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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코미디 하와수' MBC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을 위한 빅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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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코미디 하와수> 이전부터 <무한도전>은 코미디 프로그램에 쭉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MBC 내에서 그나마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다뤄주는 이는 <무한도전> 김태호PD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MBC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였다. 지난 2014년 <코미디의 길>이 종영한 이후에는 아예 코미디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무한도전-코미디 하와수>는 MBC가 아닌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진행하는 본의 아니게 타방송국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코미디 빅리그>과의 협업을 선택한 것은, <무한도전> 멤버인 양세형이 <코미디 빅리그>에 맹활약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이겠지만, MBC에서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않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무한도전-코미디 하와수> 방영 이전부터 <무한도전>이 코미디 프로그램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것은 <무한도전>의 원류가 코미디에 있기도 하지만, 새로운 예능인 발굴 목적도 커보였다. 오랫동안 <무한도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모두 개그맨(코미디언) 출신이고, 최근 <무한도전>에 합류한 양세형, 그리고 새 멤버로 거론되는 조세호 또한 방송사 공채 출신 코미디이다. 이 외에도 신동엽, 강호동, 김구라, 이수근, 정형돈, 김준호, 김숙, 송은이, 김생민, 김준호, 박나래, 이국주 등 코미디언 출신들이 각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을 휩쓸며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한 때, 한국 코미디언 양성의 산실로 불린 MBC는 이제 더 이상 재능있는 코미디언을 발굴하지 않고 있다. 코미디언 공채 선발은 끊긴 지 오래요, 코미디 프로그램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 저조한 시청률 때문이다. MBC 뿐만 아니라 SBS도 비슷한 이유로 올해 5월을 끝으로 SBS의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웃찾사>를 방영하지 않는다. 그나마 공중파 코미디 프로그램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KBS <개그콘서트>도 예년에 비해 반토막도 안되는 시청률로 허덕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그콘서트>, <웃찾사>에서 활약하던 개그맨들이 무대를 찾기 위해 <코미디 빅리그>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형국이다. <코미디 빅리그> 덕분에 MBC 공채 시절에는 빛을 보지 못했던 이국주가 스타 반열에 올랐고, 문세윤, 양세형, 양세찬, 박나래, 장도연이 <코미디 빅리그>로 재조명받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호불호는 크게 갈리긴 하지만, <코미디 빅리그>는 공중파 방송국의 연이은 코미디 프로그램 홀대로 갈 곳 없는 개그맨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무대다. 


물론 공중파 방송국들이 코미디 프로그램을 연이어 폐지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코미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 재미가 없었다. 시청자들이 외면하니, 시청률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방송국은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그래도 <웃찾사>에서 주목받았던 스타 개그맨들은 <코미디 빅리그>, <개그콘서트>와 같은 타사 방송국 코미디 프로그램에 이적하거나 몇몇 예능에 게스트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개그맨들은 하루 아침에 일터를 잃었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뭐니뭐니해도 웃음이 생명이다. 시청자들을 웃기지 못하는 개그 프로그램은 코미디로서 심각한 자격미달이다. 하지만 MBC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 MBC에서 방영했던 개그 프로그램들의 완성도를 따져보기 이전에, 시청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매번 늦은 심야시간대에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영하니 제 시간에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러면서 MBC는 저조한 시청률을 이유로 코미디 폐지를 밥먹듯이 해오다가 요즘은 아예 제작조차 하지 않는다. 하긴 예능보다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MBC 사장들이 보여준 행태와 그들의 입맛에 맞게 제작된 뉴스가 더 황당하고 어이 없었던 방송국이니 코미디까지 관심이 갈 여력이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승호 대표이사가 새롭게 취임한 지금의 MBC는 다르다. 일방적으로 예능국 PD들을 몰아 붙이기만 했던 이명박근혜 시절 임원진과 달리 최승호 사장은 예전의 MBC처럼 일선 PD들에게 프로그램 제작 자율권을 넘기기를 약속했고, 그렇게 방송국이 운영되는 것이 맞다. 시청률도 무시할 수 없지만, 공영방송은 건강한 방송 생태계 조성을 위해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상업 방송국은 할 수 없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당장의 시청률을 떠나, 향후 예능계를 이끌어가는 신인들을 양성하고 발굴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다. <무한도전>의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양세형 모두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목받았고 이외에도 수많은 예능인들이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되었다. 지금도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가 건재하지만, 이 두개의 프로그램만으로는 미래의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가 설 자리들이 턱없이 부족한 형국이다. 좀 심하게 앞서 나가는 것 잘 알지만, 어쩌면 <무한도전-하와수>는 MBC 내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을 위한 일종의 빅피처인 것 같기도 하다. 자사에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서, 타사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가는 현실이란... 여러모로 최승호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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