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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도 박명수 콘서트. 깨방정 떨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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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무한도전이 지산 록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이런 저런 말이 나왔을 때, 전 뭔가 했는데, 9월 11일 무한도전 레슬링 경기가 끝나고 방영된 박명수 콘서트 분을 보고 그 정체를 알게되었습니다.


7월 말 무한도전 김태호PD는 박명수에게 은밀히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 단독 콘서트를 감행하는 모험을 하자고 제안을 합니다. 박명수는 흔히 OK를 했고, 공연 사일 전 특유의 깨방정을 발휘 자신이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한다고 폭탄 선언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공연 당일이 되자 박명수는 자신이 했던 행동을 급 후회 해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찌하겠나요. 이미 약속된 공연인만큼 공연 준비에 돌입합니다. 얼떨결에 나머지 무도 멤버들도 박명수 공연에 합세를 하게 됩니다. 박명수 단독 콘서트이지만, 무한도전 이름이 걸려있으니까요.

박명수의 불후의 명곡 '냉면'에  아이유를 섭외하고, 박명수와 같은 시간대에 경쟁(?)해야 하는 록스타 뮤즈의 히트곡도 선곡합니다. 듣는 것만으로도 곤욕이지만, 어찌되었든 락페스티벌이라 록음악을 하나 해야했거든요.

대충 준비를 하고 막상 공연장에 입성은 했는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많은 인파들..그리고 생각외로 무한도전 멤버들을 반가히 맞아주는 록 마니아들...대책 회의 시간에 잠깐 언급했지만, 록 페스티벌은 록이 아닌 다른 장르의 뮤지션이 올라가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는다더군요. 하지만 대부분 20~30대 연령층을 구성하는 록 페스티벌 관람자들도 록을 사랑함과 동시에 무한도전도 즐겨보기때문에, 그리고 다들 유명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이다보니까 반가워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록에 전혀 관심이 없어도 라디오 듣고 무한도전 멤버들 보려고 일부로 온 사람들도 있구요(이번 무한도전 레슬링 예매를 보면 아실겁니다. 암표 몇 만원을 주고도 무도 멤버들 볼려는 청년들 널렸습니다)



예상 외의 환호에 무한도전 멤버들 특히 공연 당사자 박명수는 얼어붙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을 반가히 맞아주는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에 그들은 홍보 시간도 줄이고 연습, 또 연습을 합니다. 그러나 하필이면 박명수 공연이 지산 록 페스티벌 메인 공연이자, 최고 인기 아티스트 뮤즈공연과 시간대가 겹치는 최악의 조건입니다. 아무리 무한도전이라도, 지산록페스티벌에 2박3일 텐트치고 공연을 보는 관람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공연은 세계 최고 록그룹 뮤즈입니다. 역시나 방송화면에서 보여준 뮤즈의 공연은 대성황이였습니다. 족히 몇 만명이 환호하는 공연에 락커도 아닌 박명수와 뮤즈의 측면대결은 그야말로 무리수였죠.

최고 아티스트인 뮤즈와 경쟁하면서도 뻔뻔하게 7천명이 올거라 장담했던 박명수는 뮤즈에 밀려 천명도 안되는 관객수에 큰 실망을 하고 맙니다. 그것도 대부분은 라디오를 듣고, 박명수와 무한도전 멤버들을 보려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시간대에 뮤즈가 아니였으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왔을 지는 모르나, 그것도 무한도전의 타이틀 힘이지, 아마 길의 리쌍도 지산 락페스티벌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리쌍은 힙합 페스티벌에 가야...)

하지만 박명수는 그 슬픔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분노로 승화시키면서(?)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줍니다. 가장 걱정이었던 뮤즈의 히트곡 'Time is running out'역시 처음에는 모니터로 가사를 보고 읽다가, 그냥 자기 맘대로 개사했는데 마침 그 때 뮤즈의 공연이 끝나면서 폭죽이 터트리는 순간에 박명수 최고의 명공연을 펼쳐봅니다. 비록 동시간대에 공연했던 세계 최고 락그룹 뮤즈와 쨉도 안되는 역량이었지만, 그래도 박명수를 보러 온 관객들에게는 기대 이상의 공연이 아니었나 싶네요.

박명수의 단독 콘서트를 살린 건 그동안 무한도전의 골칫거리인 길이었습니다. 15년 래퍼인 길은 풍부한 공연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콘서트 프로그램 순서를 짜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일일이 체크하여, 역시 아티스트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록 무한도전으로 길과 리쌍의 인지도는 올렸으나, 역시 길은 리쌍으로서 무대에서 랩을 할 때 가장 자연스럽고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하하 역시 래퍼 출신(?)으로서 탄탄한 공연을 보여주구요..

아무튼 뮤즈 공연이 끝나고, 서서히 사람들이 몰려온 덕분에 박명수의 첫 단독콘서트는 예상 외(?)로 저조하게 시작했으나, 나름 성공적으로 마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지산 록페스티벌에 공연을 감행한 것 자체가 무리수가 아니였을까 싶네요. 이미 박명수가 지산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선 것 자체부터 일부 록 마니아들에게 여러가지 말들이 나왔습니다. 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대중들은 박명수가 한 번 무대서는 것이 어때서라는 생각이 들겠다만, 반면 록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록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만큼, tv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가수가 록가수를 위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반감을 가지게 할 수가 있거든요.

레슬링때문에 다른 것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지만, 굳이 락페스티벌 무대에 서고 싶었다면, 무한도전 멤버들이 락커로 변신해서 락 페스티벌 무대에 섰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면 예전 일밤에서 큰 인기를 끌던 게릴라 콘서트처럼 중소도시에서 몰래 콘서트를 열던가요. 락 페스티벌에 굳이 락음악만 올려야한다고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무한도전 멤버들도 자신이 올림픽대로나 강변대로 가요제에서 발표한 락 색채가 물씬 나는 음악을 선곡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공연이었네요. 아무튼 이번 박명수 단독 콘서트는 박명수의 깨방정때문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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