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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청춘다큐 다시,스물' 2018년 사람들에게 '뉴논스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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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와 등장인물은 같지만 매 회 다른 이야기를 다루는 방송 코미디를 표방하는 시트콤이라는 장르를 한국에 첫 도입한 것은 서울방송(SBS) <오박사네 사람들>(1993)이었지만 청춘시트콤으로 재미를 본 방송사는 MBC 였다. 신동엽, 우희진, 이의정, 송승헌, 이제니, 홍경인의 활약이 빛났던 <남자 셋 여자 셋>(1996)으로 큰 재미를 보던 MBC는 1999년 <남자 셋 여자 셋> 종영 이후 약간의 주춤한 시기를 겪다가 이듬해 <뉴 논스톱>이라는 새로운 청춘 시트콤을 선보였다. 

박경림, 이제니, 양동근, 정태우 등 당시 잘나가는 청춘 스타들을 전면에 배치한 <뉴 논스톱>(2000)은 금새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고, 당시 신인인 조인성, 장나라, 고 정다빈, 김정화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뉴 논스톱> 이후에도 시즌제로 <논스톱5>까지 제작 되며 현빈, 한예슬, 장근석 등 여러 스타들을 배출 했지만, <뉴 논스톱> 만한 파급력과 인기를 보여준 후속 시즌은 없었다. 


이쯤 되면 당시 <뉴 논스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배경과 이유가 궁금해질터. 어린 시절 <뉴 논스톱>을 재미있게 본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직 대학 입학 전이라 대학 생활에 대한 환상이 컸던 것 같다. <뉴 논스톱> 덕분에 대학에 대한 부푼 꿈이 있었는데, 막상 대학을 가보니 <뉴 논스톱>과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지난 1일 방영한 MBC <청춘다큐 다시, 스물-뉴논스톱편>(이하 <청춘다큐 다시, 스물>)의 시작은 18년 전 <뉴 논스톱> 주역들을 위한 동창회 였다. 현재 영화 <안시성> 프로모션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인성의 등장을 시작으로 박경림, 양동근, 장나라, 이민우, 김정화, 정태우 까지 한 자리에 모인 과거 <뉴 논스톱> 출연진들에게 <뉴 논스톱>은 어떤 의미 였을까. 

대체적으로 <뉴 논스톱> 출연 배우들은 <뉴 논스톱> 덕분에 오늘날 자신이 있을 수 있었고, 은인과 같은 존재라는 고마움을 표한다. 그도 그럴 것이, <뉴 논스톱> 포함 <논스톱> 시리즈는 청춘 스타의 산실 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수많은 신인 배우들의 존재를 알렸고, 이중에 톱스타로 자리매김한 인물들도 적지 않다. <논스톱> 시리즈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조인성에게 <뉴 논스톱>은 당시 신인배우였던 그에게 주어진 최고의 기회이자 행운이었다. <뉴 논스톱>을 통해 범국민적인 인기를 얻게된 장나라 또한 <뉴 논스톱>이 자랑하는 톱스타 중 한명이다. <뉴 논스톱> 출연을 계기로 노래와 연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고 하니 당시 장나라의 인기가 어느 정도 였는지 쉽게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청춘다큐 다시, 스물>을 보면서 가장 놀랐던 사실은 <뉴 논스톱>이 출연 배우들에게 마냥 즐거운 기억만 안겨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뉴 논스톱> 덕분에 출연 배우 상당수가 엄청난 주가를 올리게 된 것은 맞지만, 그 덕분에 그들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계속 스케줄에 쫓겨 다녀야하는 살인적인 행보를 이어나가야 했다. 당시 자신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조차 못하는 것은 기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이성적인 판단 조차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죽하면, 김정화는 <뉴 논스톱> 출연 당시 남들과 달리 즐겁게 연기를 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편하게 죽고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토로할 정도다. 

대다수 <뉴 논스톱> 시청자들에게 출연 배우 포함 <뉴 논스톱>은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인기도 없고 별 볼일 없는 나도 대학에 가면 조인성 혹은 장나라 같은 매력적인 이성과 사귈 수 있다는 환상까지 심어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을 가보니 조인성, 장나라는 커녕 <뉴 논스톱>이 보여준 에피스드들 처럼 마냥 낭만적이고 즐거운 대학 생활은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었다. 그렇게 <뉴 논스톱>을 통해 대학생활의 로망을 가진 청춘들은 조금씩 현실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뉴 논스톱>이 마냥 행복하지 않았다는 출연진들의 고백에 동감하는 나이가 되었다. 


<청춘 다큐, 다시 스물>이 좋았던 것은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뉴 논스톱>의 좋았던 점만 부각시키는 것이 아닌 그 화려함에 가려진 이면을 자연스럽게 들추어낸 스토리 텔링에 있다.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고 <뉴 논스톱> 출연진의 상당수는 톱스타가 되었지만 아무리 결과가 좋았다고 모두에게 좋은 기억만 남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았던, 좋지 않았던 출연 배우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뉴 논스톱>은 2000년대 초반을 장식한 추억 한켠으로 남게 되었고, 어디까지나 우리들은 2018년을 살고있는 사람들이다. 

2018년을 살고있는 2000년대 청춘들에게 <뉴 논스톱>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다음주 월요일 방영예정인 <청춘다큐, 다시 스물>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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