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방영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같은 내 새끼>79회에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머리를 뜯는 아이의 사연이 소개되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부모의 맞벌이로 조부모가 손주 양육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금쪽같은 내 새끼> 79회 출연자 가족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는 화목한 가정이었다. 때문에 정수리가 훤히 보일 정도로 자신의 머리를 뽑는 금쪽이의 속사정이 더욱 궁금해졌다. 매일 저녁 부모의 지도 하에 한문 시험을 볼 정도로 아이에게 큰 짐으로 다가올 법한 학업 스트레스 때문인가 등 여러가지 추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VCR 영상을 통해 아이의 일상을 유심히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어느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던 금쪽이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기에 이른다.
오은영 박사의 진단에 따르면 <금쪽같은 내 새끼> 79회에 출연한 금쪽이는 '발모광' 증상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머리카락이나 털 등을 뽑는 이러한 행동은 강박증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강박증상 못지 않게 겁도 많은 금쪽이는 혼자 욕실에 들어가 목욕을 하는 것에도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목욕을 기피하던 중 자신의 머리카락을 연신 쥐어 뜯는 모습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금쪽이 스스로도 머리카락을 뽑는 행동을 해서는 안되는 일임을 잘 알고있는 터라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은 다름아닌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대화법'이었다. 금쪽이를 위해 매사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금쪽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대화방식이 결여된 금쪽이 부모의 소통법이 금쪽이의 마음의 문을 닫게한 것.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소통법이 비단 <금쪽같은 내 새끼> 79회 금쪽이 부모만의 문제일까.
아이의 힘든 마음을 있는 그대로 공감해주기보다 문제 해결책 제시에만 몰두하는 금쪽이 부모의 소통방식은 대부분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의사소통 방식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소통의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나'의 생각에 갇혀 정작 상대방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공감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통으로 이어지는 소통 방식의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금쪽이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금쪽이의 마음을 알아주지는 못했던 금쪽이 부모를 위해 오은영 박사는 발모광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제 복용과 별도로 아이의 마음 표현에 맞장구 치는 'BMW 대화법'을 제시했다. 아이의 바디랭귀지(body language)를 유심히 살피고, 무드(감정, Mood)을 알아봐주고, 워드(말, Word)을 경청하며 대화시 아이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방법이었다.
오은영 박사가 제시한 'BMW 대화법'에 따라 금쪽이의 마음을 알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금쪽이 부모의 노력은 놀라울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물론 이러한 솔루션이 하루 아침에 우리 아이를 달라지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대방의 힘든 감정에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 개선에 있어서 적잖은 변화를 이룰 수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 79회에 출연한 금쪽이 가족 뿐만 아니라 점점 불통의 늪으로 빠지는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BMW 대화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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