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나는가수다 박정현, 이소라 최악의 컨디션도 뛰어넘는 진정한 프로

반응형




이번주 '나는가수다' 경연에서 박정현은 고 유재하의 '그대 내품에'를 열창했습니다. 박정현 특유의 애절한 보이스가 살아있는 명곡이였죠. 비록 경연에서는 '아쉽게' 3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워낙 원곡이 여성들이 부르기 '어려운' 노래라는 것을 감안하면 박정현이니까 어느정도 선전함 셈이죠.


하지만 알고보니 그녀는 나는가수다 경연 녹화 전날까지 자신의 콘서트를 위해서 5일동안 3시간 이상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가수다' 방송에서는 그녀가 콘서트를 하였다는 말은 있었는데 무려 5일동안 진행하였다는 말은 없더군요. 워낙 박정현이 '엄살'이니 자신만을 위한 특혜없이 주어진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유형이긴 하지만, 5일 동안 콘서트를 한다고 목도 안좋은데, 또 다시 '나는가수다' 경연을 위해서 또 다시 열창을 하여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까지 하였습니다. 

박정현 콘서트에 가보신 분들은  박정현의 라이브를 한번 들어보면 왜 그녀가 라이브의 여왕이라는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하더군요. 유감스럽게도 전 박정현의 라이브를 한번도 들어 보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나는가수다'를 보고 조그마한 체구에 폭발적이면서도 간드러지는 보이스를 뽐내는 박정현에 반했습니다. 이제 나이가 30대 중반이 훨씬 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그녀는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제일 사랑스러울 때는 뭐니뭐니해도 무대에 섰을 때죠. 그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일순간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을 하게 되면서, 그녀가 노래를 끝날 때 쯤에는 나도 모르게 손바닥을 힘껏 치게 됩니다. 

하지만 박정현에 대한 아쉬운 편견이 있다면 그녀 특유의 기교때문에 빨리 지루하고, 또 기교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겠죠. 물론 많은 분들은 박정현의 노래를 참 좋아하고 그녀의 장점이 단순히 미국 본토에서 배운 '기교'밖에 없다는 편견에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나는가수다'와 예전에 박정현의 노래만을 접하고 박정현은 기교뿐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도 막상 박정현의 앨범을 들어보면 결코 그녀가 풍성한 기교가 돋보이는 R&B 풍의 음악만을 고집하지 않고, 여러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고 있고, 또 직접 본인의 노래를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자질을 보였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녀가 단순히 폭발적인 가창력과 기교만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은 지난주 경연에서 부른 부활의 '소나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비록 청중단들은 기존 박정현과 너무 다른 박정현의 변신에 어색해하셨고, 1위였던 등수는 7위로 내려가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청중단이 좋아하는 무대를 떠나서 가수로서 기존의 '틀'에 벗어나고 남들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다양한 음악의 장르를 소화해내려는 그녀의 아티스트적 면모가 더욱 마음에 들더군요. 


지난주 박정현이 우리나라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아일랜드 음악 풍에, 드렐라이어 등 다소 생소한 악기로 잔잔한 변신을 추구했다면, 이번주 화제의 중심은 지난 '넘버원'에 이어서 이번주 '주먹이 운다'로 기존의 대중들이 생각했던 '이소라'는 이럴 것이다라는 프레임을 완전히 깨버린 이소라였습니다. 평소 이소라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감성보컬로 사랑받은 여가수로, 폭발력있지는 않지만, 마음 깊숙이 우려나는 진한 보이스로 사랑받은 여가수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자꾸만 안으로 삭여지는 듯한 보이스는 아무래도 시원시원한 고음과 폭발적인 가창력이 각광받는 '나는가수다' 무대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존의 이소라도 많은 이들을 울리고 감동시키는 훌륭한 목소리였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넘버원' 이후 대중들은 단순히 한 음악적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과 정반대의 노래마저 완벽히 소화해내는 이소라의 파격 변신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이소라 가창력에 이의(?)를 제기하던 사람들마저 지난 이소라 '넘버원'은 최고였다면서 찬사를 보내기까지 하였죠. 하지만 '넘버원'은 앞으로 예정된 이소라의 변신의 전주곡에 불과하였습니다.

이번주 경연을 둘러싸고 유독 이소라에 대해서 참 말들이 많았던 것같습니다. 실제로 이소라는 몸이 좋지못해 '나는가수다' 경연을 끝나자마자 병원에 입원을 해서 '이소라의 프로포즈' 녹화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심지어 '나는가수다' MC 무대에 서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 '넘버원'에서 한단계 진화하낸 이제는 힙합은 물론, 락적인 요소까지 접목된 '주먹이 운다'로 계속 시청자들을 놀라게하는 강렬한 보이스와 퍼포먼스로 역시 이소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게다가 그녀와 함께 무대에 오른 '소울다이브'의 말을 빌리자면, 경연 이전에도 감기몸살로 몸이 좋지 않았지만 한치 흔들림없이 연습에 집중하는 열정을 보인 이소라 선배에 감탄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실제 그녀는 무대에서도 아픈 몸이라는 점을 전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혼신의 열창을 선보였습니다. 

게다가 박정현, 이소라 뿐만 아니라, 김범수, BMK 도 지난 '나는가수다'에서 너무 많은 힘을 쏟아부었던 탓인지 몸이 말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거기에다가 박정현은 그 와중에 자신의 콘서트까지 하였고 거기에서도 자신의 공연을 보려온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늘 하던대로 또다시 목에 힘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박정현은 다음 경연 녹화도 오는 6월 4일~5일 부산에서 콘서트를 연 다음인 6월 6일에 치뤄진다고 합니다. 경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콘서트에서 목을 아끼는 스타일이 결코 아니기에, 또다시 콘서트, 나는가수다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펼쳐야하는 리나 박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박정현, 이소라 이번주 경연에서 선보인 그녀들은 결코 정상 컨디션이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은 군말없이, 어떠한 배려와 특혜없이 평소 하던대로 순리대로 경연을 진행하였고, 프로 가수다운 모습을 선사하였습니다. 물론 지난주 윤도현도 감기몸살로 앓아 누울 판인데도 임재범때문에 간신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전혀 아픈 기색없이 무대를 소화해냈습니다. 누군가는 가수는 무릇 아파도 무대 위에서는 최선을 다해야하고, 언제나 최상의 상태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목이 말이 아니었음에도 애초 예정되어있던 녹화가 하필이면 자신의 콘서트 다음으로 미뤄졌어도 군말없이 또다시 아무렇지 않게 노래를 부르고, 또 열창을 해야하는 박정현의 프로 정신에 머리까지 숙여집니다. 무엇보다도 MC마저 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거듭되는 파격변신을 거듭하는 이소라의 열정에 이런저런 핑계로 열심히 살지않는 제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이렇게 가수들의 자신의 틀과 한계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도전이 돋보이는 '나는가수다'가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시청자들이 보여지는 '나는가수다'를 보고 있자면 참으로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기존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가수들은 너무 많은 힘을 쏟은 탓에 지쳐있고, 게다가 기존 가수였던 이유로 아무런 따스한 배려조차 보여지지 않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위기의 일밤을 다시 정상의 궤도로 올려놓은 것은 가수들의 몸과 마음을 다하는 열창과 도전정신 덕분이였습니다. 비록 요즘 '나는가수다'를 두고 말이 참 많지만, 저는 아픈 와중에서도 자신의 틀을 뛰어넘는 변신으로 노래 잘하는 가수에서  뮤지션에서 아티스트로 진화하는 가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들이야말로 그런 대접 받을 권리 충분히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런 가수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방송 무대에 설 자리가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