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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금메달 천운이 아깝지않은 추신수의 인간미와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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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 시작 전에 신수앓이가 있을 거라는 주의사항에 순간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잘 알려져있다시피 그 분은 이미 유부남입니다. 사실 저는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강타자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얼굴도 잘 몰랐고, 추신수의 나이도 잘 몰랐습니다. 그래도 박찬호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 하는 선수이니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서 병역 면제를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더군요. 비록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정치인과 연예인의 병역비리에는 개거품을 물면서 정작 해외에서 맹활약을 떨치고, 또 국제적인 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병역을 면제받는 선수들에게는 관대한게 우리들의 심정같습니다.


이번에 추신수가 아시안게임에 출전을 하였을 때 저는 단순히 병역 면제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입이 딱히 좋은 편이 아닌 다른 종목 선수들은 병역 문제 이후에도 연금도 달려있지만, 이미 스포츠계에서는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축은 야구와 축구는 한창 프로리그가 진행 중에 전력누출에도 차출을 하는 건 개인적으로 연금을 노릴 수도 있지만, 내심 병역 면제를 기대하는 것이 다 일거라 생각했습니다. 2008년 올림픽으로 면제 혜택을 받은 류현진이나 이대호 등이 주축이 되었지만 몇 년전 국가대표로 뛰면서 별 걱정없이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국가가 주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을 한다고 생각했죠. 또 올림픽 금메달과 wbc 이후 국내 프로야구 인기가 급속도로 올라갔고, 그 당시 주역들의 팬도 늘어났기에 구단 측에서도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선수 착출에 호의적이였을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국내리그도 아니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추신수는 그야말로 물러설 곳이 없어보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라이벌이자 절친 이대호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마음의 짐을 벗어던졌으나 추신수는 그야말로 필사적이였습니다. 사실 단순히 병역문제때문에 억지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였다고해도 그를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올해 초 추신수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 입에 추신수가 미 시민권 획득과정에 있다는 소속이 전해졌을 때, 많은 네티즌들은 안타까워하고 찬반양립도 있었지만, 병역으로 현재 물오른 추신수의 발목을 잡을 수 없다면서 그의 선택을 이해해주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하긴 이상하게 현재 유일하게 분단 국가에 대한민국 남자라면 몸에 이상이 있지 않으면 군대의무가 있는 이 나라의 유력 지도자들의 면면을 보면 면제가 많고, 늘 항상 장관님들 본인들은 물론 자제분들 군 면제와 미국시민권으로 홍역을 치루는 사회니 운동선수 추신수에게만 애국심을 강요할 수는 없었거든요.  이유가 어떻던간에 그는 대한민국 병역법에서 인정한 합법적인 방법으로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까요. 또한 우리 국민들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조금 오버한다는 느낌은 없지 않아 있었으나, 대만전과 예선전 초반부터 거침없이 홈런을 날리는 2년 연속 20-20에 빛나는 강타자 추신수의 면모를 직접 눈으로 체험을 하고 환호까지 보냈으니까요.

