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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유재석 개구기, 예능 초보 뮤지션들을 위한 최상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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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어느 해보다 더 수준있고 다양한 음악으로 점점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올해는 나는가수다 등으로 대중들의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 해보다 높은 시점에 음악 전문 예능이 아닌 무한도전이 어떻게 기존의 음악프로그램과 차별화할 것인지가 관건이였죠.

아니나 다를까 무한도전은 정재형, 이적, 싸이, 바다, 스윗스로우, 10cm, 지드래곤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을 제대로 망가뜨렸습니다. 파리지앵이라고 불릴 정도로 감각적인 패션과 각종 영화 음악 작업으로 이름을 날린 아티스트 정재형은 한순간에 개그맨 이봉원 닮은 허약한 체질이 안쓰러운 웃기는 남자가 되었고, 방송 출연이 전혀 없었던 과묵한 10cm 또한 난생처음 예능 출연에도 특유의 피곤한 표정으로 주목받는 등 어느 하나 돋보이고, 쳐지는 팀없이 골고루 큰 웃음을 선사하였습니다.



뭐니해도 이번 무한도전 서해안 가요제를 빛낸 팀은 파리돼지앵 정재형과 정형돈이였죠. 대한민국 대표 패셔니스타 신민아가 반한 패션리더 정재형과 떠오르는 패션테러리스트 정형돈은 처음부터 극과 극의 대조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들이 만나면 그 모든 것이 한 편의 명랑 만화가 되어버리고 정재형의 의도치 않은 돌발 핼동에 다들 자지러 까르르 웃고 맙니다. 스스로 개그의 제왕이라는 노래를 부를 정도로 개그본능이 물오른 미존개오 정형돈의 통통튀는 애드리브가 시너지 효과를 이루어 웃겨야 사는 무한도전에 큰 활력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어제는 정재형과 정형돈만 웃긴게 아니였습니다. 기존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과정에서는 정형돈, 정재형을 제외하면 주로 참가하는 팀의 음악적 역량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무한도전 서해안 가요제 중간점검 MT는 순전히 웃음을 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어울려진 신나는 축제분위기를 여과없이 보여주었죠. 그래서 기존 무한도전 멤버들은 물론이요, 출연가수 또한 제대로 망가져야했습니다. 데뷔 이래 감각적인 패션감각과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수많은 소녀팬들을 울린 지드래곤도 서울대 나오고 음악을 듣기만해도 바로 스캔하여 따라부르는 천재적 감각을 지닌 엄친아 이적도 개구기의 악몽만큼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중간점건 순위를 결정하기 위해 뮤지션들의 미남 순위를 무한도전 스태프들의 투표로 정하여, 본의아니게 서로간의 자존심 신경전이 이어지기까지 합니다. 급기야 뮤지션 중 외모대결 꼴찌싸움으로 김태호PD와 함께 겨루게하고 싶다는 정재형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무한도전 스태프 사이에 외모 순위 3위를 기록하자, 다른 건 모르겠고, 어떻게 정재형보다 못할 수 있나면서 뮤지션들의 절규하는 표정은 정말 출연자들의 타고난 외향으로만 외모를 판단하지 않는 무한도전이니까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정재형을 비롯, 지드래곤, 스윗스로우까지 잘나가던 뮤지션들이 개구기앞에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 유재석은 자발적으로 자신도 개구기를 쓰겠다고 하였습니다. 평소 발음이 아나운서 못지 않게 뚜렷한 유재석인만큼 스스로도 개구기를 끼워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평소 이미지와 맞지않게 망가져야하는 뮤지션들이 덜 민망해지도록 자기를 희화화하고자하는 의도였죠. 그러나 국민MC 유재석마저 개구기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히려 유재석의 타고난 돌출형 구강구조 때문에 순간 개구기가 미사일 발사 식으로 툭 튀어 나와 좌중을 폭소케하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 하하 또한 개구기를 착용했지만 문제를 제대로 맞추기는 커녕 역시나 유재석 못지 않은 큰 웃음만 선사하면서 무한도전 촬영 3주만에 신나게된 윤철중을 씁쓸하게 하였습니다.

분위기 메이커에 출연 뮤지션 중 예능을 잘 알법한 싸이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MT에는 불참하였지만, 사실 무한도전 서해안 가요제처럼 7팀이 한꺼번에 나오면 자연스럽게 인지도가 높고 입담이 좋은 팀이 주목을 받고, 그렇지 못한 쪽은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모든 출연자를 챙기고 끌어주는 유재석 스타일처럼 무한도전 또한 어느 한팀만 집중적으로 몰아주기보다, 10cm 처럼 아직 예능이 서툴고 어려울법한 뮤지션들 또한 그들의 캐릭터를 잡아주면서, 기존 방송에 나오는 가수들과는 색다른 인디밴드의 특색을 오해하는 바 없이 잘 살려주기도 하였구요. 또한 유재석이 뮤지션들만 개구기를 쓰는 룰을 어기고, 알아서 자신의 입에 개구기를 쓴 것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당황해하고 꺼려할 수 있는 10cm를 위하면서도,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자하는 국민mc의 살신성인 희생정신이 돋보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렇게 빵빵 웃으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노는 동안 역시나 가요제 프로그램답게 잘 만들어진 음악이 빠질 수가 없었죠. 예능인이 아니라 오로지 노래만으로 인정받은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기꺼이 개구기로 망가져주고 자칫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외모순위를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뮤지션들이였습니다. 그러나 중간평가가 시작되자마자 웃음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비록 다들 상대팀을 혼동에 빠지기 위한 연막작전으로 미끼를 위한 급조된 곡이 난무하긴 하였지만, 역시 음악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뮤지션들답게 음악만으로 그들이 오랫동안 쌓아올린 음악적 내공과 그들만의 음악적 색채와 장기를 보여주는 그들의 역량에 역시 가수는 가수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축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대체적으로 밝고 경쾌하고 빠른 비트의 댄스곡이 주류를 이루고, 요즘 나는가수다처럼 폭발적인 고음은 없었지만 사람들을 신나게해주는 음악과 모든 이들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아름다운 러브송과 아직 중간점검에서는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듣기만해도 눈물이 나오고 많은 이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말하는대로가 있기에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얼마전에 있었던 서해안 무한도전 가요제 방영만 손꼽아 기다리는가 봅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명곡으로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는 유쾌하면서도 가슴을 아릴 것인지 벌써부터 다음주 무한도전만 기대되어지네요. 예능으로서 기존의 무한도전 출연진, 뮤지션 모두 몸 사라지 않는 의외로 빵 터지는 예능감으로 발랄한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가요제답게 음악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무한도전 서해안 가요제 MT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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