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영한 SBS <미운 우리 새끼>에는 뮤지션 정재형이 피관찰자 출연자로 모습을 드러내 '파리지앵' 스러운 싱글 라이프 생활을 공개했다.
현재 레지던스 호텔에 장기 투숙하며 새 앨범 작업에 전념하고 있는 정재형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작곡에 몰두하던 중 2주째 계속 같은 구간에서 막히자 호텔 창가로 비치는 대중탕 굴뚝을 보고 "그지 같은 대중탕 때문에."라는 푸념섞인 말을 꺼낸다.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혼잣말 식으로 내뱉은 토로 였다. 하지만 이 발언이 나간 직후 정재형의 경솔한 발언에 대한 네티즌들의 성토가 쏟아졌고, 결국 다음날인 3일 정재형이 자신의 SNS를 통해 '대중탕' 발언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기에 이른다.
<미운 우리 새끼>가 공중파에서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임을 감안할 때, 정재형의 발언은 다소 경솔하게 들릴 수 있다. 허나, 그 발언이 나온 맥락을 비추어보면 생각만큼 곡이 잘 써지지 않는 스트레스와 부담감에 의한 답답함의 호소 였다.
만약 정재형이 그 대중탕 굴뚝 글씨 때문에 진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면, 진작에 방을 바꾸거나 다른 곳으로 거주를 옮겼을 것이다. 하지만 정재형이 자신의 SNS에 게재한 사과문처럼 정재형은 대중탕 굴뚝의 정취를 좋아하며, 방송에서 대중탕 굴뚝에 볼멘소리를 한 것은 곡 작업 중 일종의 투정이었다. 그리고 대중 목욕탕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날센 목소리를 내었던 몇몇 네티즌들의 의견과 달리, 해당 대중탕 굴뚝은 목욕탕 운영을 중단한지 오래다.
하지만 의도가 어떠했는지 간에 정재형의 발언은 공중파에 나오기 부적합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고, 이에 대한 정재형의 '정중한' 사과로 마무리 되었다. 허나 정재형의 '대중탕 발언'이 논란이 된 지난 2일 <미운 우리 새끼>에는 정재형의 '대중탕'보다 더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정재형과 달리 별다른 논란없이 지나가는 것 같다.
이날 방송에는 <미운 우리 새끼> 어머니들이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김건모의 소개팅 장면이 전파를 탔다. 소개팅 에피소드 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김건모와 소개팅 맞선녀의 만남에 버젓이 개입한 태진아, 이무송의 주책(?) 이었다.
아무리 예능이고 김건모의 소개팅 또한 예능적 재미를 유발하기 위한 에피소드라고 하지만, 김건모와의 소개팅 자리에 나온 여성에게 "김건모와 결혼하면 땅을 주겠다.", "둘이 결혼하면 쌍둥이를 낳겠다." 등의 말장난을 이어가며, 젓가락 두드리며 노래까지 부르는 태진아와 이무송의 모습은 소개팅이 아닌 회식 분위기로 변질시켰다.
태진아와 이무송의 등장은 소개팅의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김건모의 SOS 요청에 의해 이뤄진 설정 이었지만, 이윽고 이어진 태진아의 오지랖 퍼레이드는 민망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사실, <미운 우리 새끼>에 보여진 태진아의 경솔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1월 말에 방영한 <미운 우리 새끼>에서 김건모의 집을 방문한 태진아는 김건모와 마야가 잘 어울리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두 사람 간의 소개팅을 급 주선해, 김건모와 마야를 모두 곤란하게 만든 바 있었다. 당시 태진아의 행동을 두고 비판 여론이 상당 했지만,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미운 우리 새끼>는 김건모의 결혼 문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두고 또다시 태진아를 앞세워 민망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억지 웃음을 유도하고 있다.
김건모 소개팅에 등장해 주책에 가까운 경솔한 행동과 발언을 늘어놓은 태진아와 이무송에 대한 비판 여론도 상당 했지만, 정재형의 '대중탕 발언' 논란이 워낙 강력한 탓에 슬그머니 묻힌 분위기이다. 하지만 방송에 우연히 내비친 푸념 섞인 토로가 사과할 대상이라면, 시청자들에게 대놓고 눈살 찌푸리는 장면을 보여주었던 태진아와 이무송은 예능적 재미를 위한 연출과 설정이기 때문에 괜찮은 걸까. 여러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럼에도 주말 예능 정상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미운 우리 새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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