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온갖 원성과 질타에도 꿋꿋이 방송을 이어나가는 듯 했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지난 6일을 끝으로 종영했다. 하지만 <우리 결혼했어요>의 중년 연예인 버전(?)이라고 불리는 JTBC <님과함께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는 살아남았다. 오히려 <님과 함께2>는 지난 23일부로 송은이-김영철 커플을 투입시키며, 기존의 윤정수-김숙과 더불어 중년 개그맨들의 가상 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하차한 크라운제이-서인영 커플 외에 최근 <님과 함께2>에 출연한 커플들은 모두 개그맨이었다. 원래 <님과 함께2>가 개그맨들만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원래 사별, 이혼 등으로 배우자와 헤어진 실버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 생활을 보여주고자 했던 <님과 함께>는 차츰 출연 연예인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더니 이제는 결혼을 한 적이 없는 싱글 개그맨들의 가상 결혼 생활로 컨셉이 굳어진지 오래다. 


<님과 함께2>가 유독 개그맨들의 가상 결혼 생활을 보여주려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윤정수-김숙 영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님과 함께2>에 등장한 커플 중 윤정수-김숙에 대한 반응이 가장 뜨거웠고, 윤정수와 김숙의 맹활약 덕분에 <님과 함께2>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대는 다르지만, <님과 함께2>와 같은 요일에 방영하는 SBS <불타는 청춘>에 김국진-강수지라는 실제 커플이 등장함에 따라, '부부같으면서도 부부아닌' 윤정수-김숙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시들게 된다. 아니, 김국진과 강수지라는 복병이 없어도 언제부터인가 계속 비슷한 모습만 보여주는 가상 커플 윤정수와 김숙에 대한 반응은 자연스레 식을 수밖에 없다. 무언가 하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모습이 오히려 그 나이 또래 실제 부부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던 초반부와 달리 회가 거듭할 수록 특별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윤정수와 김숙은 프로그램을 빌미로 커플과 동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사이가 아닌, 그냥 <님과 함께2>를 위해 부부로 보이기 위해 연기하는 희극 배우로 굳어진다. 


<님과 함께2>의 새로운 커플로 등장한 송은이-김영철에게 많은 기대를 걸면서도 한편으로 우려되는 바도 여기에 있다. 물론 송은이와 김영철은 윤정수 김숙 못지 않게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분명히 송은이-김영철 커플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그러나 막역한 동료에서 <님과 함께2>를 계기로 동료와 쇼윈도 커플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오가는 설정은 이미 윤정수와 김숙이 보여준바 있다. 


예전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님과 함께2> 내에서 윤정수와 김숙의 입지는 단단하고, 굳건하다. 그럼에도 <님과 함께2>는 윤정수와 김숙과 상반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고 하나,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송은이와 김영철을 새로운 커플로 등장시킨다. 오랜 시간 가상 커플로 사랑받은 윤정수와 김숙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송은이와 김영철이 주목 받으려면 필연적으로 윤정수와 김숙과는 다른 재미를 보여줘야한다. 송은이-김영철 커플에게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윤정수, 김숙에게서 이미 봤었던 기시감, 익숙한 재미가 아니라 송은이와 김영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전개와 에피소드다. 


다행히, 새로운 커플로 모습을 드러낸 송은이와 김영철을 등장부터 윤정수와 김숙의 첫 만남부터 달랐고, 자신들의 가상 결혼을 순순히 인정하며 유재석, 신동엽 등 지인들에게 첩청장을 돌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송은이와 김영철의 가상 결혼 소식에 진심으로 분노(?)하는 이영자의 공도 컸다. 가상 커플로 서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놓고 쇼윈도 부부를 선언한 윤정수, 김숙과 달리 김영철과 가상 결혼을 하게되어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는 송은이는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송은이와 김영철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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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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