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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아는 형님. 조우종 살린 장성규 아나운서의 재치 아주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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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아는 형님>은 은근히 예능 유망주들을 많이 발굴해내는 알짜배기 예능프로그램이다. <아는 형님>의 고정 출연진은 김희철과 민경훈은 일찌감치 예능 스타로 입지를 굳혔고, 한동안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었던 강호동도 <아는 형님>, tvN <신서유기>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7명의 짓궂은 아재(?)들이 뭉쳐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만큼, 마초 예능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컨셉 때문에 여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걸그룹들이 초대 게스트로 자주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 걸그룹이 나올 때 빼곤 초대 게스트 인원은 비교적 단출하다. 보통 2명 내외 게스트가 출연하는데, 게스트들과 고정 출연진들간의 콩트 혹은 상황극을 통해 예능 노하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유명 게스트과 함께 상황극 놀이를 펼치는 <아는 형님>은 21세기 예능이 아니라, 90년대 유행했던 버라이어티 쇼를 보는 것 같다. 게스트와 고정 출연진 모두 교복을 입고 전학생 신고식 형태로 진행되는 오프닝은 개구진 아이들을 이끄는 선생님만 없을 뿐 흡사 '봉숭아학당'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아는 형님>의 올드하고도 단조로운 컨셉이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밑도 끝도 없이 웃음에만 초점을 맞춘 <아는 형님>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시간대를 옮기기 전이었던 토요일 오후 11시에도 꾸준히 3~4%대의 시청률과 화제도를 불러 일으키던 <아는 형님>은 시간대를 토요일 오후 8시 50분으로 옮긴 지난 4일에도 평균 3.8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지켰다. 


웃음의 구멍이 없다고 할 정도로 모든 고정 출연진들이 골고루 주목받는 <아는 형님>이지만 요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는 따로 있다. 분명 고정은 아닌데, 반고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는 형님>에 자주 등장하는 그 사람. 장성규 JTBC 아나운서이다. <아는 형님>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장성규를 두고 <아는 형님>의 '제 8의 멤버'라고 칭한다. <아는 형님>에서 장성규 아나운서 맡은 역할은 주로 게스트 소개이지만, 워낙 반응이 좋아 요즘은 상황극에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지난 4일 방영한 <아는 형님>은 말그대로 장성규 데이 였다. 이날 게스트는 KBS 아나운서 출신 조우종인만큼,  한 때  KBS의 아들 조우종과 현 JTBC의 아들 장성규의 자존심 대결 구도로 방송이 진행되었다. 


'JTBC 아나운서 가상 면접'이 진행 도중, 조우종은 머리 희끗한 JTBC 아나운서 국장으로 분한 장성규를 두고 "장성규를 제치고 JTBC 사장이 되겠다"는 폭탄선언을 던진다. 한편 이 말에 심기가 불편해진 장성규는 랩으로 조우종을 디스하기 시작한다. 


“너는 전현무와 김성주의 중간이라고 했지만 (현재)위치는 어중간. 네가 꿈꾸는 제2의 전현무. 오늘부터 다시 꿈꿔 제2의 장성규. 너의 속을 썩이는 나는 촌철살인 리틀 손석희. 너의 멘트는 구석기, 더 잘 어울려 저기 구석이"


랩으로 승화시킨 장성규에 디스전에 결국 조우종도 웃음을 터트리며 녹다운이 되었고, 이를 본 멤버들은 조우종을 두고 "장성규부터 넘고 오라."는 짓궂은 농담을 이어간다. 


매주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되는 <아는 형님>은 출연 게스트가 누구나에 따라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 예능감 있고, 고정 멤버들과 호흡이 잘 맞는 게스트가 출연하면 그 날 방송은 대박인거고, 그 반대이면 '노잼'이기가 일수다. 입담도 좋고 웃기려는 욕심도 많지만,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입지를 빨리 굳혀야한다는 조바심에 가끔 무리수를 투척하곤 하는 조우종은 어떻게 컨트롤 하나에 따라서 빅잼, 노잼으로 극명하게 갈리는 위험한 게스트이다. 


웃기려는 욕심에 조급한 무리수를 남발하는 조우종을 두고 <아는 형님> 멤버들은 구박과 조롱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예능 꿈나무 조우종을 살린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아나운서로서 한참 후배인 장성규였다. 만약 장성규의 디스전이 없었다면, 지난 4일 <아는 형님>은 형님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으려는 마음 조우종 스스로가 던진 여자친구 이야기만 화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성규가 있었기에 장성규와 조우종의 대결구도도 주목받을 수 있었고, 야망덩어리 조우종을 두고 "장성규부터 이겨라."를 외치는 형님들의 구박도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고정은 아니지만, 장성규는 늘 이런식으로 <아는 형님>에 깨알같은 웃음 포인트를 안겨주었다. <아는 형님>으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 이전에도 장성규는 JTBC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JTBC 아들' 소리를 들었던 전도유망한 방송인이다. 나름 아나운서인데 뉴스로 유명한 JTBC에서 예능만 출연하는 장성규를 두고 <아는 형님>의 멤버들은 "뉴스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제 그만 프리선언해라"면서 놀리지만, 이제 <아는 형님>에 나오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장성규의 재치를 아주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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