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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김제동의 톡투유.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유쾌상쾌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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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매개체로 시작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은 늘 그렇듯이 MC 김제동이 방청객 각각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난 주 주제인 ‘폭력’에 이어 지난 10일 방영한 <톡투유>의 주제는 ‘나이’ 였다. 유쾌한 토크를 지향하고 있지만, <톡투유>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마냥 가볍지 않다. 나이에서 파생되는 결혼, 세대갈등, 질병 등은 모두 현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예민한 문제다. 다양한 연령대로 분포된 청중들은 저마다 자신의 나이와 상황에 얽힌 고민을 하나둘씩 털어놓는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30대 딸과 함께 <톡투유>을 찾은 중년 남성은 ‘결혼’은 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하지만 그 옆에 앉은 딸은 아버지의 말씀에 웃고 있으면서도, 마냥 편치는 않아보인다. 



결혼이 응당 인간으로서 거쳐야할 필수관문으로 생각하는 부모세대와 결혼은 하나의 선택이고 옵션일 뿐인 자식세대가 결혼을 바라보는 관점은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지금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를 넘어, 인간관계, 내집마련까지 체념한 오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시대가 아닌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자녀때문에 잠 못 이루는 부모와 결혼을 종용하는 부모님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자녀. 결혼도 능력이 되어버린 시대가 만든 또하나의 세대 갈등이며, 만혼 현상과 더불어 출산율까지 정체되어버린 한국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저마다 고민이 한가득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톡투유>에는 MC 김제동 외에도 청중들이 안고 있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정재승, 최진기라는 두 전문가 패널이 등장한다. 각각 자연과학, 사회과학을 전공한 이들답게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연구된 실험, 통계 결과까지 끌여들어 인류학적, 사회학적 측면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짊어지는 모든 고통을 바라보는 두 남자의 해석은 명쾌하면서도 고개를 끄떡이게한다. 


하지만 <톡투유>에는 각자의 분야를 통달한 전문가의 말이 무조건의 ‘진리’로 귀결되지 않는다. 한 현상을 두고 각자의 관점에서 상반된 견해를 제시하는 정재승과 최진기의 설전은 <톡투유>의 또다른 재미요소다.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상대방을 관철시키기보다, 다양한 의견이 오고가는 <톡투유>에는 기존의 토크콘서트처럼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청중 한 사람의 말에 귀담아듣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서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또다른 청중이 있을 뿐이다. 





누군가의 고민을 듣고, 그 고민이 해결되는 과정만 봐도 자신의 고민까지 해결된다고 믿는 <톡투유>는 그렇게 서로의 고민거리를 서스럼없이 나누면서, 근심, 걱정을 잠시 놓을 수 있는 프로그램 본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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