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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7주 휴식 끝내고 돌아오는 '무한도전'과 여전히 불투명해 보이는 MBC 뉴스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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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간의 휴식기를 거친 MBC <무한도전>이 다가오는 18일 다시 시청자들의 곁을 찾는다. 지난 11일까지 4부작으로 기획된 <무한도전-레전드>를 방영해왔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7주 휴식 후 만나는 <무한도전> 본 방송에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M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정상으로 방영하게 되었지만, MBC의 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해보인다. 지난 28일 MBC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김장겸 신임 사장은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재임시절부터 각종 정치 이슈와 선거 관련 보도를 편파적으로 다루어 MBC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보도국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편집회의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완전 깡패네”라는 발언을 한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장겸 신임 사장 선임 소식에 언론노조 MBC 본부를 포함한 다수의 임직원들은 즉각 반발했지만, 김장겸 사장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취임식을 강행했다. “품격 있는 젊은 방송으로 MBC를 혁신하겠다.”는 김 사장의 취임 연설 발언이 무색할 정도로 김장겸이 이끄는 MBC 뉴스는 더욱 처참히 무너지고 있었다. 김장겸 사장 취임 이후 MBC 뉴스데스크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소식은 친박 단체 집회 관련 뉴스였다. 북한, 사드 등 안보 관련 이슈도 빼놓을 수 없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관련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던 지난 6일에도 특검 관련 뉴스는 단 한 꼭지의 리포트로만 처리했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은 톱뉴스로 배치하는 등 많은 시간을 두고 상세히 보도하여 노조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근혜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대통령직을 상실한 지난 10일에도 MBC의 편파방송은 계속 이어졌다. 비교적 침착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식을 중점적으로 전하던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0일 단 하루동안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다수의 폭력사태가 발생하였던 친박단체집회를 두고 “보수세력 결집…태극기 집회 ‘새 바람’”이라 칭하며, 보수 세력을 광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에도 박근혜를 향한 MBC의 충정은 변함이 없었다. “불법 대선 자금 사건으로 차떼기 당이라는 오명을 얻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의 역풍으로 휘청거리던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당시 한나라당을 살려냈다”, “2년 뒤 지방선거에선 ‘커터칼 테러’를 당하면서도 압승을 이끄는 등 잇따른 승리로 ‘선거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등 대통령이 되기 이전 박근혜에게 후한 평가를 내리던 MBC는 대통령 취임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소통과 타협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선 실세’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며 박 전 대통령은 검찰과 특검 수사의 피의자로 전락했다” 정도로만 일축했다. 



하지만 이날 시청자들의 눈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음악 방송에서도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카메라 워킹이었다. 배현진 앵커와 천현우 정치부 기자와 함께 조기 대선 정국을 이야기하던 도중, 느닷없이 프롬프터가 화면 왼쪽에서 등장해 배 앵커의 얼굴을 가리고, 이어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천 기자의 뒷모습까지 가리고 사라진 것. 3초 정도 진행된 짧은 방송 사고였지만, 앵커와 기자를 순차적으로 가린 프롬프터의 맹활약(?)은 네티즌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박근혜 탄핵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애국 보수 전용 방송을 자처하는 MBC 뉴스가 언제쯤 다수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뉴스를 보도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적지않은 대중들은 이미 MBC 뉴스보다 <무한도전>에 신뢰를 보낸 지 오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처음으로 불거지던 지난 10월 말에는 ‘오방색 풍선’,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출발’, ‘내가 이러려고 지구에 왔나’ 등 자막 패러디를 통해 MBC 뉴스 보다 국정농단을 신랄하게 꼬집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12월 3일 방송에서는 <무한도전> 멤버 전원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산타복 위에 달았다. <무한도전>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았던 2015년 4월 18일 <무한도전-식스맨> 방영분에서도 멤버 전원이 노란 리본을 착용했다.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그렇다고 본격 정치 풍자 프로그램을 표방하지 않은 <무한도전>이 매번 날카로운 풍자를 보여주기는 어렵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웃음’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음 프로그램으로서 동시대 시청자들의 감성에 맞는 재미와 웃음에 충실 하면서도, 시국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 <무한도전>이 12년 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이유다. 




지난 1월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 위해 7주간의 휴식기를 갖고 18일 재개하는 <무한도전>은 에너지를 보충한 만큼, 활력이 넘칠 것이다. 하지만 공영방송 MBC를 대표해야할 또다른 얼굴 MBC 뉴스는 ‘일베방송’ 혹은 ‘극우들을 위한 방송’이라는 오명을 여전히 씻지 못하고 계속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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