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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이휘재 SBS 연기대상 진행논란. 그에게는 보다 신중하고 예의있는 진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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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성동일씨 때문에 놀랬습니다. 지금 성동일 형님이 와 계시는데, PD인가 연기자인가 약간 헷갈릴 정도로 의상을…당황스럽게..옆에 계신 분은 PD 맞으시고, 형님은 배우시죠? 네, 당황스럽네요. 지금 막 (드라마를) 찍다 오신거예요? 아니죠? 집에서 오신거죠? 네, 감사합니다.” 




이 말을 성동일에게 건넨 이휘재로서는 자칫 경직될 수 있는 시상식의 분위기를 재미있게 바꿔보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휘재의 계산대로 그가 건넨 농담에 호탕하게 웃어줄 것 같았던 성동일은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결국 이휘재와 함께 ‘2016 SAF 연기대상(이하 SBS 연기대상)의 진행을 맡았던 장근석과 민아가 일부로 크게 웃으며 상황이 일단락 되는 듯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지켜보던 다수의 시청자들도 성동일과 같은 마음이였나보다. SBS 연기대상이 방송된 직후, 이휘재는 시청자들에게 적지않은 비판에 시달렸고 결국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와 관련한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1일 ‘SBS 연기대상’에서 있었던 이휘재 진행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성동일의 옷차림을 지적했던 그의 농담뿐만이 아니었다. 오래 전부터 가수 장기하와 공개열애 중인 이지은(아이유)에게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 함께 출연했던 이준기를 두고 “두 사람의 사이가 수상하다.”라고 몰고간 것, 가수 거미와 목하열애중인 조정석에게 계속 거미를 언급하며, 거미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몰고간 것, 이휘재의 요구대로 <미녀 공심이>에서 파트너로 호흡했던 민아의 단점을 말하기 꺼려하는 남궁민의 대답에 “그러면 나머지 분들은 열심히 안한다는 것이냐” 등으로 꼬투리 잡기 등 이휘재가 시상식 내내 보여줬던 부적절한 언행과 진행이 총체적으로 쌓여 논란을 만든 것이다. 




이휘재가 연말 방송국 시상식 사회를 맡으며 논란에 휩싸인 것은 작년 ‘SBS 연기대상’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한 때 인터넷 상에서 말이 많았던 고현정의 “미친 거 아니야?”도 지난 2009년 이휘재가 진행을 맡았던 MBC 연기대상에서 있었던 해프닝이다. 시상식 진행 도중 고현정의 의자를 툭툭 치며 “고현정씨 의자 치워주세요. 김남주씨 인터뷰 하잖아요.” 등 고현정에게 유독 장난을 많이 치며 그녀와의 친분을 과시한 이휘재는 이후 박예진에게 “고현정씨가 드라마(<선덕여왕>)에서 강한 캐릭터(미실)를 맡으셨는데 실제로도 그런 면이 있죠?” 하면서 짖궃은 질문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고현정이 이내 “이휘재씨 표정 안 좋아요. 미친거아냐?”는 돌발행동을 보여줘, 논란이 커진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아무리 이휘재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다고 해도, 고현정의 언행도 공식석상에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고, MBC 측에서도 당시 ‘MBC 연기대상’ 재방송 당시 이 장면을 편집해 내보내는 등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대중들의 뇌리에서 쉽게 잊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31일 ‘SBS 연기대상’ 같은 경우에는 그 자리에 있던 참석자들이 문제를 일으켰다기보다 이휘재의 진행만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에 그의 진행력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휘재가 오랫동안 ‘SBS 연기대상’ 사회를 도맡아온만큼 그의 진행이 더욱 아쉽게 다가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휘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생방송 시상식을 보다 재미있게 이끌고자 했던 그의 전략은 과했고, 수많은 시청자들이 그가 보여준 진행에 불편함을 토로한다. 예전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게 웃고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르는 시대에서 연기대상 참석자들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부족해보이는 그의 진행은 논란이 되었다. 




이휘재가 이와 관련해서 발빠르게 사과한 만큼, 더 이상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진행논란과 관련해서 사과한 이후 지금부터 이다. 사과문에서 자신의 불찰을 인정한 이휘재는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중심을 잡아 진행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방송인 이휘재가 논란을 딛고 전문MC로서 신뢰도를 구축하려면 자신의 사과문 대로 신중하고 무게있는 진행과 더불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보여주는 것이다. 만약 이후에도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고, 말뿐인 사과로만 그친다면 이휘재의 진행에 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이번 ‘SBS 연기대상’ 진행논란 이후 달라진 MC 이휘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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