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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기적만드는 박명수의 진정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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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한도전은 그야말로 웃다가 울다가 제대로 엉덩이에 뿔난(?) 방송이였습니다. 오랜만에 무모한도전 시절로 돌아간 박명수를 제외한 무한도전 멤버들과 빅명수의 작위적이지 않은 웃음도 최고였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지도층의 체면과 허세를 벗은 빅명수 김동환 교수님의 다음날 병원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열정으로 무한도전은 그야말로 민망함에 얼굴이 빨개지고, 배꼽빠지는 웃음의 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만날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클래식한 추억의 게임이 방송해도 좋은 필요성을 제대로 느끼게해준 특집이였죠.



하지만 바로 지난 주 시청자들을 울린 이예진 어린이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박명수와, 박명수 때문에 작은 기적은 만든 예진이 때문에 이번 주도 그들을 보고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더군요. 또한 마지막 데스노트 '뒤돌아 보면 죽는다'는  순간 무언가를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서로 이간질시키면서또 훼방놓는 이기적인 군상을 보이면서, 주변 사람은 어떻게되던지간에 앞만 보고 달려도 결국은 노홍철처럼 마지막 순간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무한도전식 의미심장한 사회적 메시지를 남겨 통쾌함을 안겨주기도 하였습니다. 즉 어제 방송은 감동과 예능다운 원초적 웃음, 그리고 긴장감넘치는 서바이벌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과 치우침이 없이 3박자가 골고루 갖춰진 완벽한 방송이였습니다.

작년 유독 슬럼프를 심하게 겪었고, 본의아니게 불성실한 방송태도로 비난도 많이 든 박명수이지만, 그래도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차지하는 위치는 1.5인자 그 이상이 아닐까 싶네요. 연말정산 뒤끝공제에 게스트로 출연한 김희철의 말처럼 멤버 간 캐릭터가 분명하게 정해질 수 밖에 없는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악역을 맡았기 때문에, 나머지 멤버들이 착해보이는 것이고 어느정도 동정표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김희철이가 박명수에게 캐릭터를 바꿔볼 생각은 없느나고 물어봤을 때 단호하게 "없다"라는 말로 역시 박명수다운 말로 그의 골수팬 김희철을 감동시킴은 물론, 자막으로 캐릭터 변화는 성격 개조라면서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네 그래서 박명수를 좋아한다는 김희철처럼 그런 매력이 박명수를 더 돋보이게하고, 무한도전을 지탱해나가는 자양분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박명수는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너무나도 착해지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시크릿가든처럼 무한도전 제작진이 한번 누군가와 바뀐 인생을 살아보라고해서 단순히 의사인척 흉내만 내는 줄 알았습니다. 적어도 저는 박명수가 의사 흉내내서 웃음을 자아내는 것 그 이상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 박명수 의사와 이예진 어린이의 만남에 눈물이 핑 도는 줄 알았습니다.



예진이는 아프기 전, 연기자를 꿈꾸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우스개소리도 잘 하는 어여쁜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의 병이 그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결국 예진이는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13살 한창 뛰어놀 나이에 동갑내기 친구없는 병실에서 몸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는데, 게다가 한창 꿈많을 나이에 꿈이 없다는 예진이를 보고 그저 마냥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역시도 예진이처럼 큰 질병을 앓은 적은 없었지만, 한 때 이런저런 사정과 핑계로 꿈을 포기하면서 무기력하게 살아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예진이를 보고 측은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예진이에게 예진이가 좋아해서 온다는 말만으로도 재활치료도 큰 진척을 보인 기적을 만든 박명수 교수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박명수의 어릴 적 꿈은 의사였습니다. 지금은 사람의 질병을 고치는 의사대신,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개그맨이 되었지만, 그래도 딱 하루 허락된 삶이지만 의사가 되어서 너무나도 기쁘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꿈을 크게 키워야한다면서, 예진이도 간절히 바라고 이뤄지면 조만간 벌떡 일어나길 바란다는 내용이였죠. 박명수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요. 예진이는 박명수 교수님이 오신 이후 부쩍 재활 치료 진도가 늘었고, 심지어 좀 두꺼운 볼펜이긴 하지만, 양 손가락 사이에 짚을 수 있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부디 예진이가 빨리 나아서, 10년이 지나면,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명 여배우로 다시 우리들에게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비록 박명수 의사는 환자들을 치료해줄 수 없는 의술은 없지만, 적어도 오랜 병으로 마음의 문마저 닫힌 환자들을 활짝 웃어주는 주사는 톡톡히 놔준 듯 합니다.



박명수와 하루쯤 인생을 바뀌는 삶을 신청했던 k대 의과대학 김동환 교수님도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돌보느라 신경써줄 겨를조차 없었던 사모님과 자제분들을 위해서 의사라는 고귀한 사회적 신분의 체면을 내던지고, 스스로 망가짐을 자초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의사로 돌아가서 환자들을 보았을 때, 그들에게 자신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절로나오고, 그들도 조만간 걷고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 말이죠. 또한 이 세상 최고 직업이라는 의사 아빠라고하지만, 아빠로서 같이 놀아준 적이 드물었던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도 만들어주기 위해서 안되는 몸으로 애를 쓰시는 김동환 교수님을 보니, 세상에 이런 의사선생님과 아버지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늘 호통치고 뺑돌거리고, 자기 위주인 박명수만 보아온지라, 너무나도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나가는 환자들을 위해 저자세로,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박명수가 낯설게 느껴지긴 합니다. 그러나 원래부터 남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자청해서 악역을 맡고, 그 과정에서 무한도전도 키우고 유재석과 정형돈의 착한 이미지가 더욱 굳혀진 것이 아닐까 싶네요. 또 정준하와 하와 수로 티격태격 싸우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중심축을 마련하기도 하였구요. 비록 무한도전에서는 온갖 악의 축의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한 때 자기 치킨집에서 알바를 하던 학생을 위해 선뜻 거금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한편으로는 마냥 방송에서의 모습만 보고 박명수를 비난하는 말들이 들릴 때마다 약간은 안타까운 마음도 생기더군요. 정말 박명수는 착한 모습을 보일 수 없는가 말이죠.
 


마냥 못되게 굴어야 존재감이 있을 것 같았던 박명수는 자신의 숨겨진 착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칭찬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그가 오랫동안 악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의 의외의 모습에 더욱 열광하는 건지도 모르죠. 비록 누구를 위해주는 모습보다도 악마의 아들의 컨셉이 잘 어울리는 그이지만, 가끔은 이런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는 박명수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박명수식 사람을 대놓고 울리는 감동도 잠시, 역시 무한도전은 mbc가 주구장창 추구하는 눈물만 질질짜는 예능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요즘 인기있는 드라마를 적절히 패러디하면서,(이미 타인의 삶 신청은 시크릿가든 방영 이전에 받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그 과정에서 예능으로서 웃음을 잊지 않으면서, 적절히 작위적이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고, 동시에 타인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배려하는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유독 꿈을 잃어버린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희망을 주는 무한도전의 7년 내공이 고스란히 전해진 진정한 공익예능이 아닐까 싶네요.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이런저런 이유로 예진이처럼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부모잘만나서 잘먹고 잘사는 똥돼지들때문에 남몰래 울 수 밖에 없었던 88만원세대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의 본질은 간과하면서, 무조건 잘나간다면서 따라하기만 급급한 그 방송사 제작진들과 윗선들이 좀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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