운 왕궁을 만들기 위해 더더욱 히브리족을 몰아세운다. 





결국 람세스의 탄압에 저항하는 히브리족의 움직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이다. 구약성서를 토대로 모세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긴 <엑소더스>는 이 모든 것을 신의 뜻이라고 한다. 400년 이상 생지옥과 같은 삶을 살았던 히브리족의 고통을 마냥 지켜볼 수 없었던 신은 모세에게 히브리족을 구하라는 계시를 내린다. 모세는 곧 자신의 받은 신의 계시를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지만, 히브리족의 막강한 노동력을 포기할 수 없었던 람세스는 모세의 부탁에 그리 호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세와 히브리족이 ‘자유’를 요구할 수록, 더욱 그들의 목을 조이고자 한다. 


람세스의 끝이 보이지 않는 탐욕에 신은 람세스와 이집트 왕국에 10대 재앙을 내리는 것으로 맞선다. 하지만 그럼에도 람세스는 히브리족을 놓아주지 않는다. 오히려 오기만 늘어날 뿐이다. 연이은 재앙에 백성들이 기근에 시달리는데도 오직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람세스는 먹을 것이 부족하여 왕궁 창고를 습격하는 백성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칼을 겨눈다. 





하지만 모세는 다르다. 이미 히브리족 대대로 내려온 예언을 통해 지도자로 지목받는 모세는 자신이 히브리족을 구할 진정한 예언자임을 몸소 보여주었다. 동족이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할 때, 가장 맨 앞에 서서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는 저절로 사람들이 따르고, 존경을 받기 마련이다. 아무리 모세가 히브리족을 구한다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한들, 동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늘 고뇌하였던 모세의 리더십이 히브리족은 물론 그 스스로를 구원한 것이다. 


람세스의 거듭된 폭정에 이집트를 탈출하여 약속한 땅 가나안으로 향하는 히브리족들과,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 모세를 통해, 성경 말씀의 완벽한 시각화 구현은 물론, 진정한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엑소더스>.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의외로 의미있게 접근해 볼 수 있는 영화다. 12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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