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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풍자 무한도전이 걱정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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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김혜리 기자의 신간 '진심의 탐닉'을 읽으면서 새로운 비밀(?) 하나를 알게되었습니다. 바로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직설적인 표현보다 은유적인 자막을 좋아한다는 것이였죠.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였습니다. 늘 언제나 무한도전은 비유와 풍자가 적절히 들어간 코미디였습니다.


한 때 대한민국에서도 시사코미디가 활개를 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때 갓난 아기라서 기억조차 안나지만, 고 김형곤이 출연한 '우리 회장님' 역시 일종의 풍자코미디였고, 주병진쇼에서는 주병진의 촌철살인의 언변에 시청자들 모두 박수치고 보던 시절이 있었죠. 지금처럼 인터넷이란 분출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함부로 정치에 지도자에 대해서 말하기도 어려운 때라 직접적으로 까지는 않으면서도, 고도로 비유적으로 풍자하는 코미디에 묶었던 때가 속시원히 내려가는 느낌이였죠.

지금이야 사이트 댓글을 통해서 얼마든지 대통령을 비판할 수도 있고,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하나, 방송은 다시 몸을 사리고 있는 편입니다. 가장 인기있는 버라이어티 피디가 탄탄대로를 마다하고 파업전선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슈화되는 미디어계입니다. 그런 세상에서 늘 언제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살았던 김태호 pd는 지독히도 별난 놈이죠.

'진실의 탐닉'에서 그는 자기 스스로를 정치적인 색깔이 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저역시 그가 대단히 정치적 소신이나 사회적 이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손꼽히는 명문대 나와서 보통 대중들보다 크레이티브하고, 조금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지식인일뿐이죠. 물론 김제동, 김미화 역시 자기네들은 정치색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부 권력이 있는 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들은 지금 큰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얼굴이 널리 알려졌다는 이유로 사회에 대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세상입네다만, 그 반대로 공인이기때문에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만한 발언을 삼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명색이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도 좋아보이지는 않구요.

어찌되었든 김제동과 무한도전때문에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올라갔다고 오해받는 세상입니다. 그만큼 모두다 예의주시하고 있는 무한도전이 또한번 홈런을 때렸을 때,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는 하다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긴 꼭 어느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중립적 성향이라도  풍자와 사회에 대한 의견 개진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설령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한다고해도 그 분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 꼬집을 수도 있는 거고, 바른 말을 할 줄 아는게 풍자의 본질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지금은 누가봐도 객관적인 견해에서 본 풍자마저 인정하지 않는 듯 싶어서 부디 몸조심하길 바랄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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