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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냉장고를 부탁해 샘킴 잡는 김풍. 시청자 사로잡는 세기의 대결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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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방영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펼쳐진 이연복과 최현석의 요리 대결은 시청자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될 세기의 명대결이었다. 





중화요리의 대가로 손꼽히는 이연복 셰프와 첫 맞대결을 앞두고, 최현석 셰프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허세 대신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요리에 임했다. 이연복 셰프도 긴장한 나머지 요리 도중 손이 칼이 베이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보는 이마저 숨막히게 하는 대결의 결과는 춘장에 전복, 돼지고기, 야채들이 잘 버무러진 이연복 셰프의 ‘연복쌈’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날 게스트였던 양희은의 판정에 따라 대결에서 이긴 이연복 셰프는 물론, 최선을 다해 경연에 임한 최현석 셰프 모두 승자였다. 


셰프들에게 요리를 주문한 게스트의 취향에 따라 승패는 나누어지지만, 결과를 떠나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든 셰프들과 그들이 만든 요리가 주목받는 곳. 이것이 <냉장고를 부탁해>가 가진 절대 내공이다. 





지난 11일 방영한 <냉장고를 부탁해> 26회에서는 지난주 이연복 vs 최현석처럼 대결 내내 이어지던 전율의 긴장감과 벅차 오르는 감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최근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연륜과 겸손이 고루 묻어난 요리로 시청자들의 눈을 황홀하게했던 이연복 셰프도 이날 방영분에서 아쉽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연복 셰프의 가호를 받은(?) 김풍 셰프가 한층 진화된 요리 솜씨를 선보이며, 색다른 볼거리를 안겨주었다. 


11일 방영분에서 샘킴과 다시 ‘드루와 매치’ 2차전을 벌인 김풍은 이연복 셰프의 흔적이 가득한 중화풍 덮밥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요리를 하는 내내 이연복 셰프에 완벽 빙의된 듯한 현란한 칼질과 능숙하게 후라이팬을 다루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이날 대결의 승리는 이연복의 힘을 빌린 김풍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로서 김풍은 ‘샘킴 잡는 천적’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였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이연복, 최현석, 샘 킴, 정창욱 등 유명 셰프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김풍처럼 전업 요리사가 아닌 인물도 등장한다. 


오랜 자취 생활 끝에 음식을 직접 만들어먹기 시작했다고 하나, 김풍의 요리 실력은 이연복 셰프도 인정할 정도로 수준급이다. 하지만 수십년동안 전문적으로 요리를 만들어온 주방장과 취미로 음식을 만드는 웹툰 작가의 요리 대결은 절대적으로 후자에게 불리해보인다. 


그러나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요리 대결의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권한은 요리를 주문한 게스트에 있다. 게스트의 입맛을 평가의 절대기준으로 내세우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사람마다 독특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한다. 흔히들 고급 레스토랑에서 유명 셰프가 값비싼 재료로 만든 음식을 최고의 요리로 생각한다고 하나, 보통 사람들이 자주 접하고, 익숙한 입맛은 가정식 혹은 인스턴트 음식이다. 다른 셰프들이 내놓은 결과물에 비해, 비주얼 측면에서 정말 인간적이고 MSG 향이 솔솔 나는 김풍의 요리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예상 외 승리를 거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지난주 방영분처럼 이연복과 최현석이라는 당대 요리 고수들간의 살떨리는 대결도 있지만, 이번주 샘킴과 김풍처럼 마치 톰과 제리를 보는 듯한 재미도 있다. 그렇게 두 셰프가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시청자들의 군침을 돌게하는 요리 프로그램으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는다. 


요리 프로그램으로서 맛과 시각적 효과,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재미와 감동 모두 잡은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프로그램이 구현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균형적으로 자리잡은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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