예선 초반부터 홈런을 날리는 추신수를 보고 저는 추신수가 정말 절박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무릎팍도사에서 추신수는 의외로 아무런 부담감과 긴장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들 예상치못했던 상대투수가 나와 당혹한 표정을 지었지만, 추신수는 만날 보던 선수가 나와서 그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은 하늘이 내려준 것인가봅니다. 그러나 제가 추신수를 이번 무릎팍도사에서 처음 알지만, 적어도 그 방송에서 보여진 추신수의 소소한 면면을 보면 광저우에서 하늘이 그에게 천운을 줘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우리나라와 파키스탄전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큰 점수로 이겨서 기쁘다는 환호보다는, 상대팀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 당시 학교 컴퓨터실에서 야구를 보던 학우들도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심지어 몽골 선수들같은 경우에는 배트 하나를 서로 돌려가면서 쓸 정도로 눈물나는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와 경기를 치룬 파키스탄 선수들도 사정이 좋지않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심지어 상대투수는 스파크가 없는 일반 운동화를 신고 공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들의 공을 받아쳐야하는 추신수 역시 배고픈 마이너리그 시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야구를 해야했던 남미선수들과의 동고동락한 경험으로 순간 동병상련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추신수는 그 남미 선수들을 위해서 자기가 쓰는 야구장갑이 헐어도 며칠 더 쓰기도 하였더군요. 정말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은 깊은 부산싸나이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현재 속한 구단에서의 미국 시민권 제의도 이제는 담담하게 밝히더군요. 아마 추신수도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과연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외로 그는 병역면제 혜택이 없어도 wbc에 참가까지 한 사람입니다. 하긴 작년에 무릎팍 도사 제작진에게 섭외가 들어왔는데 아시안게임 이후에 나가겠다고 정중히 미뤘다가 아시안게임 끝나니 귀국하자마자 바로 약속을 지킨(?) 추신수 선수이니까요. 게다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구단에서도 극구 말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운동선수의 최고 목표는 병역 면제보다 국가대표가 되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면서 애초부터 병역면제가 없었다는 걸 잘 알면서도 묵묵히 참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가 한국사람이면 나도 한국 사람이고 나라가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계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여 적어도 한국사람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들과 아버지가 되고 싶진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 그도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구단 측이 2년동안 넘게 제안한 미국 시민권을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진작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 2009년 wbc 돌풍이 있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그가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금메달을 따는 것 자체는 너무나 불투명하고 신만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2년넘게 구단의 미국 시민권 제의를 뿌리치면서 병역면제가 없음에도 부상에서 갓 회복한 몸을 이끌고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게 악착같이 달린 삶이 있었기에 하늘도 감복하여 그가 절실히 원하던 것을 안겨주었지 않나 싶네요.


어쩌면 이제는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 있겠고, 가식도 섞여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진한 부산사투리가 배여있으면서도, 2000만달러의 사나이면서도 여전히 투박한 맛이 배여있는 추신수를 봤을 때 언변은 훌륭하지 않지만, 참으로 진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더군요. 특히나 태극마크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엄청나며, 다른 선수들이 누구나 다 달고 싶은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그 선수들을 대신해서 국가를 위해 이겨야하고, 또 나는 승부근성이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겨야한다는 그의 말을 들으니 추신수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저 혼자 이 선수는 이럴 것이다라고 판단한 제 자신이 부끄럽더군요.

제가 어제 무릎팍도사를 본 건 추신수 때문이였습니다. 야구를 좋아하지도 않고 그 선수 얼굴도 잘 몰랐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매 회마다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이제 그가 원하는 바를 이뤘으니 앞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잘 하였으면 하는 응원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tv에서는 흔히 볼수 없는 인물이기도 한터라 본 건 맞지만, 딱히 그에게 기대하는 바는 없었습니다.  무릎팍 초반에는 역시나 야구는 잘하지만 너무나도 투박한 전형적인 부산인인터라 김이 빠지긴 했지만, 정말 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추신수야 높은 도덕성과 애국심이 요구되는 정치인도 아니고, 정상인이 생각하기에 사생활이나 다른 면에서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성실히 운동만 잘 하면 되거든요.그러나 앞으로 대의를 꿈꾸면서 아이 출산 당시 미국에 연고도 없었고, 그 당시 유학이나 추신수처럼 남편 직장때문에 미국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아니 일부로 출산 때 맞춰 유학을 떠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어떻게 하면 미국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고민하시는 상류층들, 보온병을 폭탄이라고 오해하셨으면서 사과는 커녕 언론에 덤테기 씌우셨다가 더 큰 망신살을 뻗친 그 분이 꼭 보셔야할 것 같습니다.
 
요즘 무릎팍도사가 위기라고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다른 예능에서는 볼 수 없는 분들이 나와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또한 시청자들에게 다시 삶의 이정표를 쓰게 하는 동시에 나도 할 수 있다는 부푼 희망을 안겨 주는 몇 안되는 볼만한 예능이 아닐까 싶네요. 정말 야구만 잘할 줄 알았던 추신수의 무한 인간미와 넘치는 투박한 매력때문에 초반에 신수앓이를 왜 그렇게 경고를 했는지 이해가 되는 방송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음 주 방송 다음날이 기말고사인데도 불구하고 추신수 선수와 아내의 불같은(?) 러브스토리도 기대하겠습니다. 방송끝나고 잠시 검색해보니 아내분도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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