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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김제동 퇴출보다 환상의 짝꿍 폐지가 더 가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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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자주 다니는 목욕탕은 탕 안에서 티비를 볼 수 있게되어있다. 하지만 늘 언제나 채널이 11번 즉 mbc로 고정이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에 가면 맛있는 tv를 봐야했고, 일요일 오전에 가면 환상의 짝꿍과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의무적으로 봐야했다.
아마 필자가 일요일 오전 그 목욕탕에 안간다면, 환상의 짝꿍을 볼 일이 없었을거다. 그도그럴것이 필자는 일요일 오전에는 tv를 잘 안볼뿐더러 아직 아이가 없는 미스인터라 굳이 시간내서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볼 필요가 없기때문이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고해도, 구태여 아이들과 함께 볼 필요까지는 없는 방송이긴했다만, 그래도 필자가 몇 번 보면서 느낀 결론은 나름 볼만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버라이어티는 몇번 있었다. 예전에 이경규가 진행하고, 그 시절 지금 괴물아역으로 인정는 남지현이 출연하여 잠시 화제를 몰았던 '전파견문록'도 그랬고, 아무튼 제목은 기억이 안난다만, 아이들이 출연해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는 않았다만, 그래도 몇 번있었다. 지금 사람들은 관심이 그닥 없어보이는 스타주니어 붕어빵도 아이들이 나온다는 점에는 이런 동심찾기 프로그램과 유사하나,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들은 죄다 연예인의 자식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환상의 짝꿍은 철저히 일반 아이들이 주인공이였다. 그들의 부모는 직업상으로는 전문직도 종종 있고, 나름 지역 유지도 있겠으나,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은 아니였고, 아이들 역시 남지현과 같은 간혹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도 있겠으나, 대다수는 어릴 때 티비출연을 평생 자랑으로 기억하고 싶은 평범한 아이들이였다.



워낙 현실에 시니컬한 태도를 취하는지라 아무리 평범한 사람이라도 티비에 출연할 정도면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걸 잘 아는터라, 이 환상의 짝꿍에 출연한 아이들이나 부모들도 뭐 그냥 나서고 싶은 사람인가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이 프로그램을 보니 그건 정말 필자의 오해였다. 어찌보면 요즘 아이들이 너무 영악해졌어. 왜이리 모르는게 없어. 그렇게 보일 수 있고, 각본대로 움직이는게 아니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각본이 있어도, 출연하는 아이들의 부모나 아이들의 가식이 섞여있을지 몰라도. 대체적으로 그저 자연스럽게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작위적이지 않은 순한 양념들뿐이였다.

그동안 환상의 짝꿍을 보면서 출연한 아이들때문에 엄마 미소를 지으면서 내심, 불안해했던 이유가 결국 기정사실화과 되었다. 일단 요즘같이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유행하는 시대에 환상의 짝꿍과 같이 아이들이 출연해서 간들간들 거리는 프로그램은 시류에 제대로 거슬리는 프로그램이였다. 게다가 일요일 오전이니 시청률이 안나오는 건 뻔할 뻔자였다. 그리고 가뜩이나 애 몇 명 낳고 싶어도 못낳는 시대에 초등학교 아이들이 장기자랑하는 프로그램보고 우울해지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겠다. 하지만 그 모든걸 다 합해도 정말 불안한 요소가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mc 김제동.

가뜩이나 시청률 지상주의에 시청률도 잘 안나오게 생긴 프로그램에 mc 김제동은 정말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였다. 물론 환상의 짝꿍 mc 김제동은 정말 능수능란한 진행을 펼쳤다. 아이들 수준에 맞게, 큰 웃음은 없었다만 잔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김제동은 지금으로서는 가히 최악의 mc다. 연이어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했으며, 호평을 받았던 파일럿 프로그램조차 정규방송 편성이 좌절되었다. 그나마 유재석, 강호동 연줄때문에 그들이 진행하고있는 인기프로그램에 게스트에 나올 수도 있었다만, 사장님이 바뀐 이후 그마저도 힘들어보인다. 결국 김제동은 이제 트위터로 방송활동하나라는 소리까지 절로 나온다. 그래서 불안했다. 혹시 환상의 짝꿍마저 폐지되는 게 아니나구.

만약 시청률때문에 환상의 짝꿍을 폐지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어짜피 시청률 지상주의 세상에 시청률이 안나오는 프로그램은 당연히 사라지는게 예의다. 하지만 만약 그 후속 프로그램이 환상의 짝꿍 이름만 바뀐채 아이들이 나오는 포맷이 같다면 그건 정말 왜 프로그램을 바꿨는지 궁극적인 속셈이 드러나는 셈이다. 그렇다면 스타 골든벨처럼 mc만 바뀔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방송사 입장은 참 난처했을거다. 누가봐도 뻔한 거 아닌가. 그래서 머리쓸려고 일부로 폐지까지는 필요없는 프로그램을 없앤거라면,그동안 환상의 짝꿍을 잘보고 있던 시청자를 우롱하는거고, 더불어 김제동씨를 죽이는 행위이다. 아무튼 시청률때문이든 정말 음모설대로 진행자때문이든 다시는 아이들이 나와서 재롱을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슬플 뿐이다.

아무쪼록, 필자가 잘보고 있던, 아이들의 동심을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 하나가 사라져서 유감이다. 혹시나 만약 또다시 아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한다면, 환상의 짝꿍보다 더 힘들 것 같다. 보통 아이들이 출연해서 의외의 웃음을 주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하다만, 요즘같은 시대에 그나마 김제동이라는 진행자가 있었기에 그 정도라도 유지한 거 같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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