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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 드라마를 살리는 명품 코믹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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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만들어도 20%는 무조건 넘긴다는 KBS 주말 드라마라고 하지만, KBS 주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담보로 하는 만큼, 방송국 자체에서 신경써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전에 방영했던 KBS 주말 드라마가 그랬듯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역시 신구, 차인표, 라미란 등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지도와 호감도 모두 높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그리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방영 이전부터 극중 부부로 출연하는 차인표와 라미란을 앞세운 티저 영상을 적극 활용하며, 드라마 사전 광고를 톡톡히 한다. 




역시 예상대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이끌어나가는 하드캐리는 차인표와 라미란이다. 드라마 타이틀 순서는 이동건, 조윤희 다음이지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가장 밀고있는 대표 캐릭터들인만큼, 매회 박장대소, 눈물, 콧물 다 쏟게하는 이들의 명연기는 장안의 화제이다. 


그런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각각 배삼도, 복선녀 역을 맡은 차인표, 라미란 외에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극 중 인물이 또 한명 있다. 바로 성태평 역을 맡은 최원영이다. 맞춤 양복을 만드는 재단사들의 세계를 그리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한물 간 비운의 가수 성태평은 상당히 이질적이고 독보적인 아우라를 자랑한다. 일단 극중 성태평의 캐릭터는 느슨하게 묶은 파마머리, 가죽 의상 즉,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니 뎁을 연상시킨다. 그는 한 때 잘나갔던 락커였지만, 지금은 돈도 없고 가오도 없는 짠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오랜 고생 끝에 몸이 밴 찌질함이 특유의 넉살과 뻔뻔함이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한다. 




라미란이 맡은 복선녀가 남편 배삼도를 휘어잡는 걸크러쉬 면모를 보인다면, 성태평은 궁상 그 자체다. 한 달 월세 내기도 빠듯한 상황에 처한 성태평은 자존심은 이미 개에게 주어 버린 지 오래다. 현재 그의 최대 관심사는 양복점 처분으로 곧 빈집이 생길 것 같은 이만술(신구 분)의 2층 집에 저렴한 월세로 입주하는 것이다. 그래서 양복점 존폐 위기에 처한 '월계수 양복점' 사람들의 일에 시종일관 끼어들며, 내심 양복점을 팔았으면 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습이 전혀 밉지 않다. 최원영이 맡은 성태평은 악역이 아니라, 드라마에 활력소를 불러일으키는 감초다. 그런데 그 인상이 너무나도 강해, 씬 스틸러 역할까지 도맡아 한다. 이러다보니,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먹여 살린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그런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만 보인다. 메인 캐릭터로 이동진(이동건 분), 나연실(조윤희 분)이 등장하긴 하지만, 비중에 비해 이들의 존재감은 극히 미비하다. 오히려 이 두 등장 인물들이 전면으로 등장하면, 고구마 몇 개를 동시에 먹는 것 같은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나마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이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뚤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사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에게만 집중되어있는 것을 보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향후 나아가야하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믹하면서도 짠하고, 정감가는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 이들의 맹활약이 있는 한,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주목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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