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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확 바뀐 일밤. 역시 메이드 인 쌀집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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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만큼은 마봉춘님에게 등을 돌린 지 꽤 되었지만 그래도 쌀집아저씨 김영희 PD가 돌아왔다는데, 어떨까 기대반 의문반으로 채널을 내내 11번으로 고정시켰습니다.

보는 내내 이거 혹시 느낌표3나, 아님 이경규가 간다 아류작이나 이런 느낌도 지울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TV보고 울었습니다. 전 참고로 아무리 슬픈 장면이 나와도 울지는 않습니다. 평상시에는 저한테 안좋은 소리만해도 눈물 질질 흘리는데 말이죠ㅡㅡ;

첫번째 쌀집아저씨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너는 단비였습니다. 물이 너무나도 귀한 아프리카 잠비아에 가서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 우물을 파는 것이였죠. 여기에서부터 역시 느낌표3였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 우리나라에 최초로 오락에 공익과 공감, 감동을 접목시킨 분이시니 오죽하겠나만은, 그래도 MBC는 역시 감동을 유도하는 공익성 오락만 만드나고 이제는 식상하다 말이 나오기에는 깨끗한 물을 학수고대하는 아프리카 잠비아 주민들의 눈망울이 너무 초롱초롱해서 눈물부터 나오더군요. 지구 반대편에서 어떤 이들은 물때문에 고생하는데 저는 물이나 펑펑 쓰고 제 자신이 부끄럽더군요.



시작 전부터 가장 말이 많았고, 비난여론도 거셌던 헌터스는 일단 취지는 좋아보였습니다. 처음부터 자신들이 멧돼지를 잡아야하는 당위성을 위해서 경남 의령의 마을분들과 군수까지 모시고 그분들이 그동안 입으신 피해들을 들어보니까 물론 멧돼지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그 멧돼지때문에 농작물은 물론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을 당하니, 과연 인간과 멧돼지가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사는 방법은 무엇인지 참 어렵더군요.
일단 헌터스는 멧돼지를 죽이지 않고 산채로 포획하거나 혹은 멧돼지를 발견하면 농가가 없는 산 뒤쪽편으로 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은데, 이래도 계속 헌터스가 비난을 받아야하는지는 글쎄요^^;;;


멧돼지를 잡기 위해 70KG의 멧돼지 포획틀을 나르고(혹시 지난주 1박2일 예능고도 겨냥?) 여자인 구하라까지 멧돼지 잡느라 험준한 산을 오르고 내리는 헌터스 출연자들을 보고, 과연 우리나라의 예능의 한계는 어디까지 갈 것인지, 이제 일밤까지 가세하여 더이상 물러설데 없는 한판승부를 펼치게된 일요일 공중파 예능들이 너무 무리는 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되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눈에 띄고 저에게 제일 공감이 가고 감동을 준 코너는 2번째로 진행된 우리아버지였습니다. 사실 신선한 코너는 아닙니다. 1988년에나 쓸법한 공중전화기가 나오고 80년대 풍 고적대가 나오듯이 예전에 쌀집아저씨가 하셨던 이경규가 간다가 자동차 정지선 잘지키는 분에서 훈훈한 아버지(?)로 바뀐 거 밖에 없습니다.



영동시장에서 자식들을 위해서 고생하시는 아버지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도 하고 그분 자제들에게 전화도 해서 부자간의 사랑을 돈독히하자는 취지로 만든 코너였는데, 오늘 나오신 아버지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아버님한테 준다는 아빠 냉장고에 뭥미???????MC인 신동엽씨와 김구라씨도 한마디 하더군요. 양심냉장고로 뜨신 분이시니 주구장창 냉장고로 미냐구요. 이 시대에 귀감이 갈 만한 아버지에게 냉장고를 준다는 건 이미 쌀집피디님께서 쓰시던 아이디어를 재탕하는 거라 좀 씁쓸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분이 기안하셨다는거니까 표절시비는 안붙겠죠ㅡㅡ; 

그나저나 화면에 잠깐 쌀집아저씨가 나오셨는데 역시 정감있는 분이시더군요 ㅎㅎㅎㅎ 



첫번째 너무나도 다정해서 연인같은 부녀보고 저희 부녀와는 딴판이라 찔끔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사실 몇 주전 아버지와 단둘이 아버지 직장부하(단어가 생각이 안나네요) 자제분 돌잔치를 갔다가 또다른 직원 남편분에게 부부아니냐는 소리 들었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저희 아버지가 키가 많이 작으시고 동안이시거든요. 제가 노안은 아니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을 물어보자 바로 아버지라고 대답하는 그 여자분을 보고, 저는 과연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누구냐는 질문에 바로 아버지라고 대답할 수 있는지. 아무튼 우리 아버지 하는 내내 혹시나 신동엽,김구라씨가 저에게 이 질문을 물어보면 바로 아버지라고 대답해야겠네요^^;;;사실 어렸을 때 철이 없을 때는 저를 마냥 혼내키는 아버지가 싫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제일 사랑하고, 그래도 저희 남매 아무 걱정없이 공부시키고 계신 아버지가 존경스럽습니다^^




처음에 나온 여성분과는 달리, 바로 아버지라고 대답안하는 어린 친구들도 있었지만, 사실 대한민국 자식들 누구나 부모님을 제일 좋아하지 않겠어요. 단지 표현을 못할 뿐이죠. 그러나 앞으로는 부모님한테 존경한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해야하겠습니다.




세상 모든 아버지들이 다 위대하고 존경받을 분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아버지는 청각장애를 가진 따님을 위해 동생을 2명이나 더 나으신 다둥이 아버님과 자식들을 위해서 18년동안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숨기신 아버님이셨습니다. 다둥이 아버님께서 청각장애를 가진 따님에게 남기는 영상편지에 눈물이 나오더니, 마지막 환경미화원 아버님과 전화연결한 출가하신 따님은 정말 저를 부끄럽게 하더군요. 




대한민국에 존귀한 직업, 비천한 직업이 따로 있습니까. 저는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높게 평가합니다. 길거리를 묵묵히 쓸고 계시고, 새벽마다 쓰레기차 위에 서계시는 그 분들을 보고 경의감까지 느낍니다. 그분들이 있어서 우리가 좀더 깨끗한 길거리를 지나갈 수 있는거고, 쓰레기도 처리할 수 있는건데 왜 그분들이 옆에 지나가면 코를 막는 분도 계시고, 자기네 집 앞에 낙엽하나 떨어졌다고 신고해서 가뜩이나 바쁘신 그분들을 더욱 힘들게하는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런 잘못된 풍토가 조금은 바꿔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결국 아버지 냉장고는 18년간 자녀들에게 직업을 숨기신 환경미화원분에게 돌아갔는데, 분명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셨는데도 새벽 4시에 위험한 차도에서 낙엽과 쓰레기를 쓸고 계신 그분을 보고 가슴에서 뭉클함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냉장고를 받으시지 않고, 그 냉장고를 어린이집에 기증하셨더라구요. 진짜 이런 분들이 사회의 귀감이 되고 깊은 존경을 받아야하는게 아닐까요. 



우리아버지 중간에 MC 신동엽,김구라,정가은씨가 1박2일이라는 간판을 건 포장마차의 주인과 주먹밥 '복불복'을 통해 게임에 이겨서 간판을 '우리 아버지'로 교체하기로 하는 것 같던데, 과연 쌀집아저씨의 예능 마인드답게 오락보다도 감동과 공익성을 추구하는 일밤이 오늘 '1박2일'포장마차 간판을 우리아버지로 교체한 것 처럼, 일요일 예능 판도를 바꿀 수 있을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일밤이 예상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면 이미 '남자의 자격'과 오랫동안 일요일의 패권을 지배해온 '1박2일'로 일요일 예능에서는 재미를 본 해피선데이나 지금 메인 MC 유재석의 하차설까지 나돌고 있는 위기의 '패밀리가 떴다'도 뭔가 강한 대응책을 내놓으겠죠. 



전 '단비''우리 아버지'가 오늘같은 모토로 나간다면 계속 볼 생각입니다. 쌀집아저씨의 일밤은 오락으로치면 평균이하입니다. 다른 인기 버라이어티처럼 펑 터지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눈물 쏙 빼고 시청자에게 지금 붕괴되어가고있는 가족간의 끈끈한 정을 회복하자는 김영희식 인간 버라이어티가 그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튼 김영희의 일밤은 적어도 저한테는(?) 기대 이상이였고, 앞으로 초심을 잃지않고 이대로만 나가준다면 그래도 역시 MBC에는 김영희라는 소리는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그들이 '1박2일'의 간판을 교체할지는요.글쎄요. 아무튼 일밤이 좋아진다는 것은 전체적인 일요일 예능도 더욱 발전하는 거니까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참 좋은겁니다. 방송국 관계자들,피디들, 출연자들은 엄청난 고통이 따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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